설악산 공룡능선-8 마등령삼거리-비선대
마등령 삼거리까지 왔다는 것은 그 모진 공룡의 지느러미를 무사히 넘었다는 신호이나 비선대까지의 길이 평탄하지는 않다. 지쳐버린 다리로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지루하고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단풍이 여기저기 계곡사이를 물들이고 있어서 위로가 되었다. 올해 단풍은 기절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풍이 곱게 들기 위해서는 아침과 낮의 온도차이가 많이 나야 한다는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가을은 짧고 여름에서 바로 겨울로 넘어가 버리는 경향이 있다.
내려오는 내내 오른쪽으로 공룡능선의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보였다. 공룡능선을 넘는 것도 좋지만 능선을 바라보면서 걷는 것도 운치가 있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는, 찌르면 바로 남색물이 떨어질 것 같이 화창한 날씨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날씨를 제어하지는 못한다. 비가 온다거나 구름이 온통 하늘을 덮고 있는 날은 사물이 모두 우중충해서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모든 아름다움의 시작은 햇빛이다. 찬란한 햇빛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특히 사진은 가장 날씨에 민감한 예술이다. 칼라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태양이 비출 때 만이 가능하다. 낮에 비치는 햇빛아래의 색온도는 5500k이며 이를 기준으로 카메라의 칼라가 정해진다. 그래서 전구아래에서나 해가 지고 뜰 때는 색깔이 달라진다.
물론 최근의 카메라는 어느정도 보정해 주기는 하지만 정확한 실제 칼라를 재생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경치사진 같은 경우 색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사진이 되고 만다. 빨간 단풍이 주황색으로 보인다면 우리가 인식하고 산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카메라에서 화이트밸런스는 흰색을 희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빛의 삼원색의 합이 흰색이므로 흰색만 제대로 표현된다면 다른 색깔은 자동으로 표현된다. 아무튼 오늘의 날씨는 사진찍기는 가장 좋은 날이다. 사실 산에 오는 날 이런 날씨를 만나는 건 큰 축복이다.
설악산처럼 날씨의 변화가 심한 곳도 없다. 갑자기 검은 구름과 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비가 쏟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항상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5월에 설악산으로 훈련 나갔던 병사들이 갑작스러운 폭설로 동사한 사고도 발생했었다.
thank @sysk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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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절경들 사진 감사합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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