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 양삭 투어-6 요산(瑤山) 리프트
7월 31일 (금)
아침 6시쯤 일어나 조깅하러 나갔다. 오른쪽으로 20분 정도 뛰고 되 돌아왔다. 대략 40분 쯤 띌 예정이었으나 27분이 지나도 호텔이 보이지 않았다. 돈도 챙기지 않은 터라 길을 잃으면 큰 낭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8분 정도 더 뛰니 오른쪽에 호텔이 나타났다.
LA에서 마라톤 전날 조깅하러 나갔다가 길을 잃어 무려 4시간 동안 LA 시내를 헤맸던 악몽이 떠올랐다. 처음 가는 도시에서 조깅할 때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돈과 호텔 명함을 꼭 챙기는 게 안전하다.
요산(瑶山)
식사를 마치고 8시에 로비로 내려왔다. 약 30분 이동해 요산에 도착했다. 요산은 걸어서 올라가려면 2만 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야 한단다. 리프트를 타려고 아침부터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올랐다. 산수화처럼 펼쳐진 산들의 실루엣이 정말 아름다웠다.
정상에는 소수민족 복장을 한 처녀 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사진을 찍는데 1,000원씩 받는단다. 아내가 사진을 찍었는데, 두 처자가 각각 1,000원씩 달라고 했다. 나에게도 찍자며 팔을 붙잡고 늘어졌다. 그녀들의 앙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1,000원으로 뭘 살 수 있을까? 우리는 1,000원에 추억을 사고, 그녀들은 밥을 얻는 셈이다.
언제 찍었는지 모를 인화된 사진도 3,000원에 팔고 있었다. 우리가 사지 않으면 그 사진은 쓰레기가 될 터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다 중간쯤에서 썰매를 탔다. 앞에 가던 아내가 무서워서 속도를 내지 않아 스릴이 반감됐다. 사람은 다 다르다. 내가 좋다고 다른 사람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독선이다. “자꾸 빨리 가라고 하지 마, 나 빨리 못 가!” 썰매 비용은 따로 45엔을 냈다.
라텍스 공장
중국이나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어김없이 들르게 되는 라텍스 공장. 아주 얇은 라텍스 요를 새로 선보였는데, 정가 25만 원이 15만 원까지 내려갔다. 귀 얇은 아내가 카드를 달라고 안달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고 있다.
살 때의 즐거움은 잠깐이고, 버릴 때의 고통은 길다. 쓰레기조차 돈 주고 버려야 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물건인지 몇 번이고 고민한 뒤 사야 한다. 여행은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경험을 사는 것이 아니던가.
점심 식사(중국식)
맛있게 먹었다. 특별한 요리는 없었지만 생선 튀김이 나왔다. 식사 후 버스로 1시간 반 넘게 이동 중이다. 물건을 사면 잠깐 기쁘지만, 그 기쁨은 며칠 가지 않는다. 반면 행복했던 여행의 기억은 오래 남는다.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주고, 기쁨과 추억을 오래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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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조깅하러 나갔다가 길잃으면 당황 스러울 것 같아요. 더더욱 말도 안통하는 동네라면...
여행 중에도 운동 챙기시는 것이 대단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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