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3 설악 케이블카

설악산-3 설악 케이블카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한쪽이 좋으면 반드시 다른 쪽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 2023년 11월20일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이 열렸지만 환경단체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에서 끝청(해발 1430m)까지 3.3㎞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걸어 올라가면 1시간 30분가량 걸리는 거리지만 8인승 곤도라를 타면 15분 11초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절경을 보고 싶어 하는 노약자나 시간이 촉박한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개발로 인해 수 백년 된 나무가 잘려 나가고 동물들이 놀라서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해야하는 건 변할 수 없는 진실이지만 이것 때문에 개발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 전세계 어디를 가봐도 유명한 산에 케이블카 없는 곳은 없다. 사실 산을 힘들게 올라가는 인원은 얼마되지 않는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엄청난 관광객들이 모여 드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난 등산 마니아라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최고의 비경을 가진 설악산이 알려지고 사랑받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케이블카 공사에 찬성한다.

1971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설악 케이블카는 거의 20년 전에 지금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모시고 설악에 와서 2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탄 추억을 떠올리며, 와이프가 산에 올라가는 걸 힘들어한다는 핑계로 케이블카를 탔다. 10분 정도 기다린 뒤 바로 탑승이 가능했고 한꺼번에 50명을 태울 수 있다.

설악 케이블카

케이블카 탑승장은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 내에 위치하며 해발 700m 높이의 권금성까지 약 10분이면 도착한다. 편도 이용이 불가하기 때문에 티켓(대인 15000원)은 왕복으로 끊어야 한다.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유리창 너머로 울산바위와 만물상 등 이름난 명소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권금성에 닿으면 설악산의 웅장한 산세가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진다. 고려 시대에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권금성은 권씨와 김씨 두 장수가 하루 만에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지금은 터만 남아 지나간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

케이블카에 내려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에 들어 갔다. 옛날에 즐겨 먹었던 팥빙수 사진이 식욕을 자극한다. 찬 게 몸에 안 좋다는 이유로 빙수를 안 먹었는지가 십 년도 넘은 것 같다. 여행은 일탈이다.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