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9 72기루(七十二奇楼)

인간에게 먹는 것만큼 기쁨을 주는 것도 별로 없다. 하루 3차례 먹는 행위가 없다면 상당히 삭막한 인생이 될 게 분명하다. 오늘 저녁에는 어떤 음식이 나올까 하는 기대는 Package 여행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골라 먹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외국에서 알지도 못하는 음식을 선택했다 다 먹지도 못한 경험이 있다면 가이드가 알아서 선택해 주는 요리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싸구려 패키지 여행에서 고급요리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오늘 저녁은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다. 국물에 들어가는 양념이 다를 뿐 샤브샤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가이드가 공부가주와 맥주를 추가로 내놓았다. 공부가주는 수수(고량), 밀, 보리, 완두, 옥수수, 찹쌀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곡주로 3~10년 항아리에서 숙성시켜 만들어진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술이다.

오랜 공무원 퇴직하고 여행왔다는 분이 한잔하고 내가 4잔 마시고 마실 사람이 없어 나머지는 내가 한국까지 가지고 왔다. 갈 때 야관문으로 담근 고량주(56도) 한 병과 엉겅퀴로 담근 30도 술 두 병을 가지고 갔는 데 다 마시지 못하고 남겨왔다.

72기루에 도착했을 때 더운 열기에도 엄청난 인파가 광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세계 일이위를 다투는 인구대국인 중국은 어디를 가나 만원이다. 거대한 72기루 건축물에 붙은 조명이 대낮처럼 빛나고 있었다. 외부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불 꺼진 호텔, 가게들이 즐비했다.

이 많은 사람들은 야경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지 여기서 자거나 돈을 쓰기 위해 온 사람은 아닌 듯 보였다. 광장 무대에서는 중국 고유의 연극 같은 공연도 하고 있었다.

72기루(七十二奇楼)

72기루는 장가계의 소수민족인 토가족 건축예술의 절정인 작품으로 천문동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높이가 무려 109.9m에 달하며, 멀리서 보면 허공에 떠 있는 토가 산채처럼 보인다. 72 기루는 "이곳에 오면 72가지 다른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2022년 8월30일 오픈하였다. 여기에 약 40억위안(한화 약 7200억원) 이상이 투자되었다고 하니 대륙의 클라스를 느낄 수 있다. 호텔, 상업 및 문화시설 등 관광객들을 위한 많은 시설들이 모여있다. 휘황찬란한 조명과 웅장한 건물의 조화가 어우려져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