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씨버선길 13코스-3 고씨동굴등산로
들머리인 김삿갓면 사무소에서 400m 정도 높이의 고개 두개를 넘어왔다. 평탄한 산책길로 알고 왔다 언덕을 오른다는 게 약간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6월 중순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더운 날씨가 짜증나게 했다. 500리터 물병 4개 중 벌써 3개가 바닥났다.
길론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며 경사가 가팔라지더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너덜길이 이어졌다. 도대체 얼마를 더 올라가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와서 얼마를 더 올라가야 하는 지와 어디가면 물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여기를 여러 번 왔는지 장황하게 설명했고, 묻지도 않은 전국 둘레길에 대해 아는 체를 했다. 길도 잘 모르고 다운받아온 GPX file도 믿을 수 없어 그를 따라 갔다. 그의 말 대로 얼마가지 않아 언덕은 끝이 났고 고씨동굴등산로 갈림길을 만났다.
그가 여기서 쉬어가자며 배낭을 풀어 김밥을 내게 먹으라고 했다. 그는 물을 꺼내 꽁꽁 얼은 어름 물병으로 옮기더니 혼자 마셨다. 난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먹을 것은 나눌 수 있지만 더운 여름날 산행에서 물은 생명과 같은 것이다,
참외 하나 주고 김밥 두개 얻어먹고 다시 그의 뒤를 따라 갔다. 내가 뒤를 따라가자 속도가 빨라졌다. 난 빨리 가서 물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뒤쫓아 갔는데 한참을 가다 잘 못 왔다고 다시 돌아 가야한다고 했다.
거의 1.5km 이상되는 거리를 다시 돌아가야 한단다. 삼거리에서 고씨동굴 쪽이 아닌 관풍헌 쪽으로 가야하는 데 아무 생각없이 따라온 내 잘못이 크다. 우린 전문가를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TV나 유튜브에 나오는 주식전문가라는 사람들 말을 믿으면 거의 쪽박차기 십상이다.
여기를 여러 번 왔고 전국 둘레길에 대해서 자기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해서 그가 날 엉뚱한 길로 인도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알바는 괴롭다. 더위에 지친 영혼의 고통을 몇배로 가중시키는 일이다.
고씨동굴등산로
고씨동굴에서 태화산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등산로로 외씨버선길 13구간과 겹치는 곳이다. 높이 1,027m 태화산(泰華山)은 영월과 단양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남한강이 산자락을 휘감아 흐르고 고씨동굴을 품에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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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콩트 같은 곳에서 하던 여기가 아닌가벼 다시 가자 !!
하면서 왔던 길을 돌아서 다시 가던 생각이 나내요
정말 이번에는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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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다보면 항상 알바는 기본적으로 하게 됩니다.
여기가 아닌가벼~~~~ 명언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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