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찌운 이야기(58kg -> 70kg)

in kr •  7 years ago  (edited)

나는 정말 왜소한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반에서 키가 가장 작았고, 덩치도 가장 작았다.

고등학생이 되어 키는 조금 컸지만, 덩치는 여전히 작았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군대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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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는 177cm인데 몸무게는 약 58kg이었다.

군대 가기전에 살을 찌워 보려고 노력을 했다.

평소보다 많이 먹어 보기도 하고, 밤마다 라면을 먹어보기도 했다.

아무리 먹어도 배만 아프고 살은 찌지 않았다.

나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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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보통 군대에 가면 마른 사람은 살이 찌고, 뚱뚱한 사람은 살이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살이 조금 찔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평소보다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훈련도 열심히 하며 몸을 많이 쓰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 변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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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군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군생활이 절반을 넘어서고 병장이 되었을 무렵,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된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살을 찌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면 체질을 바꿔서라도 살을 찌우고 싶었다.

그날 이후 정말 미친듯이 먹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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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는 김치와 밥은 자율 배식이고 기타 반찬은 조리병들이 배식해주는 방식이었다.

급식판을 들고 밥을 가장 먼저 퍼는게 순서였는데 그때마다 정말 상상할 수 없을만크의 밥을 받았다.

공기밥을 기준으로 3~4공기 정도?

그리고 조리병들에게도 "살찌우는 중인데 반찬을 많이 달라"라고 부탁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그렇게 먹었다.

그리고 식사 후에 돌아와서는 돌아오자말자 px에서 사온 과자, 초코파이 등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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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미친듯이 먹었다.

과장이 아니라, 매 끼니식사의 기준은 토하기 직전까지였다.
(토할뻔 한 적은 있지만 토한적은 없었다 ㅋㅋ)

처음에는 조리병들은 남들과 같은 양을 배식해 주었지만

며칠, 몇주동안 꾸준히 살찌우고 있다고 많이 달라 라고 얘기 하니 살이 많이 찌는 음식들 위주로 나에게 더주곤 했다.

부대원들도 나에게 조언을 해주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살을 찌우려면 24시간 내내 배고플때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 느꼈다

정말 미친듯이 달려들면 주변에서 도와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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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썼던 일기장, 아침 저녁으로 체중을 쟀다.

그때 정말 신기 했던게, 하루종일 그렇게 먹으면 아침과 밤의 몸무게 차이가 1~1.5kg 정도 난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서 재면 1~1.5kg이 빠져있다. ㅋㅋ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무게가 이렇게 달라지는것을 보며 신기하기도 했다.

안먹던 애가 그렇게 먹으니 몸에 이상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살이 찌면서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도 했고,

배가 아파오기도 했다.

그럴때면 소화제등의 약을 복용 하고 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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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매 끼니를 토하기 직전까지 먹고, 생활반에 돌아왔을때 군것질을 하고, 밤에는 컵라면을 먹고 자고 이 생활을 1달을 반복 했던것 같다.

어떻게 됐을까?

몸무게는 66kg정도 까지 찔 수 있었다.

그런데 몸이 너무 이상했다.

왜소한 몸은 그대로인데 정말 배만 뽈록 튀어나온, 올챙이 배가 되어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이제부터 먹는것과 운동을 병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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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중에 운동을 정말 좋아하는 후임이 있었다.

또 체육학과 출신 후임도 있었다.

매일 밤마다 그들과 함께 부대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기초체력 단련을 위해 정말 기본적인 맨몸운동부터 시작했다.

운동도 미친듯이 했다

처음 입대했을때는 철봉에 매달리는것도 제대로 못하던 나였는데

어느새 턱걸이를 10개 넘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어깨가 아픈 날도 있었고 손목이 안좋은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진통제를 먹거나, 손목에 붕대를 감더라도 운동은 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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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2달이 지났을까?

부대원들이 나의 몸에 대해서 칭찬하는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짧은 기간에 어떻게 저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라며 미스테리라고 말하는 후임도 있었다.

몸이 달라지니 외모도 달라지는것 같고, 자신감도 넘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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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70kg 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 내 몸은 58kg 인데 억지로 불려놓아서 그런가 항상 그때로 돌아가려고 하는 성질이 있는것 같다.

그래서 조금만 먹는것을 소홀히 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금방 몸무게가 줄어든다.

다이어트를 심하게 한사람이 요요 현상이 있는것과 비슷한것 같다.

이런 나의 체질을 보고 부럽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살찔 걱정 안해도 되니까 라고

그렇다.

살찔 걱정은 안해도 된다.

하지만 정말 정말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항상 살빠질 걱정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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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반대의 체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항상 살을 빼는것에 대해서만 생각했고, 살을 찌는것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입장을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다이어트가 힘들다, 아니다 살을 찌우는게 힘들다 라고 논쟁하는것은 무의미한거 같다.

단,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마른 사람에게 살을 찌운다는 것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과 살이 아무리 안찌는 체질이라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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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살찌운 이야기를 해봤다.

가끔 인생에 소홀해질때면 정말 미친듯이 매달렸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반성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때의 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

정말 힘들었겠지만

잘 버텨준 그때의 나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ㅋㅋ

p.s. 살이 찌지 않아 고민이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 상담해드리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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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이 되어가는 과정 같아보이네요^^
잘보고갑니다 타나마님~
업봇 팔로 하고갈게요

그런가요 ㅎ ukk님 감사합니다

맞팔하고갈게요 ~

타나마님 멋져요!!! 이말이 딱'떠오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twowoo님 :)

무슨 사연을 접하셨기에..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된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살을 찌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다짐을 하신건지
싶은 궁금증이 들기도 하네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게 된 모습을 보니..
하면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ㅋㅋ 스팀잇에 기록하기에는 조금 곤란한? ㅎㅎ 그런이유라서요 ~~

맞아요.

그때 이후로 느꼈어요.

그냥 하면 되는구나 ㅋㅋ

멋지네요 ㅎㅎ 저도 군대갈때 55였는데 나올때 65되서 나왔는데 갑자기 찌니 배하고 볼살만 쪘던 기억나네요 ㅎㅎ

와우 그래도 10kg 찌우신것 대단하세요 ~~

앗 타나마님 살 찌우신 거였군요
살 안 쪄서 고민인 사람 여기있습니다 ㅋㅋ
전 여자고요ㅜㅜ
타나마님 찌시기 전 비율이랑 비슷해요
ㅋㅋㅋ 놀라운 건 이것도 3-4kg 찌워놓은 것...

과식하면 바로 배아프고 흡수 잘 안되는 체질
운동이 답인거 아는데 참ㅜㅜ 귀찮고 잘 안되네요
부럽습니다!

ㅠㅠㅠ 많이 힘드시겠어요 !

혹시 영양 보충제 같은거 드셔보셨나요?

저는 우유에 타먹는것 사서 먹어봤는데 꽤 효과가 괜찮더라구요 !

이걸 먼저 먹으면 배불러서 밥을 못먹으니까 밥은 평소처럼 먹고 저녁 식사후에 한잔씩 먹곤 했어요 ㅋㅋ

살이 적당한게 붙으니 확실히 보기 좋군요 ㅎㅎ
전 원래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하다가 ㅋㅋ 군대에서 냉동을 털다 보니 ㅋㅋㅋ 살이 더쪗다는 이젠 그 식성때문에 관리안하면 금방 군대때 몸무게를 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

ㅎㅎ 감사합니다 !

냉동이 완전 살찌는데 제대로죠 ㅎ

요즘은 신경써서 운동안하면 금방 몸이 망가지는것 같더라구요.

끝없이 관리해야하는것 같습니다 ㅋㅋ

찌건 빼건 운동이 답인건 맞는거같아요..
그나저나 타나마님 귀신잡는 해병대신거예요?
어쩐지 무슨일이건 저돌적이시더라니..^^~

네 ㅎㅎ 운동을 해서 체중조절을 하면 건강하게 할 수 있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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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해병대는 아니구요 ㅋㅋ 해병대 소속 해군 의무병 이었어요 !

해군으로 입대했는데 해병부대로 배치를 받아서 2년동안 생활하다보니 해병대옷도 입고 해군옷도 입고 그런것 같아요 ㅋㅋ

자기계발 응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피터박님 !!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하겠습니당

멋지시네요

동튜브님 !

감사합니다 !!

2021년 9월 28일. 78kg 을 찍어서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답니다 ㅎㅎ

2022년 4월. 74kg 유지중입니다. 어깨 부상때문에 상체 운동을 못하고 있어 하체 위주로 하여 덩치가 조금 작아지는것 같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근육량은 유지중입니다.
몸무게와 근육량은 이정도만 유지하고 어깨가 조금 회복되어 상체 운동을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