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하는 블로그 씨의 질문이 있길래 문득 생각해 본다.
난 이미 부모님이 육체를 벗으신지 꽤 되었다. 그런 입장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그분들의 가장 빛나던 순간, 그런 나날을 떠올리는 게 자손의 작은 보답이다.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닐지 몰라도 말이다.
모든 부모는 완벽할 리가 없다. 나도 완벽한 부모가 아니듯이.
그래도 빛나는 순간이 많이 있었다.
아버지는 추운 겨울날 맑은 콧물을 코에 주렁주렁 달고 집으로 돌아오시곤 했다. 그리고 잠바를 열면 지폐다발이 방바닥으로 쏟아졌다.
난 그게 참 신기했다. 아버지는 가슴만 열면 돈이 쏟아지는구나!
알고 보니 그건 전부 쌀을 공급하시는 형님, 그러니까 내 큰아버지께 송금해야 하는 돈이었다. 그리고 그중 극히 일부를 가사에 쓰고 사셨다.
그렇게 열심히 사셨는데 난 아버지를 미워했다. 엄마를 힘들게 했으니까.
아니.. 힘들게 했다고 생각했으니까-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평생 아버지 탓을 하며 징징대시던 엄마-그런 아버지를 먼저 보내시고는 그 후에는 이렇게 징징대셨다.
"느그 아버지는 어쩌면 그렇게 무정하데?"
"왜요?"
"꿈에도 한번 안 나타나야?"
이제 온전히 두 분을 사랑해본다.
지금 어디에 계신지 몰라도 자손과 이어져있으시겠지. 그러니 두 분을 위한 부적을 내려본다.
천룡승천부-타타오
천룡승천부-이것은 돌아가신 분의 승천을 위한 부적이다. 혹시라도 지상에 남은 미련이 있으시거든 훌훌 털고 더 밝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상승하시라는 의미다.
원래 하늘 天을 천 번 쓰고 승천하는 용을 그리는 것인데 그것을 대신하여 天字千也라 썼다. 하늘은 이렇게 하면 납득하신다.
天字千也
부디 좋은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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