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의 토큰화, 그리고 가격 변동성

in kr •  4 years ago 

최근 다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암호화폐 가격 상승은 다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최근 여러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50% 가량의 사람들 진입시점이 6개월 미만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상승하는 가격에 이끌려 시세 차익에 대한 유혹으로 이세계에 발을 담그게 되었을것입니다. 하지만 처음 목적이 시세차익이었다 할지라도 일단 암호화폐 세계로 발을 담그고 기술적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 시스템을 경험하게 되면서 새로운 통찰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처음 암호화폐를 접한것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15 -2016년 즈음 일부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었지만 투기적 상품 또는 불법 상품 거래를 목적으로 한다는 정도로 알았으며 더 알려고 하지 않고 스치듯 지나버렸고 너무 가볍게 무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가끔 VPN 같은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기위해 신분을 감추고 결재할수 있는 서비스로서 비트코인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외에도 인터넷 도박사이트라던지 성인물 동영상 사이트 같은곳에서도 결재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나름 확실한 사용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때도 암호화폐가 가져올 가치시스템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2016년 부터 이더리움이 매우 주목받으며 새로운 코인의 발행수단으로 이용되었죠. ICO ( Inicial Coin Offering) 라고 이름붙은 자금 투자 방식이 만들어지며 수많은 이더리움을 새로운 프로젝트로 끌어들였습니다. IPO 를 모방한 암호화폐 세계의 공개 투자금 모집 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수요가 급증하며 매우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고 이것은 전체 암호화폐 생태계로 확산되어 불마켓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떤 계기는 급격한 수요 상승을 만들고 이것은 가격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어서 가격상승에 이끌린 참여자들이 폭증하게 됩니다.

저또한 이때 급격한 가격 상승에 이끌려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채굴을 알아보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죠. 처음 계기가 어찌되었든 이후 더많은 정보를 접하며 앞으로 더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시장은 암호화폐 가격에 따라 관심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였습니다. 그후 최근 발생한 관심과 가격 상승에는 디파이(탈중앙금융)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수있습니다. 그동안 이론적인 가능성에 머물러 있던 디파이는 실제 이용가능한 서비스들을 탄생 시켰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일반적인 은행이나 금융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도 간단한 몇번의 클릭만 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주는 곳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유동성을 제공할수 있고 그와 동시에 제공된 암호화폐를 담보로 전환하여 대출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일부 고위험 암호화폐에 투자를 하면 하루 1% 이상의 이자 수익을 주는 곳도 있을 정도로 디파이 시장은 매우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파이 서비스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산 들이 유입되고 토큰화 되기 시작했죠.

미러 라는 프로젝트 에서는 일부 스톡자산을 추적하는 토큰을 만들어 간접적이긴 하지만 유명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더해 신세틱 이라는 프로젝트는 현물자산을 추적하는 토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골드 토큰과 오일토큰을 이용할수 있게 되었죠.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만들수 없는 비트코인 이용자들도 디파이 서비스에 진입할수있는 방법이 만들어 졌습니다. 바로 랩핑된 비트코인이 만들어 진것이죠.
이것은 비트코인 을 담보하여 1 대 1 비율로 토큰화 하여 발행된 것입니다.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성장중인 디파이 서비스를 본다면 앞으로 세상 모든 자산이 토큰화 될것 같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자산으로 규정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 가능한 일상속의 ‘서비스 상품’ 또한 토큰화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미용서비스토큰, 번역 서비스토큰, 법률서비스토큰 같은 것들이죠.

이렇게 모든 것을 거래 가능하도록 토큰화 하게 된다면 매우 유연한 가격 기반이 만들어 지는 것을 상상해 볼수 있습니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과 같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서비스 토큰들의 가격도 정해지는 것이죠.

안정된 가격의 환상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세상에서는 모든 것의 가격이 거의 고정된 형태로 시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이해 하지 못하거나 폄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자유시장의 관점에서는 상품의 가격이 고정 되어 있다는 것이 오히려 특이한 상황 일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미 특정 상품들의 경우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매우 가변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철에 따라 공급량이 변하는 야채나 과일, 생선등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관련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을 경매로 출하하는 방식이 일반화 되어 있죠.
상품의 품질, 공급량에 의해 가격이 매우 달라 지지만 수요자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품들이 아닌 화폐가 엄청난 변동성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죠. 제가 거주하는 아르헨티나에선 정부의 화폐정책 실패로 국정 화폐의 가치가 너무 가변적이라 서비스요금들과 상품가격이 매우 자주 변경됩니다. 그로 인해 매우 오래전부터 기본 서비스의 가격 단위를 토큰화 하여 거래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공중전화, 자판기, 주차요금지급기 같은 기계에서 사용할수 있는 동전 형태의 서비스 토큰이 존재하고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장소에서 토큰을 구매해야 합니다.
물론 토큰의 가격은 매우 빈번하게 변경됩니다.

이런 예를 본다면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상품들의 가격이 변동되는 것에도 적응을 할수 있으며 변동성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면 가격은 비싸 질것이고 반대로 공급이 풍부하다면 가격이 내려갈것이죠.

세상 모든 거래 가능한 것들이 디지털 토큰화 되어 디파이 같은 곳에서 거래되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내가 자주 이용하는 상품의 토큰은 저렴할때 많이 구매해두고 안정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할것이며 비쌀때는 되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구조도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과일 가게를 하는 상점에서 실물을 많이 구매하기 보다는 사과토큰을 많이 구비 하여 사과가 비쌀때는 토큰을 재판매할수도 있고 매우 유동적인 관리가 가능해질수도 있다는 것이죠.

현재와 같은 안정된 가치체계는 어쩌면 국가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환상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세상 모든 상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매일 변화를 겪는것이 일상화 되는 것이 자연스런 시장법칙이 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생선이나 야채 가격은 계절적 요인과 여러 변수들, 수요와 공급등에 의해서 잦은 가격 변동을 겪지만 관련 시장은 큰 문제없이 작동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로 인해 모든 것들이 토큰화 되어 부동산, 식품, 서비스비용등 모든 것을 토큰으로 거래한다면 매일 매일 그날의 시세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 된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안정된 가격체계에 익숙해진 현재 사람들에게는 더 나쁠것 같지만 실제로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수 없는 것이죠. 오히려 가격 변동성을 잘 이용하여 전반적인 물가가 내려가거나 저렴하게 구입할수있는 시장이 만들어 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죠.

미래에는 어떤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암호화폐 세계를 보면서 현존하는 수많은 관습은 변화될 것이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사회 시스템이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느리지만 조금씩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변화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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