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쌀쌀한 4월의 어느 날, 시계는 13시를 가리켰다. - 조지 오웰, 1984

in kr •  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트닝이입니다. 가입하고 사실상 적는 첫번째 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어떤 글을 쓸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첫번째 글이 앞으로 어떤 글을 쓸지 나타낸다고 할 수 있으니...
여러 고민을 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책의 이야기로 첫 포스팅을 시작하려 합니다.
아직 미숙한 필력입니다만... 맘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리스팀, 업 보팅 부탁드립니다 ^^

맑고 쌀쌀한 4월의 어느 날, 시계는 13시를 가리켰다.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사회가 있다면 어떨까, 국가는 내가 무엇을 생각할지, 어떤 생각을 할 지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말할 때, 걸을 때, 밥 먹을 때, 잘 때, 씻을 때까지, 나의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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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는 바로 그러한 사회를 그리고 있다.

모든 것이 “빅 브라더”에 의해 감시 당한다.
언제나 서슬 퍼런 눈동자로, 24시간 잠들지 않은 채, 마치 성경의 예수와 같이.

당원이 사는 집에는 '텔레스크린'이란, 텔레비전과 비슷하나 수신과 송출이 동시에 되며, 끄고 싶다고 끌 수도 없으며, 오로지 소리만 낮출 수 있는 기계가 있으며, 이것에 의해 감시당한다.

당원이 아닌 하층 노동자인 ‘프롤(프롤레타리아)’들은 텔레스크린의 감시는 없지만, 국가의 우민화 정책으로 인해 기계로 쓰여진 소설과 노래를 소비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주인공이 당 이전의 시대를 기억하는 늙은 프롤들을 찾아다니며 질문해도 모두 술이나 모자와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할 정도로 저능아가 되어있었다.

빅 브라더가 통치하기 전의 세계를 온전히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당이 숙청했다.

주민들은 가난하고 먹을 것이 없다. 특별한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빵, 커피, 술, 차를 구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모든 정보와 통계는 철저히 조작되며, 사람들은 세뇌되고 단순하게 변한다. 의구심을 품는 순간 사상경찰이 바로 처단한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속박, 무지는 힘’이라는 당의 ‘이중 사고’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사실을 함께 생각하고 납득하는 행위를 뜻한다 - 그는 자살했어, 그러나 살아있지 – 같은)의 모토 하에서, 사람들은 수도 없이 정부가 주작하는 선전 문구를 아무런 비판 없이 믿는다, 빅 브라더에의 숭배와 더불어, 모든 사회에 대한 불만은 전쟁 중인 적국에 적국을 퍼붓는 증오의 시간으로 해결한다.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진리부 기록국에서 근무하는 하급 당원이자 공무원으로, 모든 기록, 책, 신문, 연설문 등을 위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빅 브라더가 했던 말 실수, 당이 예측을 실패한 통계, 사상 범죄자들의 기록 등도.

그의 국가인 오세아니아에서는 모든 정보가 조작될 수 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라는 당의 강령에서 비롯되듯, 빅 브라더는 현재를 지배해 과거를 손에 넣고, 그 과거를 조작하여 미래를 지배하고 있다.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골동품 가게에서 일기장을 하나 구매하게 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과 더불어 일기를 쓰는 행위는 당의 강령에 위배되는 행위라, 윈스턴은 자신의 행위가 발각될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는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 잡혀, 그가 가진 당에의 불만을 일기장에 전부 쏟아 붓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오브라이언이란 내부 당원 (고위급)의 인사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 형제단 (체제에 불만을 품은 자들 모임)과 골드스타인 (당에서 적대시하는 반란 수괴)가 쓴 책을 알려준다. 그리곤 그들의 동지처럼 행동하고 형제단에 그들을 가입시킨다.

그는 몰래 일기를 쓰고 하급 공무원인 줄리아와 사랑을 나누고 반역자들 무리와 접촉을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오브라이언의 함정이었다. 형제단도, 골드스타인이 썼다던 책도 전부 그가 꾸민 것이었다. 그는 이에 도주하다가 한 노인이 은신처를 제공해줘 거기에 숨는데, 알고보니 그 노인도 그를 감시하던 사상 경찰이 위장한 것이었다.

그는 결국 체포당한다, 체포되기 전 줄리아가 했던 “그들은 당신의 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다”라는 말을 생각하며, 오브라이언이 주도하는 모진 고문과 세뇌, 이중사고와 죄중단 훈련을 통해 당의 강령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오브라이언이 빅브라더에의 진심을 물었을 때, 그를 증오한다는 말로 응수한다.

그러자 윈스턴은 모든 정치범이 가장 두려워하는 고문실인 101호실에 끌려가 마침내 줄리아마저 배신하고 만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He loved Big Brother)"로 끝나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결국 국가가 그의 마지막 인간성마저 말살하고 끝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반공 작품으로 이 작품의 발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수입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승만 - 박정희 - 전두환 - 노태우로 이어지는 독재정의 시기를 겪은 사회임을 생각하면...

2013년, 전직 CIA 요원이 폭로한 프리즘 프로젝트 - 미국은 전세계를 감시 중이며 1년에 960억 건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입수하며, 모든 개개인의 통화 내역, 문자, 인터넷 기록을 감시한다고 폭로한 것 - 으로 인해 한 때 미국에서 90%로 판매량이 급증한 사건도 있었고

2016년, 정부에서 발의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 '제2의 국가보안법으로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유엔(UN)과 국제 인권단체의 우려 제기에 부닥쳐 입법이 무산되었던, 기본권 침해 가능성, 국가정보원에 과도한 권력 집중, 군병력 지원 규정 등의 내용을 포함했던 법안 - 통과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됬던 책인데, 국가가 국민의 정보를 사실상 동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수집, 가공, 재생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 2의 빅브라더가 아니냐고 많은 비판을 하며 인용한 책이기도 하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로 넘어오며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참여도와 비판, 관심 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국가는 국민들을 지배하고 통제하며 자신들의 지배 하에 놓으려고 애쓰고, 국민은 이에 저항하는 프레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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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방패로 대표되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은 유명할 것이다. "만약 외국인들과의 접촉이 허용된다면, 시민들은 외국인이 곧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들이 전해 들었던 대부분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폐쇄된 세계는 무너지고, 가치관의 기저에 깔린 공포, 혐오, 독선은 증발하고 말 것이다." 라는 1984의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행위에 중국은 기초 작업에 8억 달러 및 유지 보완에 3만명 이상의 인원을 투입하며, 천안문 사태나 파룬궁, 류샤오보와 같은 검색어를 차단하고,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공격 수법, 백도어와 스파이웨어마저 사용하며 국가에서 나서서 정보를 검열하고 있다.

북한은 아예 자체적인 인터넷 망을 설치, 모든 정보를 국가가 사전 검열 후에 배포하며, 애초에 인터넷의 접근 권한도 모든 국민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https 차단 기술을 도입하여 밤토끼와 같은 여러 불법 사이트들을 정부가 차단했는데, 이러한 차단이 지금은 좋게 보일 수 있으나 이게 꼭 옳은 방향으로만 사용될까?

과거 방송통신위원회가 레진 코믹스를 유해사이트라며 차단해버리고, 페이스북 자체를 유해 사이트라며 접속을 차단했다가 해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4shared도 차단 당해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 기술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이트들을 차단하는데 쓰이지 말란 보장이 있을까?

정부의 독재, 제 2의 빅브라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리스팀 및 업 보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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