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풀어보는 논술/구술 면접 (10) - 2017년 고려대 수시 특별전형 국제인재 구술고사 해설 [인문계 02]

in kr •  7 years ago  (edited)

하루에 하나씩 주제를 다루어 보려고 했는데 사실상 무리네요. 오늘은 10회차입니다. 오늘 다루어볼 내용은 2017년 고려대 수시 특별전형 국제인재 구술고사 문제입니다. 아래 제시문을 읽어보시죠. 답안은 편의상 문어체로 하겠습니다. 

(가) 노인 장기 요양 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 운 노인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 요양 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이 다. 우리나라에서 2008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노인의 노후건강 유지 및 생활 안 정을 도모하고 노인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 다. 장기 요양 인정 신청 자격은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자로서 치매, 뇌혈관성 질 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이다. 

(나) 민법상 가족은 배우자, 직계 혈족 및 형제자매, 직계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 혈 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가족의 형태로는 대개 핵가족과 확대가족을 떠올리지 만, 최근 들어 급속한 사회변동과 함께 가족을 결혼이나 혈연에 한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우스 메이트’의 줄임말인 ‘하메’족, 비혼, 동성애, 비혈연 등 관계와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가족, 동성 커플로 이루어진 ‘동성 결혼 가족’ 등 이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이혼 가족, 재혼 가족, 한 부모 가족, 미혼모 가족, 다문화 가족 등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다) 가족 간 대화를 단절한 채 살아가는 무언가족(無言家族)이 늘어나고 있다. 무언가족은 겉으로는 한집에 살지만 서로 완전히 단절되어 남과 같이 되어버린 가족이다. 가령 반평생을 같이 살던 부부가 대화 없이 문자 메시지나 쪽지만으로 소통한다든가 지나치게 엄격한 아버 지의 훈육방식에 대해 아들이 대화를 거부하여 대화가 없어진 부자지간을 예로 들 수 있다. [중략] 지난해 자신의 고민에 대해 부모님과 매일 대화한다는 청소년은 8.0%에 불과하였고, 여가 활동을 같이 하는 청소년도 5.4%에 그쳤다. 가족과의 대화가 가장 많은 때는 저녁식사 시간으로 33.4%였다. 어머니와의 대화 시간은 하루 2시간 이상이 27.0%였지만 아버지와의 대화 시간은 30분 미만이 42.1%,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나 되었다.

(라) 가족은 사회제도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오래된 제도로 다양한 기능을 담당해왔 다. 그런데 사회가 점차 다원화되고 분업화되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가족이 수행하 던 여러 가지 기능이 축소되거나 약화되고 있다. 

1. 제시문 (라)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를 각각 설명하시오. 

[조선생 답]

가족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사회단위이다. 생산의 주체로서 그리고 더 큰 단위인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을 길러내는 사회화 과정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가족이 가진 이런 기능은 산업사회, 정보사회의 도래, 그리고 개인의 의식변화와 함께 점차 상실되고 있다. (가) 제시문에 나타난 요양보험제도는 가족이 담당해왔던 노인부양의 의무를 국가를 매개로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형태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 제시문의 가족간 대화 단절은 사회화 과정을 담당하는 가족의 역할이 축소되었음을 보여준다. 학교를 대표로 한 교육기관, 다양한 미디어, 교우관계 등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측면도 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한 세대의 가치관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가족의 역할이 더 이상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의 한 단면으로도 볼 수 있다.

2. 제시문 (나)와 제시문 (라)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시오.

[조선생 답]

현대 사회에 있어서도 혈연을 바탕으로 한 가족이라는 기본 개념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사회화 과정을 수행했던 가족의 역할은 약화되었고, 농경사회에서 노후를 보장하던 가족의 역할 역시 퇴색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은 가족 외에 다양한 교육기관, 매체, 인간관계를 통해 사회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개인이 가족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래서 혈연에 한정되지 않는, 기존의 가족개념을 확대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개인이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안식처임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록 과거 가족이 담당하던 많은 기능들이 점차 다른 사회제도로 흡수되고 있다 할지라도, 가족은 분업화, 개인화로 인한 인간소외, 단절로부터 개인을 지켜주는 든든한 정서적 안식처 역할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30년 후 한국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의 모습들은 어떨지 예측하고, 그 중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은 무엇인지 말해보시오.

[조선생 답]

한국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개인의 의식구조 역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기존의 가치관과 서구사회의 가치관이 혼재되어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효와 예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가치관이 가족개념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의 역할이 과거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지라도 사회 기본단위로서의 가족은 여전히 기존의 혈연중심 가족제도가 이어질 것이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가족문화에 대한 실험이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이 실제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주류문화는 여전히 혈연중심의 가족이 지배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혈육에 대한 애착은 인간의 본성이다. 나는 이 본성을 바탕으로 한 가족제도가 가장 이상적인 제도라 생각한다. 혈육에 대한 끈끈한 정으로부터 시작해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사랑으로 확대되는 사회가 가장 건강한 사회라 생각한다.

4. 제시문 (나)를 지원 전공분야와 관련하여 이야기해보시오.

[조선생 답]

법률제도는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 그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것이 법률의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다. 가족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기존의 질서에서 새로운 질서로 변하고자 하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많아질 때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힘든 계층을 배려하는 쪽의 복지제도가 가족제도에도 적용되어, 미혼모 가족, 한 부모 가족, 이혼 가족 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며 실제 상당부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성결혼까지 인정하는 것은 충분히 배려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회적 파장과 충격을 고려해서 적극적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수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오늘 주제는 가족이네요. 가족하면 떠오르는 여러가지 감성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한 번 곱씹어 보았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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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학~ 문제를 읽는 순간 머리에 몽둥이를 한방 맞은것 같은건 뭐죠? ㅋㅋㅋ 시험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용~
가족은 "그리움"입니다. 저는 외국에 살고 있어서 가족을 떠올릴대면 항상 그리움이 사무쳐옵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수 없는 가족도 있고요. 한집에 살고 있어도 세대간에 교류는 그닥 없네요. 항상 문닫힌 아이들 방앞에서 그리워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ㅜㅜ 이제 몇년후엔 그마저도 떠나보내고 또 그리워하게 되겠죠. 끝없는 그리움인가요?

연배는 잘 모르지만... 점점 나이들면서 가족에 대한 애착은 더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효도하러 가즈앗!!!

으악 대학 입시때문에 논술 수업도 벼락치기로 듣고 했었는데 평소에 책 많이 읽은 친구 따라가기가 버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외할아버지, 아버지랑 같이 목욕탕에 다녀왔는데요. 옛날엔 그렇게 무섭던 외할아버지가 이제 기력이 없으신걸 보니까 짠하기도 하구 ㅜ 제 몇십년 후 모습을 미리 보는거 같기도 하고 참 기분이 요상했어요.

예전에 제 아내가 연로하신 우리 외할머님(99세) 모시고 자주 목욕을 하러 가곤 했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가즈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