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7월 29일 (Day 01)

오늘은 휴가 첫 날이다. 그래서 Day 01으로 제목을 한 번 써봤다. 휴가 첫 날이지만 밀린 수업도 할겸 그리고 작업 밀린 것도 할겸 출근을 했다. 학원에서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부지런히 작업을 해서 드디어 지겹게 미루어두던 작업 하나를 마쳤다. 다소 긴 시간이 든 작업이라 가격은 높게 책정을 했다.

Steve는 아내의 고향 아일랜드로 갔다. 도착해서 카톡을 하는데, 핫스팟인가 뭔가 가져가니 인터넷이 된다고 하더라. 참, 세상 좋다. 형님은 제주도로 가고. 그러고 보니 회사 주주들이 모두 멀리 있다. 그리고 휴가를 즐기고 있다.

여하튼 그래도 미루어 두었던 작업 하나를 끝내고, 또 다른 작업 하나를 어느 정도 하다가 배도 고프고, 그래도 주말이며 휴가니 집에 일찍 들어왔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보려고 하니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해서 또 작업 하나를 시작했다.

시청률이 지상파 다 합쳐도 1등인 걸 보니 잘만들긴 잘 만들었다. 그 전작인 무법 변호사도 참 재미있게 봤는데, 요즘엔 지상파보다 종편에서 만드는 드라마가 더 대박인 듯 하다. 역시 어느 분야든 정체보단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아쉬워서 영화 한 편 더 보려고 교촌에서 닭 한 마리 시켰는데,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배달비 2,000원을 별도로 받는다고 하는데, 글쎄, 난 별로 기분 나쁜 거 모르겠다. 오히려 이렇게 세분화해서 몫을 따로 분배해야 자영업자나 배달하는 이들 모두 먹고 사는 데 좋은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기술 있고 몸으로 일하는 직업이 좋은 대우 받는 건 당연하다. 우리가 그 동안 너무 인색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결국은 구매라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는 행위인데, 그 다른 이들이 자신의 시간을 또 다른 이들에게 사고, 그들은 또 다른 이들의 시간을 사고. 근데 그 대가가 서로 달라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더 높은 대가를 얻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머리를 써서 시스템을 만드는 고민도 해보고.

세상에 제일 좋은 직업은 놀면서 돈 버는 직업같다. 놀면서 버는 직업이라. 자기가 일하는 시간이 즐거우면 그게 바로 놀면서 돈 버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런 면에서 난 누가 뭐래도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 시간이 부족해서 일을 더 못하는 게 문제이지, 일 자체가 힘들거나 지겹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그리고 나의 소일거리. 역시나 누군가가 멋지게 만든 픽션 속에 빠져서 공감해 보는 것.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가끔은 책을 읽지만 요즘엔 잘 읽지 않는데, 그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 보면 그걸 저렴하게 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된 지금의 시대는 분명 과거보단 훨씬 좋은 시대가 된 것이 분명하다.

어쩌다 보니 일기쓴지 벌써 나흘이나 지났다. 별 일이 없었고, 별로 한 일이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일기 한 편 쓰질 못했구나. 그래도 최근엔 비교적 자주 들어와 이 곳의 이야기들을 살펴보곤 한다. 늘상 내가 재미있게 읽던 저자들 외에 또 새로운 현자들이 등장해 재미있게 썰을 풀어주니 그걸 즐기는 재미도 또 쏠쏠한 것 같다.

오늘부터가 공식적으로는 휴가다. 금요일까지. 그 중간에 물론 일하러 갈 생각이고, 내일도 나가볼 생각이다. 휴가 기간 딱히 정해 놓은 계획도 없고, 차 막히는 데 멀리 이동하긴 싫고. 굳이 멀리 간다고 하면 청주에나 가볼 생각인데, 그것도 내일 기분따라 내 맘이 가자는 대로 해 볼 생각이다.

오늘은 닭이 배달되면 그거나 먹으면서 영화 한 편 더 보련다.

busy로 글을 쓰니 진짜 그림 넣기도 편하고 좋다. 원래 블로그에도 사진이나 영상보단 글이 주를 이루는 편이긴 한데, 역시나 사람의 감각 기관 중 가장 발달한 시각을 자극하는 게 아무래도 가독성과 몰입성을 높여 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럼, 오늘의 일기는 이 정도로 쓰고 휴일 Day 01을 마무리해야겠다. 가즈앗!!!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