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함께 풀어보는 논술/구술 면접 (3) - 2017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구술고사 해설 [사회과학 01]

in kr •  7 years ago  (edited)

오늘은 사회과학 지문을 한 번 다루어 보겠습니다. 먼저 아래 제시문을 읽어보세요. 답은 편의상 문어체로 하겠습니다.

(가) ‘정의(正義)’의 기원에 관한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사람들은 본성상, 해를 입지 않고 부정을 행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부정을 당하기만 하는 것을 가장 나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부정을 저지르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면서, 한쪽은 취하되 다른 한쪽은 항상 피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간에 부정을 행하지 않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바로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러한 법의 명령을 ‘정의(正義)’롭다고 칭하게 된 겁니다.  
(나) 저기 앉으신 신사분은 여자들이 마차를 탈 때 도와주어야 하고 도랑을 건널 때 번쩍 안아 주어야 하고, 어디서든 가장 좋은 자리를 여자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제가 마차를 탈 때 도와주거나, 진흙 웅덩이를 건널 때 도와준 적이 없습니다. 제게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면 저는 여자가 아닙니까?   절 보십시오! 제 팔을 보십시오! 저는 쟁기질을 하고 씨를 뿌리고 추수해 곡식을 창고에 나릅니다. 어떤 남자도 절 능가하지 못합니다! 저는 남자만큼 일하고, 남자만큼 먹습니다. 먹을 게 있을 때만 해당되는 말이지만…. 그리고 채찍도 남자만큼 잘 참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는 여자가 아닙니까? 

[문제 1] (가)에 나타난 사회적 합의를 설명하고, 합의의 결과로 받아들여진 정의(正義)와 그 한계를 논하시오. 

[조선생 답]

(가)지문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기는 싫어하는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간 본성에 따라 살아가다 보면 결국 그 피해를 벗어날 길이 없다. 자신도 언젠가는 부정한 행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간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방안을 생각했고, 이를 법으로 정하고, 법에 따른 명령을 정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가)지문의의 논지를 따라가면 결국 법의 명령에 따른 행위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다. 정의를 이렇게 법에 연관시켜 규정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선 법의 성격에 따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법을 제정하는 주체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법은 현실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이 전체 사회에 올바르게 작용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 행위와 하지 말아야 하는 행위를 사후적으로 규정한다. 개인 간에 일어나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행위가 합당하고 이치에 맞는지를 규정하고, 이를 강제해야 할 경우 법으로 규정하게 된다. 정의라는 개념을 법에 따른 명령이라고 정의하게 되면 무엇이 정의로운지 규정할 수 없는 공백 상태가 생길 수 있다. 

아울러 정의롭다라고 생각하는 결론을 도출해서 법으로 규정을 해야 현실 속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텐데, 법으로 규정된 것이 정의롭다라고 거꾸로 규정을 하게 되면 문제 해결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 무엇을 법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정의가 되어야지 법이 정의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해서 법을 만드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지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법은 제정하면 그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방식으로 법을 만드는 주체를 정해서 법의 내용을 규정하게 된다. [가] 지문과 같이 법의 명령을 정의롭다고 규정할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정의롭다고 합의한 내용이 법의 내용이 되어야 하며, 이를 누가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역시 정의라는 개념이 합의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문제이다. 

결국 [가]지문의 정의에 대한 규정은 그 선후관계를 잘 못 파악한 것이며, 이는 사회적 갈등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정의개념이라 할 수 있다. 


* 무지하게 어렵네요. 저는 좋은 답을 못쓸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을 구합니다. [문제 2]의 답은 집에 가서 다시 생각해보고 써보렵니다.


[문제 2] (나)를 참조하여 오늘날 사회적 차별 또는 배제가 어떻게 발생하고 지속될 수 있는지 설명 하시오.

[조선생 답]

(나)의 여성은 채찍을 잘 참는다는 설명을 볼 때 흑인노예 여성이다. 여성들에게 베푸는 사회적 관용과 아량은 흑인에게는 해당이 없는 내용이다. 백인을 전제로 하고 여성들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적 차별은 이와 다를까? 

유리천장이란 말이 있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이 가장 흔히 겪는 차별이다. 표면적으로는 승진에 누락이 될만한 요소가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승진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는 승진에 반영해야 할 여러가지 요소를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은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지, 여성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어 배제해 버린다.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승진에 필요한 여러가지 항목의 점수가 미달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있다. 출신대학, 출신지역 등에 의한 차별도 사실 이와 동일한 원리로 적용된다. 겉 모습으로는 어떤 차별적 요소도 없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구별을 한다. 흑인여성이 여성으로서 대우를 못받는 것처럼 지연과 학연 등의 여러 가지 요소, 집안 배경 등의 그 밖의 여러가지 요소 등이 보이지 않는 차별을 공고하게 다져나간다. 


* 이 정도로 이 질문은 마무리를 해야하겠습니다. 추후 더 다듬어가면 되겠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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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제시문을 읽고, 저 긴 답안을 써내려가야 한다고요? 와 괜히 서울대가 아닌가봐요

구술면접이니 말로 설명해야 합니다~ ^^

말로... 와 대단하네요... 인재는 인재들이 가나 봐요..

그렇죠~ 다른 대학들 문제도 보면 무진장 어려운 거 많습니다~

대학원 다닐때까지는 그래도 챙겨서 보곤 했는데 어느덧 잊고 살았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어렵네요 이젠 ㅠㅠ

반갑습니다. 선생님~~ 요즘 특강 때문에 바쁘시죠? 틈틈히 써보려고 합니다 ^^

앗!!! 유리자드님 친구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ㅎㅎ

스팀잇에서 알게 된 사이죠~~ 나이는 모르겠습니다. 엇비슷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