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생활]고마운 책 선물(feat.쉐어하우스 첫 게스트)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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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키만과 효밥(@twohs) 입니다.
요즘 스팀잇에 활동이 뜸했죠? 조지아 트빌리시에 오픈한 '키효네 쉐어하우스'에 예약이 들어와서 손님 맞이하느라 꽤 바빴거든요. 오늘은 저희의 게스트 하우스 첫 손님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실감이 안납니다. 세계 여행하다가 게스트하우스 오픈하고 손님까지 맞은거 실화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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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효네 쉐어하우스 오픈 3일 만에 첫 예약이 들어왔다. 당장 내일모레 입국이라고 하시길래 마음이 바빠졌다. 아침부터 대청소를 시작하고, 게스트룸 침구를 다시 한 번 깨끗하게 빨아서 침대 정리를 했다. 첫 게스트라서 떨리는 마음도 있었지만, 몇 번의 톡을 나누면서 "만나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게스트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들썩들썩 신이 났다. 꼭 한국에서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오는 것 같았다.

출국 하루 전, 첫 게스트 분에게 톡이 왔다. "혹시 한국에서 뭐 필요하신 거 없으세요?" 해외에서 살아본 적이 있어 필요한 게 많은 걸 안다면서 서슴지 말고 부탁해달라는 고마운 톡이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숙소 문의 메시지를 받았지만, 이런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여행 짐도 많을 텐데, 우리의 짐까지 부탁하기가 미안했다. 그래서 오직 한국에서만 가져올 수 있는 것. 우리가 몹시 그리워하는 것. 볼 때마다 게스트의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했고, 금방 답이 나왔다. 그건 한국어로 된 '책'이었다.

세계 여행을 1년째 하다 보니,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라 필요한 것들은 다 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어로 된 책'을 구하는 건 하늘에 별 따기였다. 사실 한국어로 된 책이야, 북 리더기로 쉽게 다운로드해 읽을 수는 있지만 손으로 종이를 넘기는 그 '손맛'은 오로지 종이로 된 책에서만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소파에 누워, 일정한 호흡으로 종이 책을 넘기는 그 순간의 맛이 그리웠다. 그래서 우리는 염치없지만 그녀에게 "혹시 집에 안 보는 책이나, 버릴 책이 있다면 저희 집에 버려주세요."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음 날, 우리 집에 미니 도서관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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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내려 배시시 웃는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첫 게스트가 좋은 사람이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글은 사람을 담는다. 짧게 소멸되는 sns의 한마디라도, 말은 그 사람을 고스란히 빼닮는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우리 집에 꼭 묵길 원했고, 내가 배려한 만큼 그녀도 우리를 위해 여행용 트렁크 안에 선물을 가득 싣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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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된장, 어머님이 직접 담아주신 고춧가루, 효밥이와 나의 최애 라면인 불닭볶음면, 스팸 등등 한인 마트가 없는 조지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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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녀 친구가 가져다준 책은 <초콜릿 우체국/ 황경신> , <천국에서의 하루 /권대웅>, <생각하기 전에 시작하는 습관/ 마스노 슌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이었다. 다른 한 권은 아직 미처 읽지 못했다며, 여행이 끝나는 날 전해주겠다 했다. 책 제목을 보자마자 고심한 흔적들이 느껴졌다. 취향을 타지 않으면서 어느 누가 읽어도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는 그런 책들로 골라온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요즘 저녁에 홍차 한 잔을 마시면서 <초콜릿 우체국> 책을 읽고 있는데, 읽는 내내 마음에 햇살이 내린다. 후루룩 다 읽어버리면 아쉬울까 봐, 한 장 한 장 아껴 읽고 있다.

그녀 덕분에 쉐어 하우스에 작은 도서관이 생겼다. 나에게 있는 책이라곤, 나의 첫 책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밖에 없었는데, 친구들이 생겨서 이렇게 예쁘게 전시해두고 있다. 거실을 지나갈 때마다 작은 도서관을 보면 미소가 지어진다. 참 고마운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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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 탓에 우리 집에서는 이틀 밖에 묵지 못했지만, 우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간다 이야기, 우리의 세계 여행 이야기, 해외 살이 이야기, 콩나물 만드는 법, 배로 떡 기계를 나르는 법 등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게스트를 푹 쉬게 해줘야 하지만, 우리는 매일 밤 새벽 2시까지 수다를 떨다 잠에 들었다. 다음 날, 그녀는 친구와 함께 카즈베기로 떠났고, 여행 마지막 날 짐을 찾으러 다시 온다고 했다.

그녀가 남기고 간 트렁크를 볼 때마다, 애인이 남겨두고 간 물건을 보는 것처럼 그녀를 생각했다. 그녀가 우리의 첫 게스트라서 너무 고마웠다. 그녀를 시작으로 앞으로 이곳에 정말 좋은 사람들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물론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겠지만. (벌써부터 한숨이...)

글 by 키만



타국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하는 것은 저희들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지만, 실제로 해보지 머릿속에서 그렸던 것과는 또 다른 난관(?)들이 있네요. 하지만 그런 고생스러운 일들도,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면 모두 다 덮어지는 것 같아요. 마음이 너무 따뜻했던 첫 게스트를 시작으로, 키효네 쉐어하우스에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셨어요.ㅋㅋ 다음편은 아주머니 세 분의 이야기입니다. 반전이 숨어있으니 기대해주세요! ㅋㅋ

<키만과 효밥의 웹툰 세계 여행 이야기>

0. 백 번도 때려치고 싶었던 스팀잇 입성기 에피소드
1. 부부세계여행 웹툰 1화 : 세계 여행을 이렇게 가도 될까요?
2. 부부세계여행 웹툰 2화 : 결혼 그렇게 하는거 아니야!
3. 부부세계여행 웹툰 3화 : 세계 여행은 3년도 짧아
4. 부부세계여행 웹툰 4화 : 엄마의 진짜 속마음
5. 부부세계여행 웹툰 5화 : 세계여행자의 결혼 준비
6. 부부세계여행 웹툰 6화 : 세계여행 D-7
7. 부부세계여행 웹툰 7화 : 반쪽 항체만 가지고 가도 될까요?
8. 부부세계여행 웹툰 8화 : 드디어 여행출발! 근데 시작부터 입국거절??!!
9.부부세계여행웹툰 9화: 여행의 시작이 이래도 되나요?!


<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찾기>

[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타자연습
[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사람 사는 집
[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컴퓨터를 사고 싶어요.
[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혼자서 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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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기다리는 마음.
[웹툰] 55년생 현자씨의 두번째 인생 찾기: 혼자서 해낸다는 것.



[디지털노마드의 삶] 세계 여행하면서 책 출간하기
[실시간 세계 여행 소식] 여행의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다 | 태국편
[실시간 세계 여행 소식] 여행의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다 | 라오스편
[실시간 세계 여행 소식] 여행의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다 | 인도네시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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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빡빡한 일상에 꿈같은 일이지만... 저도 @twohs님의 게스트에 가보고 싶네요~!!

오신다면 스티미언 분들한테는 현금대신 스팀달러로 받겠습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힘든 날인데, 감성적인 글과 사진이 위로를 주네요

힘든 하루 끝에 위로가 되었다니 저야말로 너무 감사합니다 :)

  ·  7 years ago (edited)

오 오랜만입니다. 첫 손님, 첫 도서관 축하해요
518기념 풀봇드리고 가요~~

앞으로 도서관에 많은 책들이 더 입고(?)되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저 도서관에 앞으로 채곡차곡 쌓여질 추억을 생각하니 아름답네요^^
잘 읽고 갑니다.

한국어로 된 책을 쇼파에 누워서 보는데, 여기가 한국인가 싶더라구요. 역시 책은 손끝으로 넘기면서 봐야 제 맛인 것 같아요 ㅎㅎ

한국어로 된 종이책이 그립다는 것에 저도 큰 공감이 됐었어요! 따뜻한 마음의 첫 손님을 맞이 하셔서 다행입니다^^ 이야기가 재밌어서 다음엔 또 여기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무슨일이 생길까 궁금해지네요^^!

첫 손님을 시작으로 좋은 손님들이 많이 오셨어요! ㅋㅋ 게스트 하우스 이야기 자주 공유하겠습니다 ><

멋진 게스트시네요~

짧지만 너무 강렬했다고 할까요? ㅋㅋ 이맛에 게스트하우스 하는구나 싶어요.

꿈같은 생활을 하고 계시네요
따뜻한 분들이 많아서 참 좋은 세상인것 같아요

세상에는 정말 따뜻한 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스팀잇 세상에서도 따뜻한 댓글, 관심,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서 이 곳을 떠날 수가 없네요 ㅋㅋ

스팀잇은 편안한 안식처입니다~^^

오오 따뜬한 게스트분이 첫 게스트였다니 시작이 좋네요:)ㅋㅋ

조지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것도 믿어지지 않는데... 손님이라니!! 앞으로 조지아 생활이 더 다이다믹해질 것 같아요 :)

ㅋㅋㅋ다이나믹한 이야기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멋진 호스트에 멋진 게스트분들이네요!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행복합니다 :)

앗 진짜 에피소드와 글 너무 좋아요!!!!!

크흐흐흐!!! 감사합니다!!! 자주 감성 뿜뿜하는 글 올릴게요. 그림을 자주 그리고 글은 가끔씩 쓰게되서 감성이 메말라서 잘 안 써지더라구요 ㅠㅠ

ㅎㅎㅎ 좋은 분들이 많이 다녀갔으면 좋겠네요 ㅎㅎ

너무 좋았겠어요. 첫 손님이 그렇게 좋았으니 앞으로 승승장구는 따논 당상이네요^^

6개월정도 집을 렌트 했는데 앞으로 저희 인생이, 여행이 어떻게 바뀔 지 정말 모르겠어요. ㅎㅎ 이렇게 열심히 꾸며놓고 다른 나라로 쓩~ 갈 때 얼마나 아쉬울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