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연애] 사랑한다면서 왜 이것도 못 맞춰줄까?

in kr •  7 years ago 

[하루키와 연애] 사랑한다면서 왜 이것도 못 맞춰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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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마냥 행복할 수 만은 없는 가장큰 이유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서로의 어떤 삶의 방식이 마찰을 일으키며 트러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쪽이 연락을 원래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거나, 친구를 중시하거나, 술이나 담배를 많이 하게 되면 우리는 그러한 행동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삶의 방식을 거슬러주길 요구한다.

예를 들어 아내는 튀김이나 냄비요리를 전반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결혼하고 지금까지 그런 건 일절 만들어주지 않는다. '삶의 방식을 거스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니 반론할 여지가 없다. 부부라고는 하지만 '삶의 방식을 거슬러줘'라고는 차마 못한다. "그럼 당신도 한 가지 삶의 방식을 거슬러줘"라고 하면 상당히 곤란하니까.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일 인분의 굴튀김, 무라카미 하루키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도 상대의 삶의 방식을 거스르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걸까? 막상 상대가 "그러면 너는 이런이런 삶의 방식을 거슬러줘!"라고 하면 갑갑해할거면서 말이다. 물론 "나의 삶의 방식에 간섭을 받고 싶지 않으니까 상대의 삶의 방식에 터치를 하지 않을래!" 라는 이유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이것또한 중요한 이유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삶의 방식 또한 존중해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거다. 설령 상대방의 삶의 방식이 당신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삶의 방식이니 말이다.

굴튀김이나 스키야키를 좋아하지만 아내가 싫어하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서 혼자먹는 하루키처럼, 상대방의 삶의 방식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100%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수도 있지 않을까? 상대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거나, 새로 동호회를 들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혼자 만들어 먹는 굴튀김과 스키야키 처럼 제맛을 즐길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아예 먹지 않는 것 보다는 낫지않을까?)

물론 연인의 모든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해줄수는 없을거다. 그럴때에는 상대의 삶의 방식 중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에 대해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건의를 해보자. (다만 기본적으로 상대의 삶의 방식에 대해 존중을 하는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그렇지 않고, "사귀는 사이에 그정도는 해줄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둘의 관계는 "그러면 니가 이렇게 해줄수도 있는거잖아!"라는 말과 함께 이별이라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숱한 연애 사연들을 접한 결과 연애라는 관계는 "오? 당신! 정말 아름다워요! 제가 당신 곁에 잠시 머물러도 괜찮을까요?" 정도의 느낌이 가장 아름다웠다. 머문다는 표현에 반감을 느낄 사람들이 많겠지만 연애를 가볍게 생각하라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또한 그만큼 상대를 존중하라는 말이다. 아들러심리학식으로 말을 하자면 "당신이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것이 아닌것처럼 타인도 당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쯤 되려나...? (어째 더 정없어 보이는 표현이네...)

자꾸 서로를 맞춰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지금 그대로의 당신이 아름다운것처럼 상대도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것이니 말이다.

바쁜 스티미언들을 위한 요약

우리는 너무나 쉽게 상대에게 나에게 맞춰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어떤 부탁을 들어주는것 이상의 의미다. (하루키의 표현으론 "삶의 방식을 거슬러줘")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길 바라고 나도 억지로 상대에게 맞추는 관계보다는 처음부터 서로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주는게 좀 더 건강한 사랑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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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좋은글이네요 형! ㅋ
"오? 당신! 정말 아름다워요! 제가 당신 곁에 잠시 머물러도 괜찮을까요?" 정도의 느낌이 가장 아름다웠다.'
이 문장 맘에 듭니다. ㅎㅎ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구만!? ㅎ

하하 방금 포스팅한 글에 시기적절한 대응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오늘 신랑에게 말해야겠어요.

나의 삶의 방식을 거슬러줘 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

이 책 끌리는데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이 부부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가끔 저도 그렇고... 대부분이 나의 스타일로 리드해가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ㅎㅎ
여담으로 저도 요새 하루끼의 기사단장 죽이기 읽고 있습니다~ ㅋ

기사단장 죽이기...
정말 숨도 안쉬고 읽었던것 같아요;;ㅎㅎㅎㅎ
저와함께 하루키에 빠져~ 봅시다!
(옛날 사람)

very nice

우린 상대방에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맞춰줄 것을..삶의 방식을 거스를 것을 바라나봐요. 생각해보니 저도 그러네요.
서로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사랑서약이 참 많은 걸 당연하게 착각하게 만드네요..

물론 모든것을 칼같이 존중하긴 어려워도 항상 기본적으로 상대를 존중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정답이 없지요

나를 사랑하면 담배 끊어주세요..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담배 피우는것을 이해 해주세요

정말 끝이 없지요..

정말 사랑한다면 과연....

맞아요. 맞춰달라는말
결국은 뫼비우스의 띠죠.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사람 그대로를 사랑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않습니다. 물론 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 모습그대로를 사랑해 줄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습니다. 찾으시길...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필요도 없다고도... 생각해요.
그냥 그사람은 그사람인지 억지로 사랑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지나친 쿨함입니다.;;

연애하면서 특히나 마찰이 되는부분이내요 ㅜㅜ 더 사랑하는쪽이 맞춰주고 희생하는 방식... 술고래가 골초한테 화내는거나 같은 논리... 결국엔 싸움...뫼비우스의 띠...

술고래가 골초에게 화내는 논리!!!
정말 멋진 표현이네요.

맞아요 머리로썬 쉬운데 사실 실천하기가 참 어려운 것같아요. 무조껀 이해해주겠지 하고 믿는것도 사실 잘못됐는데말이죠..

맞춰준다는것.
때로는 그것이 압박이고 강요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인지해야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