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바의 삶] 대학원 졸업! 늦은 나이에 사회로 나가다. (2018년 2월 22일 목 졸업식)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필자는 대학원에서 임상심리를 전공했다. 이제는 전공했었다, 라고 해야겠지만.

우리학교는 5학기제라 제 때 졸업했음에도 2년 반의 시간이 소요됐고, 남은 반년 간은 병원 수련 입시를 준비하느라 졸업식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작년 8월에 이미 졸업장은 받았지만, 2017년 후기 졸업식에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아 물론 귀찮아서 졸업식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냥 사진만 찍고왔다 ^^;

어머니는 아직 일본에 계셔서 졸업식에 오지 못하셨고, 누나는 몸이 안좋아 참석하지 못해 아버지와 고모님 셋이 조촐하게 졸업 사진을 찍었다.

나를 포함 다들 무뚝뚝한 성격이라 딱히 티를 내진 않지만, 모두 기쁜 마음을 전했다. 사실 나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수입도 없이 돈만 들어가는 심리학 공부이기에... 앞으로 열심히 벌어서 많이 돌려드려야겠다.

스팀잇에 얼굴 공개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남겨본다. 사실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친구가 사진을 찍어주긴 헀지만 아직 파일을 건내받지 못해, 아버지가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주신 사진을 올려본다. 아버지가 찍어준 사진 답게 눈을 감고 있고 화질구지다. 그래도 아버지가 찍어주셨다는 것이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학부 때는 졸업 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쓰는 것이 딱히 크게 기쁘진 않았다. 이미 동 대학원에 입학 예정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말이 졸업식이지 당장 졸업식이 끝나고도 학교 앞에 계속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석사 졸업식은 의미가 좀 남다르다. 입는 가운의 모양도 좀 다르기도 하고, 이젠 내가 학생이라는 신분 뒤에 숨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한 때는 빨리 모든 과정을 거쳐 어엿한 사회인이 되고 싶었건만, 막상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교정을 돌아보고, 아직 학교에 남아있을 후배들이 인사를 건내주는 모습을 보니 대학/대학원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다고 해서 계속해서 머무를 수 없는 법, 인간은 발전하기 위해 자신의 환경을 바꿔가며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별탈없이 대학원을 졸업했고, 다음 공부를 위해 전문가 수련 과정에 들어갔으니 모든 조건은 충족된 듯 하다. 앞으론 꿈을 펼칠 일만 남았다.

졸업 시즌이라 주변에 졸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누군가에겐 기쁜 졸업일테고 누군가에겐 그렇게 기쁘지 않은 졸업일 것이다. 어떤 이는 졸업을 유예해서 아직 학생으로 남아있고자 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요즘 사회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할 나이의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모두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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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기록용.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함께 항상 좋은 일이 있으면 갔던 오리고기집에 갔다. 이 집도 앞으로 거의 올 일이 없겠지... 오리로스 한마리와 양념오리 반마리를 맛있게 먹었다.

가족들이 선물해준 꽃. 평소 꽃다발이 그렇게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날이 날이라 그런지 색깔이나 배치가 마음에 든다. 저 중간중간에 있는 솜뭉치는 목화솜인가? 희한하다.

이것은 대학원 전공 후배들이 일괄적으로 졸업생들에게 주는 선물. 예쁘게 포장되어있다. 나도 대학원에 있었던 입장에서, 매년 선배들 선물 챙기는게 얼마나 귀찮은지 알기 때문에 그 노고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껍질을 까보니 예쁜 향초가 나온다. 라이터를 하나 구해서 펴봐야겠다. 발암물질은 없겠지?...

이것은 대학원 원우회에서 나눠준 디퓨져. 태어나서 집에서 디퓨저는 처음 써보는 듯 하다. 원우회에서 일괄적으로 주는 졸업 선물이지만 대학 후배이자 대학원 후배인 @ilovebeer가 나눠주어서 그런지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 꽂아놓고 낮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