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BANA의 프로듀서 250 의 놀라는 표정
나 어렸을적 마카레나 댄스, 조르디의 베베 등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적이 있다. 이전 이후에도 유행은 있었고 있겠지만, 유투브의 등장이후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진것 같다.
전세계적 경제트렌드인 효율, 이득을 원하면서 반강제적으로 미니멀리즘을 강요당하는 시대, 흥한 음악 장르 힙합뮤직에도 유행이 있는것 같다. 음악적 장르는 뭐 잘 모르니까 넘어가고 내 흥미를 자극하는 모습이 있었다. 위에 짤에서 처럼 "예상외의 좋은 사운드가 내 귀에 꽂혔다"는 표정이다. '오'하는 턱에 입을 오므리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지금은 약간 한물간(?) 표정이긴 하지만 작년엔 TV만 틀면 이 표정을 연예인 누구에게서나 찾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감정의 표현인 표정마저도 유행을 하다니... 흠터레스팅...
9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흑누나, 흑줌마들이 가끔 보여주던 표정중에 하나인데 힙합이 아무래도 할렘르네상스의 파생물이다보니 흑인 뮤지션들도 자주 짓는 표정인 듯 하다. 흑형들의 할렘탈출기가 더이상 흥미롭지 않은 지금, 미디어는 이 장르를 계속 힙하게 만들려고 모든 것을 일단 시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온갖 몸부림이 유행을 타고 있는게 보인다.
그 다음 유행표정은 합죽이 표정이다. 아마 랩 발성이 뱉는 소리 도중 일종의 뮤트 효과를 주기 위한 표정같은데 응용버전으론 약간 슬픈눈을 하고 광대를 올리면서 '므' 하는 표정이 있다. 캡쳐를 찍으려고 리치치가나 더콰이엇의 유튜브를 열심히 스톱시켜봤으나 캡쳐한장으론 그 간지(?)를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 표정은 아시안래퍼에서 많이 찾아볼수 있는데 구강형태와 발음과 간지사이에 최적화된 표정인 것 같다.
한편, 최근 가장 핫했던 프로그램중 하나 윤식당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행동양식, 면을 먹는 방식이다. 식탁 위 아고라에서 우물충과 쩝쩝충이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면을 먹는 방식도 후루룩충과 냠냠충이 갈라진다. 미드나 영화를 보면 아시안 어린이가 서양에 입양을 가서 면요리를 먹다가 후루룩소리를 내면 양부모에게 훈계를 받는 장면이 가끔 등장한다.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서구화된 지금, 면을 먹는 방식도 서구화(?)되고 있다. 오 신이시여... 벌써 조금 교양있는(?) 포지션을 가진 연예인치고 후루룩 면을 먹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윤식당에서 볼수있는 서양인들이 면을 먹는 방식으로 먹고 있다. 당장 이서진을 봐도 삼시세끼에선 후루룩 먹다가 이젠 냠냠 먹는다. 남이 어떻게 먹든 상관할 바는 아니다만 점점 면을 먹는 방식도 일방적으로 강요될까봐 두려워 지는 순간이다. 여긴 한국인데... 엉엉
90년대 감성으로 표현하면 미디어의 속도가 빨라짐으로 인해 유행이 빨라져 우리의 생활도 점점 획일화를 요구당하고 있다. 나도 이런 흐름에 편승했던 적이 있다. 나는 기꺼이 정품을 샀고(김치 프리미엄을 줬고), 유행을 따랐으며(트렌드세터는 누군가의 카피캣), 옳은 신념을 가지려고 노력했으며(인문학자의 인세를 지불했고), 학력을 채우며(사학재단 꺼어어억) 남들과 다르다는 우월감을 가졌었다(반짝거리는 사슬). 아마 이런게 다소 허상으로 보이는 지금 이순간이 소위 꼰대로 넘어가는, 배나온 아재로 넘어가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