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 우리동네 집권당은 아직도 자유한국당이다

in kr •  7 years ago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정치지형으로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통해 이뤄진 권력 교체의 흐름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방선거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선거까지 치러지는 만큼 '지방권력' 교체 정도를 알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중의소리는 6.13 지방선거를 평가할 기준이 될 지역별 정치세력 현황을 확인했다. 조사는 14일부터 21일까지 지역의회와 각 정당의 시·도당을 통해 진행됐다. 수도권을 비롯해 그동안 역대 지방선거에서 보수세력이 강세를 보였던 강원·충청 지역,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등 격전지 중심으로 조사했다. 다만 역대 선거에서 정치 성향이 거의 변하지 않았던 대구·경북(TK)과 호남 등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지방의회는 여전히 정권교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진 수구보수 정당이 특정 지역의 권력을 독점해오고 있는가 하면, 수도권에서도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수구보수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선거가 이뤄지는 어느 한 곳 불꽃 튀지 않는 곳이 없지만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역시 수도권이다.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고, 정치적인 상징성이 큰 만큼 역대 여느 선거에서 격전지로 꼽혀온 곳 중 하나다. 각 정당에서도 중량감 있는 후보들을 내세울 뿐만 아니라 전국민적인 관심도도 높다.

격전지인 만큼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의 지방의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비슷한 수준으로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조금 더 많은 의석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서울시장(광역단체장)과 서울 지역 구청장(기초단체장)의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수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구청장들의 당적을 확인해보면, 25곳 중 20곳은 민주당이고 5곳은 자유한국당이다. 광역의원인 서울시의원의 경우 총 99명 중 민주당이 66명으로 24명인 자유한국당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기초의원인 구의원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서울 내 구의회에는 총 413명의 구의원이 있는데, 이중 민주당이 191명, 자유한국당이 171명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조금 더 많지만, 자유한국당 역시 거의 절반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시장(기초단체장)과 구의원·시의원(기초의원) 모두 자유한국당이 민주당과 비등한 숫자를 자랑한다. 31곳의 시 가운데 민주당이 16곳, 자유한국당이 12곳에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광역의원인 도의원(총 123명) 역시 비슷하다. 민주당 도의원은 64명, 자유한국당 도의원은 52명이다. 시의원의 경우에는 자유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선다. 총 425명의 시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180명인데 비해 자유한국당 의원은 204명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인천의 경우 자유한국당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구청장의 경우 10명 중 자유한국당 구청장은 6명인 반면, 민주당 구청장은 단 한 명뿐이다. 시의회에서도 총 29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20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7명에 불과하다. 구의원도 총 112명 중 자유한국당이 58명으로 민주당(42명)보다 많다.

보수의 강세:강원·충청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강했던 강원·충청 지역의 경우는 어떨까. 강원의 경우 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광역·기초 의원 중 자유한국당 소속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충청에서도 자유한국당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강원도의 기초단체장인 시장은 총 18명으로, 그중 자유한국당이 15명에 달하고 민주당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도의원은 총 43명 중 자유한국당이 35명인 반면, 민주당은 한 자릿수인 6명에 불과하다. 시의원은 총 166명 중 자유한국당이 103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반면, 민주당은 43명에 그친다.

충청남도의 경우 시장과 도의원·시의원의 현황을 보면 자유한국당이 민주당에 비해 2배에 달한다. 충남 지역 15명의 시장 중 자유한국당은 10명이고, 민주당은 5명이다. 도의원도 총 36명 중 자유한국당이 24명인 반면, 민주당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명 수준이다. 시의원의 현황도 비슷하다. 162명의 시의원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95명이고, 민주당은 52명이다.

충청북도에서도 자유한국당은 건재했다. 충북의 경우 시장 11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6명에 달하고, 민주당은 3명에 불과하다. 도의원(28명)의 경우에도 자유한국당은 16명인데 비해 민주당은 절반 수준인 8명이다. 시의원 역시 총 129명 중 자유한국당이 69명으로 민주당(48명)보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부산·울산·경남

지난 총선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던 부산·울산·경남의 경우도 눈길을 끈다. 특히 부산·경남(PK) 지역은 지난해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에게 최악의 성적표를 안겨준 지역이기 때문에 지방의회의 정권교체 기대감이 어느 곳보다 높다.

현재 지방의회 구성은 자유한국당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안방 사수' 의지를 천명했고, 여권 역시 'PK 승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부산의 경우 현재 구청장 16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1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구청장은 단 한 명뿐이다. 시의원의 현황은 더 극단적이다. 43명의 시의원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41명을 차지하고, 민주당은 단 한 석도 없다. 구의원의 경우에도 자유한국당이 민주당의 두 배에 달한다. 총 180명의 구의원 중 자유한국당은 103명이지만, 민주당은 58명에 그친다.

울산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5명의 구청장은 모두 자유한국당이고, 시의원 21명 역시 자유한국당이 '싹쓸이'했다. 구의원의 경우 49명 중 자유한국당이 30명이고, 민주당은 7명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의 경우에는 18명의 시장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13명을 차지하고 있고, 민주당은 3명뿐이다. 도의원은 총 55명인데, 자유한국당이 48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민주당은 3명이다. 시의원의 경우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시의원 251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172명인 반면, 민주당은 45명에 그쳤다.

거대 양당 밖에 있는 군소정당의 상황은?

이번 지방선거는 출범한 지 갓 한 달이 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평가받는 첫 관문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새천년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의 양자 구도에서 치러졌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외에도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등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바른미래당의 광역의원은 16명, 기초의원은 71명이다. 평화당은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2명을 보유하고 있다.

강원·충청 지역의 경우 바른미래당은 4명의 광역의원과 16명의 기초의원이 있다. 부·울·경에서도 바른미래당은 4명의 광역의원과 17명의 기초의원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평화당은 두 지역 모두 의석이 없는 상황이다.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등 진보 군소정당도 소수지만 일부 지역에서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7명의 정의당 기초의원이 있고, 강원·충청 지역에선 정의당 기초의원이 한 명 있다.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진보진영이 다소 분포하고 있는 부·울·경 지역의 경우에는 다른 곳보다 진보 성향의 소수정당 의석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정의당은 광역의원 1명과 기초의원 3명이 있으며, 민중당은 기초의원을 무려 13명 보유하고 있다. 원외정당인 노동당의 기초의원도 2명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 등 선거제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1, 2등을 차지한 2명만 뽑는 2인 선거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소수정당들의 기초의회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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