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네의 산골생활

in kr •  7 years ago 

단비네 가족이 이사를 합니다.

큰 도로 끝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운동장처럼 넓은 곳 ,블럭을 만드는 곳 입니다.
계속 걸어서 산쪽으로 걸어 올라가면,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인 산골마을이 나옵니다.

그곳에는 16여 가구정도가 모여살고 있습니다.
산골로 조금 걸어 올라가면,오르막길 옆에 포장을 둘러서 만들어진 집이 단비가족이 살 곳입니다.

허술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부엌이 나옵니다,나무로 불을 때어서 흙벽에는 그을음이 잔뜩 묻어 있구요.
부엌을 지나면 큰방이 나옵니다, 아직 집을 짓고 있는 중 입니다, 단비 아빠가 먼저 이곳에 오셔서 조금씩 혼자
집을 짓고 있었어요.

지금부터 단비의 산골 생활은 시작됩니다.

                            (단비의 단짝 친구,경미와의 첫 만남)

보슬보슬 비가 오는 어느 날, 파란 원피스를 입은 단비는 전학을 왔습니다.

공부도 못하고 원피스도 얻어 입은 것이 표가 났고, 잘사는 집 아이가 아님이 눈에 들어왔는지,여자 담임 선생님의
표정은 영 달갑지 않은 얼굴로 단비를 바라보았다,어린 마음이지만 단비는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의 조금은 쌀쌀맞은 태도에 주눅이 살짝 든 단비, 사춘기도 겪고 있었다.
아줌마인 선생님의 얼굴은 좋고나쁨을 얼굴에 드러내는 사람이었다.

낮은 목소리로 자기 소개를 하고,정해준 자리에 단비는 앉았다.
앞에 앉은 여자아이가,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며,가끔 돌아 보며 재잘 거린다.

점심시간, 할머니가 싸주신 맛없는 나물반찬을 꺼내 혼자 조용히 도시락을 먹는 단비.

집으로 오는 길,
산골 마을로 올라가는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다.
우리반 아이 경미였다, 같은 동네에 살고 같은 반이어서 단비는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산동네에 함께 사는 친구가 있다는 건, 사춘기인 단비에겐 그래도 조금은 덜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야, 니 우리반이가"
"어"
"우리 같이 다니자"
좀 차가운 경미 지만, 등하교를 함께 할 단짝 친구가 있어 단비는 행복했다.

                                    (블럭 나르기)

산동네를 조금 내려오면, 학교 운동장처럼 넓은곳이 나온다.
블럭을 만드는 곳이다.
시멘트로 보루꼬라는 걸 만들었다,그옆에 예쁜 빨간 벽돌집이 있는데,그곳을 사람들은 함바라고 불렀다.

이곳의 블럭을 산동네 아이들은 나르기 시작했다.
단비 아버지는한 장에 십원으로 쳐주셨다.
아이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단비의 집이 완성되도록 블럭의 갯수를 세어가며,열심히 땀흘리며 날랐다.

블럭나른 곗수만큼 돈을 받아든 아이들은,모두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저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 맞은편,수퍼마켙을 향해 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비탈진 산속길을 잘도 뛰어가며 올라서, 돌로 만들어진 가파른 경사길을 기어올라,수퍼로 들어간다.

누런이를 드러내며, 아이들은 먹고싶은 과자 한 개씩을 들고나와 계산을 하곤, 또 쏜살같이 돌길을 내려와
산 비탈길을 뛰어내려온다,정말 산골 아이들은 산을 잘탄다.
단 사탕과 과자들이 입속으로 들어갈 때,그 단 맛으로 배고픔도 잊고 행복감을 맛본다.
아무리 수퍼마켙이 멀어도,아이들은 과자가 있는 곳이기에 쏜살같이 잘도 다녀온다.

산골 아이들에겐 수퍼마켙이란,행복 그자체다.

                             (산속의 수영장, 저수지에서)

아이들이 모두 모여 한 고개를 넘고,개여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아주 넓고 물의 깊이는 얕으며,바위사이로 폭포물이 떨어집니다.
겁이 많은 단비는 물에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어릴적 친구따라 깊은 물에 들어가 큰일 날 뻔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을 무서워 합니다.

 "야,우리 위에서 뛰어내리기 하자".
 "그래,그래"

아이들은 바위위에서 물속으로 첨벙거리며 잘도 뛰어내리며,수영도 잘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숲속 가득 울러 퍼집니다.

 "우리 팬티 말리자".
 "어디에서 말리노?.
 "여기,바위위에 펼쳐 놓으면 된다".

해가 내리쬐는 여름 한 낮 큰 바위 위에는, 아이들의 팬티가 일광욕을 하며 말려지고 있었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 갈 즈음,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내려온 비탈길을 다시 올라 동생들을 데리고,따뜻한
저녁이 기다리는 엄마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밥을 먹은 아이들은 또 그렇게 깊은 잠속으로,산속의 밤도 고요속으로 들어가며,행복한 하루는 그렇게 또 저물었다.

                              (머리에  이가)

   "어디에서 올라왔노 가시나야?".

단비의 머리에 이가 생겼다,엄마는 단비를 다그쳤다.
머리가 어느 날 부턴가 가렵기 시작했다,엄마는 단비의 머리를 짧게 잘라 버렸다.
참빗으로 빗으라고 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알까봐,모든 신경이 머리에 가 있었다.
친구 경미랑 함께 놀고,머리도 맞대곤 했기에 옮은 것이라 생각했다.
경미 여동생이 머릿 니 잡는 모습을 보고, 더욱 잘 알 게 되었다.

머릿 니들은 새끼를 하얗게 까려 놓았다,그것을 새까리라 했으며 ,석회라고도 했다.
잡아서 죽이는 소리는 재밌기 까지 했다.

해가 긴 여름도 이제는 선선한 가을이 오는 소리와 함께,산골의 밤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 것 같은 여름도,산골의 아이들과 사진속 추억을 남기며 어느덧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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