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년전...이곳에 처음 발을 디딘 나는
나무 그늘에 앉아
철조망 너머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는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그때 나의 마음은 그렇게 썩 나쁘지만은 않았던거 같다.
때로는 파도에 휩쓸려온 나무토막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되었고
나무토막이 사라질 때까지 그 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람들에게 바다는 어떤 느낌 이었을까?
바다는 그 사람들에게 어떤 희망과 위로를 건넸을까?
바다같은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재료도 없었을 뿐더러 그렇게 잘 만들려고 하지 않았고,
완성이라 말할 정도로 완벽하게 끝을 내고 싶지 않았다.
그냥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그날그날 바뀌는 날씨에 따라
바다를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과 시선에 따라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당신과 같은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던 나쁜 기억이던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의 마음을 투영시킨 것이었다.
처음엔 그 마음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위해 심장을 비워뒀지만
초콜렛박스 상일형이 노란 리본을 심장에 달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세월호를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에게
새로운 심장을 심어 주었다.
이제 그 심장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비가와도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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