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업, 중국의 아프리카 UPLIVE 그리고 스팀잇의 미래

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안이 나왔는데요. 그것 때문에 어제 회사도 좀 시끌시끌 했던 것 같습니다. 찬성과 반대 여부를 떠나 첫 규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오늘은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스팀잇을 즐겨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전 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미디어와 권력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만화책, 영화, TV 이런 것들을 즐기면서 살았었는데요. 대학교 때에도 미디어 쪽에 관심이 많아서 잠깐이지만 미디어 산업에 종사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저는 미디어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보니 미디어를 둘러싼 권력관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발견했었습니다. 일례로 재밌는 방송을 만드는 작가 중 정규직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월급도 매우 낮고요. 이런 불공정한 부의 분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고민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또하나는 콘텐츠에 대한 문제입니다. 방송이 자극적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그러지 않고는 절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구조 입니다. 왜냐하면, 콘텐츠의 범람 속에 어떻게든 자신의 콘텐츠를 사람들 앞에 내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창의력' 얘기를 하는데요. '창의력' 있는 방송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고, 지금 현재 수많은 채널 속 수많은 방송이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은 5000만이고 시간은 24시간 입니다. 모든 것들을 다 챙겨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런데도 매체는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경쟁은 심화되고, 제작자의 환경은 열악하고, 부는 편중되는 실정인 것이죠.

(1)좋은 콘텐츠의 기준, 나쁜 콘텐츠의 기준

좋은 콘텐츠의 정의는 보편적으로 내리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콘텐츠도 다를테니까요. 때로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웃음을 주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일 수 있고, 때로는 알찬 뉴스가 좋은 콘텐츠일 수도 있습니다. 그 때 그 때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주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 이겠지요.

나쁜 콘텐츠의 정의도 참 내리기가 힘듭니다. 원래 선과 악이라는 게 하나라고 불리우는 만큼 상대적이니까요. 그래서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제가 피하는 콘텐츠들은 좀 있습니다. 심한 욕설이 담긴 익명 게시판, 찌라시 정보들, 외모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를 우롱하는 1인 방송 채널들... 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불쾌감을 주는 콘텐츠들이죠.

(2)중앙 권력이 만드는 미디어 채널

미디어 채널들도 가만 보면 권력 관계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TV로 접하는 채널들은 대개 정부 기관의 감독을 받는 채널들입니다. 공중파, 종편, CJ E&M 모두 정부 기관의 인가를 받게 되죠. 이 방송사들은 방송을 내보낼 때 정부의 심의를 거치게 되어있습니다. 금융으로 따지면 금융위 아래에서 사업을 하는 은행, 증권사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정부의 산업 아래 이 채널들은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뉴스라도 '우와~ 이거 MBC에 나왔어' 이런 얘기들 하잖아요? 다 오랜 기간 신뢰를 얻은 채널이기에 할 수 있는 얘기 입니다.

법정 화폐는 정부가 발행해도 믿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미디어 채널은 다른 것 같습니다. 선호하는 채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디어 채널의 콘텐츠는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3)중국의 아프리카 TV인 UPlive, Gifto ICO, BJ

그러나 중앙 기관의 방송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독점현상입니다. 아나운서 한 해 입사 경쟁률이 수 천 대 1에 육박합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하는 노래가 있는 정도로 TV에 나오고 싶어하는 꿈많은 청년들 중 정작 그 꿈을 이룰 확률은 적죠. 또한 이러한 독점 현상 때문에 노동 착취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거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드라마 PD가 되려면 거지가 되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가혹한 노동환경입니다. 단지 '꿈'이었다는 명분 하나만으로 여러 청년들이 고달픈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여러 문제 때문에 대안으로 1인 미디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아프리카가 그런 형태인 것이죠. CJ E&M도 1인 미디어 채널을 독립하여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1인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가 먹방으로 한 달에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시는 얘기도 방송에서 봤고, 우리가 취미생활로 하는 게임을 중계해주는 방송들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나오게 됩니다. 외모가 뛰어난 분들이 그냥 방송에 나와서 별풍선을 독점하는 현상들이요. 예전 경험담 이지만,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을 때 전 타임에 일하는 여성분이 외모가 예쁘다는 평을 받았었는데, 아프리카 TV로 돈을 엄청 쓸어담고 있다는 얘길 해주었습니다. 물론 알바 시간에 일하면서 방송을 해서 사장님한테 엄청 혼나긴 했지만 -_-;;

중국의 UPLive란 팀을 만났습니다. CEO가 중국 구글 대표를 할 정도로 뛰어난 엔지니어입니다. UPlive 앱을 보여주는데 중국의 스케일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황금 돼지들이 막 떨어지는데, 우리나라 별풍선은 동네 꼬마 라고 느낄 정도로 어마무시 했습니다. 이 UPLive가 ICO를 한다고 합니다. GIFTO란 플랫폼인데요. 그러니까 이 BJ들에게 토큰을 주는 것이지요. 중국의 BJ들도 정말 화려했습니다. 화려한 영상효과와 함께 하니 더욱 돋보이더군요.

(4)미디어 산업의 딜레마

동료랑 이야기 하다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극단적이긴 한데, 스팀 가치를 올리기 위해 BJ들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너가 글 올리는 건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그래도 지금처럼 조용조용하게 있는 것이 좋을까 ? "

미디어 산업에서 늘상 있는 딜레마 입니다. 돈과 내용입니다. 주주들은 미디어 도달율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을 할텐데, 미디어 본질에 집중하는 사업가라면 역시 콘텐츠의 질(그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을 중시하게 됩니다. 월드컵에서 각 대륙별로 본선 진출자를 결정하듯 미디어 산업에서도 분류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죠. 그 것이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요.(아시아를 연상하면 됩니다. )

지금껏 미디어 산업에서 돈과 연예인을 이긴 사례는 없습니다. 우리가 자극적이다라고 불리우는 콘텐츠가 자본과 결탁하는 순간 하나의 미디어는 그 손아귀에서 움직인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콘텐츠 제작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웃을 것이지만, 조용히 자신의 창작물을 만드는 창작자들은 피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요.

(5)내가 스팀잇을 하는 이유, 그리고 스팀잇의 미래

저는 이러한 미디어 권력 구조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게 어떤 형태인 지는 저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어찌됐든 콘텐츠는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장 논리에 의해 경쟁하는 것은 맞지만 그 것이 또다른 독점이나 권력 구조를 만들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스팀잇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한 희망들 때문이지요. 아직 스팀잇은 초창기 플랫폼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굉장히 의식있고 깊이 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일상과 이벤트를 함께 한다는 기쁨이 있는 것이고요. 아직까지는 커뮤니티가 정도 많고 따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팀잇이 커지면 커질 수록 또다른 도전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때 커뮤니티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매우 궁금하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제도권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시장이 요동치기도 하잖아요.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낼 자정작용을 갖고 있는 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래서 스팀잇을 가까이 하며 이러한 것들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 모두가 꿈꾸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대척점에 위치해 공격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갈등 없는 커뮤니티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기존의 미디어 산업이 걸어왔던 같은 길은 걷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오늘도 잔잔하게 (??) 생각할 거리를 드리며... ㅎㅎ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하네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