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 있으면서 계산적이 되어가고 의심 많아지고 옹졸해지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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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저는 지금 중국 난닝이라는 지역에 있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이 별로 없으실 것 같네요. 제가 이 곳에 온 이유는 대학 친구를 보기 위해서인데요. 한국으로 유학 온 이 친구와 우연히 친해지게 됐습니다. 정이란 게 무서운 것이 졸업하고 나서 이친구가 중국에 돌아갔어도 연락을 하며 지냈고, 결혼식에 초대해줘서 친구의 일가 친척들과도 만나게 되는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래서 주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 같아요. ㅎㅎ

중국 인터넷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아 사진이 필요한 포스팅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 곳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난닝이라는 지역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시골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엄청나게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인 듯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순박한 정서를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작은 것에도 즐거워 하고, 인터넷은 잘 안 되지만 이웃사촌끼리 자주 만나면서 맥주 한 잔 하고 얘기하고 ... 뭐 이런 동네 입니다. 친구랑 밤마다 주사위 게임을 하며 맥주를 먹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폰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 막상 여기서 주사위 5개 갖고도 즐거울 수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이 친구도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나름 직원도 몇 명있고 깔끔한 사무실도 있고 오손도손 재밌게 사업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IT 강국인 한국에서 온 제가 봤을 때에는 허술한 시스템이 곳곳에서 보였지만, 그런 것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였습니다. 물론 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중국은 위챗페이의 힘이 강해서 굳이 그걸 써야할 이유를 잘 못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그럴 때면 어김없이, 위챗 시스템이 중앙화 되어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지 알고 있느냐고 강하게 주장하게 됩니다. 그럼 친구는 뭘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면서 세상에 적당히 손해보는 일도 있는 것이라고 얘기를 하네요.

그러고 보면 제가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그냥 위챗이든 알리바바든 편리한 서비스이지 그 것의 위험도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 때 교수님께서 삼인일량지손이라는 고사성어를 얘기 해주면서 셋이서 한 냥씩만 손해보면 모두가 행복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그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블록체인이란 기술 같은 것도 처음 포부는 동화속에서 나쁜 악당을 처치하는 것처럼 어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객 전도가 되어서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쁜 악당처럼 스스로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고요. 그러니까 블록체인이 없으면 세계 평화는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의 사고 구조를 형성해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악당을 처치하고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데 블록체인이 필요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의문에.. 예전에는 당연히 버려야지란 생각이 들었었는데, 요즘엔 그럼 난 뭐 먹고 살지? 란 의심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기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뭔가를 부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것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닝이란 지역에 살면서 하루에 쓰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길거리 음식 2000원이면 하나 먹고, 맥주 한 병에 1000원 정도 하고, 이렇게 살아도 꽤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가면 무한 경쟁 모드가 펼쳐지면서 뭔가 사고 하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 욕심이란 게 그만큼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정직한 기업이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욕심 때문에 눈속임으로 벌어들인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만하게 하는 것 같고, 또 이를 세상사람들이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이 번 난닝여행은 이방인으로서 제 자신과 한국에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노자에서 얘기하는 소국과민 이야기를 참 좋아하고, 지역 공동체 개념을 좋아하는데요. 여기 보니 참 이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것도 한국으로부터의 일탈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막상 살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 생각은 그렇습니다. IT 기술이란 게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잊고 있는 가치를 되살리고,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인류애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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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years ago (edited)

옐로우보이님 잘 지내시죠?^^ 넘 오랜만에 댓글 남겨서 죄송해요 ㅎㅎ 중국에 계신다니 혹시 몸 탈안나게 조심하셔요 ㅎ 아무래두 물이 바뀌면 몸이 힘들더라구요 ㅋㅋ
이 쪽에 공부는 정말 끝이 없네요.
하루가 멀다하구 새로운게 나오는데 어느새 경제학에 인문학까지 공부해야하는 지경이니 ㅎㅎ
제가 게을러 그 격차는 더 벌어지는거 같구 ㅋ
여행잘하시구 맛난거 마니 드시구 오세요~ 쫌 쉬실 수 있는 여행이시길~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ㅎㅎ feyee95님도 스팀잇에서 영향력이 크신데, 제가 찾아뵙지 못 해 죄송하죠 ㅎㅎ
여긴 완전 중부 내륙 지방인데, 공기도 좋도, 날씨는 덥지만 여러모로 생활하기에 좋더라고요 ㅎㅎ 저는 아무래도 중국 체질인가 봅니다. ㅎㅎ
블록체인 공부는 결국 세상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익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문학, 경제학 공부다라고 생각하면 할 것도 많은 것 같고 갑갑해지는데, 본질적인 의문부터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면 어려운 용어들 공부하지 않아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ㅎㅎ 옛날부터 도를 닦는 사람들이 경전을 외우려고만 할 때 경전에 집착하지 말고 내면에 집중하라는 얘길 많이 하잖아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ㅎㅎ 조급하면 오히려 본질을 놓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유를 갖고 하나하나 배워나가시면 충분히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시간은 적으면 적은데 많다고 생각하면 또 많습니다. ㅎㅎ
저는 여기서 블록체인 생각 잘 안 나더라고요 ㅎㅎ 굳이 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블록체인을 왜... ㅎㅎ

맞아요~~ 거기서는 쫌 푹 쉬시면서 노자, 도가 이런거 읽으시구 신선놀음 하시다오시길 ㅎㅎ

필리핀에 있는 작은섬에서 두 달동안 살았을때 저도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새벽이면 총소리가 들리고 병든 동물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방안에선 종종 도마뱀이 기어나오기도했죠. 그냥 딱 먹고 자고 입고. 이것만 충족된 곳이었는데도 그땐 참 마음이 편했어요. 가진게 많아질수록 욕심이 생기고 자꾸 다른사람과 비교하게되고. 가끔 그때가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욕심을 부추기는게 아니라 말씀하신것처럼 잃어버린 가치를 찾게하고 따뜻한 인류애를 만드는데 쓰여지면 행복할것 같아요. 스티미언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선 그런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혜롭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하는데, 알면서도 쉽지가 않네요. ㅎㅎ 뭔가 젊었을 때에는 욕심을 내야 한다고도 하고... 암튼 분명한 것은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고 우열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같습니다. ㅎㅎ
지금은 어렸을 때보다 축적한 지식은 많은데, 그만큼 더 행복하냐는 물음에는 답을 못 하겠더군요 ㅎㅎ
스팀잇은 정말 인간적인 따뜻함 같은 게 많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ㅎㅎ 그래서 원래 저 블로그 이런 것 잘 안하는데 스팀잇은 꾸준히하게 됩니다. ㅎㅎ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모르고도 잘 살았는데요
코인 시세에 일희일비 하게 되는지...
투자수단으로 보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 언제부턴가 암호화폐 블록체인이란 말에 열을 내는 자신을 보면서, 무섭긴 하더라고요. ㅎㅎ 금전적인 문제, 생계 문제가 걸려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

만일 옐로우보이님이 놓치시는 것이 있으셨더라도 그것을 한번씩 고민하시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미 고민도 안하는 사람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초심 잃지 않고 도덕적으로 사는 등 정말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듯 합니다. ㅎㅎ

체스님 얼굴보러 그쪽으로 다시 한 번 갈게여~
이런저런 할 이야기들이 많숩니다! ㅋㅋ

오 요즘 방송도 하시고 활약이 대단하시다고 알고있습니다!ㅎㅎ 좋습니다! 저도 연예인 구경 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