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의 가족과 저희 가족 모두 8명이서 1987을 보았습니다.
보러 가면서 한가지 바램은 영화가 제발 신파로 흐르지 않고
당시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제작진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결코 가볍지도 과하지도 않은 그날의 분노와 뜨거움을 잘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니 전 세계 모든 사람들,
인간이라면 꼭 봐야하는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87학번입니다.
당시 새내기 1학년에게는 너무나도 큰 상처고 아픔이었습니다.
화면에 보여지는 교문 통과의 모습.
그 속에 마치 저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었습니다.
제 모습은 새내기 연희의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외치는 소리는 너무도 작고 저의 주먹은 너무도 약했습니다.
마지막 장면, 연희의 주먹은 바로 저의 주먹이었습니다.
한열이 형의 죽음은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이 한장의 사진은 87년의 아픔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오면"을 불렀습니다.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줄기 강물로 흘러 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아 피맺힌 그 기다림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민중들의 에너지가 쌓이고 쌓여서 폭발을 하였습니다.
419로 폭발하였지만 실패하였고
518로 폭발하였지만 실패했습니다.
87년 6월 10일 서울역 광장에서 그날이 오면을 부르고 외쳤습니다.
전경들 경찰들 군인들 그들도 모두 사실은 한마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광장에 모여있는 우리는 모두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승리하였고,
그렇게 외치던 그날을 드디어 쟁취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좌절하고 좌절하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그날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또 그날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명박근혜의 9년은 좌절의 좌절이 더이상 깊을 수 없는 곳까지 이른 시간들이었습니다.
용산의 눈물, 세월호의 아픔, 그리고 또다시 촛불의 광장 ...
미선이 효순이의 촛불,
2002년 6월의 함성, 기쁨의 붉은 악마들
광우병 쇠고기의 촛불,
그리고 지난해 그 광장의 촛불 ...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결코 그날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2017년 5월 9일 또다시 그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그날이 아님을 잘 압니다.
그날은 결코 한번에 오는 그런 날이 아닙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쥐어주는 그런 날은 없습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을 계속 그날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영화에서 기자들은 매우 영웅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일부 검사들도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때 우리는 모두 한편이 되어 싸웠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기자들이 다시 기레기가 되어 있습니다.
검사들도 경찰들도 아니 모두가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그저 생활인들이 되어 갔던 것이겠지요.
함께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동료들이 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변절과 배신 혹은 삶의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희망을 봅니다.
우리는 이제 옛날의 우리가 아닙니다.
순진하게 "그날이 오면"만 외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날"을 오늘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날은 결코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이순간
오늘을 우리가 그날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 꿈을 이제는 꿈이 아닌 바로 지금 여기서
바로 오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내 아이에게는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나라에서 살게하고자
오늘도 작은 한걸음을 걷습니다.
안녕하세요, @badasori입니다.
[4차] 댓글&보팅 활동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화요일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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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못봐서 시간내서 보려고해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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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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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꼭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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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입니다. 제 인생 영화가 되었지만 그건 제가 87학번이라서 살짝 주관적인 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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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보고 갑니다.^^
저도 어제 봤는데 정말 강추 영화!!
비록 87학번은 아니지만
좋은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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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의 소재가 되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데 이한몸 바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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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봤습니다. 저도 시간 내서 꼭 봐야겠네요. 그날이 그날이 아님을 안도하지 않고 그날로 바꾸도록 관심을 가지고 노력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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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 드립니다. 어제의 감동이 아직도 떠나질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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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은 89학번 운동권 출신이신데 다들 이 시기를 생각하면 가슴뜨거워? 하세요. 저도 괜히 어두운 이야기 보고싶지 않아서 안보고 있었는데 후기들이 좋은거 보면 내리기전에 영화관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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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이지만 봐야겠지요 우리의 촛불도 영화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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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의미있는 영화죠?
이런 작업을 통해 세상은 조금이라도 밝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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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번 보러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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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번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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