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leesong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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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보스,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는 카리스마 있는 ‘조직의 보스’ 같은 인물이다. 자신이 통제 가능한 범위까지만 거느리는 보스. 그의 운영 철학이다. 그의 사무실은 그가 처음 지었던 ‘도미시마 주택’이 있던 자리에 1991년 다시 지은 건물이다. 도미시마 주택은 1973년에 처음 지어졌는데, 건물주가 건물을 내놓았을 때 매입해 1980년부터 사무실로 사용했다. 몇 번의 증개축을 거치다, 1991년 새로 건물을 지어 올렸다. 지하 2층, 지상 5층의 건물이다.

안도 다다오 사무실의 변천사,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내부는 1층부터 5층까지 트여 있다. 보스인 나는 트인 부분의 제일 밑자리, 즉 스태프들이 드나드는 1층 현관을 마주한 곳에 자리를 두고 있다. 결국 층층이 포개진 공간을 통층 구조로 터놓고 제일 밑에다 중추 기능을 둔 셈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긴밀함을 주는 동시에나를 핵으로 한 총 25명의 스태프가 긴장감을 가지고 진검승부 현장에 임하고 있다는 강렬한 일체감을 자아내고 싶었다.
내 자리에서 큰 소리로 말하면 건물 안 어디에나 잘 들릴 뿐 아니라계단을 잠깐 올라가면 책상에 앉아 일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또한 현관에 앉아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건물을 드나드는 스태프들은 반드시 내 앞을 지나가게 되어 있다.외부 연락도 해외 업무 외에는이메일 금지, 팩스 금지, 개인용 전화도 금지인데다유일하게 남은 수단인 공용전화 5대도 내 눈길이 닿는 자리에 설치해 두어 스태프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 관리하는 처지에서는 이렇게 모든 것이 탁 트여 있어서 언제든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뒤집어보면 보스 역시 언제나 스태프들의 시야 속에 있는 것이므로 팍팍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벽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나와 스태프는 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그들도 서로 상황을 확인하며 업무를 추친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사무소 체제와 운영 방식을 유지하려면 현재와 같은 규모의 건물에 현재와 같은 인원수가 한계일 것이다.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의 자리는 직원들이 늘 지나다니는 자리에 있다. 안도 다다오가 그들을 볼 수 있듯, 직원들도 늘 그를 볼 수 있다. 보통 잘 보이지 않는 사무실 안쪽 공간에 높은 사람들이 자리하는 것과 달리 안도 다다오는 아래, 눈에 띄는 자리를 택했다. 그 스스로 정한 자리는, 그 자신과 스태프들을 몰아세우며 안도 다다오의 말처럼 ‘진검승부’를 펼치는 현장으로 만든다. (나태한 나로선 이해가 가질 않는다)

처음 건축사무소를 연 건 1969년 그의 나이 28살 때였다. 처음 한동안은 일거리가 전혀 없었고, 국내외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이 전부였다. 몇 년이 지나 조금씩 일거리가 생겨나며, 직원이 2~3명으로 늘고, 10년쯤 되었을 때에는 직원도 10명이 되었다.

그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는 꽤나 무시무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