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쓰는 글, 모니터에 쓰는 글
종이에 손글씨를 쓴 일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봅니다. 개인적으론 가뭄에 콩나듯 편지를 쓸 때 손글씨를 씁니다. 하지만 이것도 컴퓨터에 초고(?)를 쓴 후 옮겨 적는 수준이라 온전히 손의 힘만으로 종이에 기록을 해나가는 글은 아닙니다. 글쓰기가 직업인 작가의 경우도 컴퓨터를 이용해 원고를 쓰는 시대입니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선 종이의 사용을 죄악시 여깁니다. '책 한권을 이북으로 읽게 되면 몇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그러니 이북을 읽고 테블릿PC를 사용해라' 결국 우리는 저물어가는 종이시대와 떠오르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종이기계
어느 강연에서 기계비평가 이영준 교수는 종이를 하나의 기계로 보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기계가 주는 편리함과 유용한 정보는 장점이지만 때때로 이는 피로감과 정보과잉으로 인한 혼란을 주기도 한다며 이에 비해 종이는 스크롤 없이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따로 배울 필요가 없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 사회적으로 죄악시 하는 담론으로 받아지는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이것은 디지털 세대의 기계를 부각시키기 위한 담론의 장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소하는 종이 소비량
디지털 상품이 종이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실제 종이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실제로 컴퓨터를 만드는데 나오는 탄소와 다 쓴 컴퓨터를 매몰하기 위해 필요한 부지 등은 종이 산업과 맞먹는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의 새로운 세대의 기계가 나오면 이전 세대의 기계에 대한 폄하가 이뤄진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디지털 기계를 사용하는 것과 종이기계를 사용하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그저 미디어의 차이, 플랫폼의 변화일 뿐입니다.
"종이라는 기계는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종이가 죄악시 되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 아닌 기계로서의 수명이 다해 사라질 것 이다. 그때 가서 종이라는 기계에 대해 향수를 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K
잘 팔리지도 않는 잡지를 만들던 시절, 인쇄, 종이가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북으로 책을 보고 잡지도 만들었습니다. 혼자 나무 몇 백 그루는 살렸을 거라는 생각에 우쭐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시대와 세대의 움직임이었고 이제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이시대와 안녕을 고하고 디지털 시대에 자리잡았습니다. 이젠 종이 화폐와 암호화 화폐의 변화가 다가올 시기입니다. 스팀잇이 종이 시대와 디지털 시대 + 종이 화폐와 암호화 화폐 사이를 시소처럼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스팀잇이 더 흥했으면 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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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라는 하나의 기계가 더 노골적인 기계들에 둘러싸여 사라져가고 있고, 그러한 흐름은 비단 종이나 화폐에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전적인 기계들이 대체되면서 뭔가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정확히 어떤 변화일지 딱 알아내는 것이 아직은 너무 어려운 것 같네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 하니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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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대에 살면서 어떤 향수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종이가 아날로그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독립서점을 통해 책을 새로운 소장가치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종이는 또 다른 새로움일 수도 있구요. 흥미로운 글이라 공감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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