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이야기 중간중간 나무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될 듯 하여 따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보통 ‘목수’하면 공구를 잘 다루는 ‘장인’을 연상하는게 보통인데 공구를 다루기 앞서 목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나무(목재)의 성질을 바로 파악하고 알맞게 쓰는 것이겠지요.
지난 번에 잠깐 언급했던 적재적소(適材適所)의 문제입니다.
나무의 적재적소는 어떠한 수종을 쓰느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수종에 따라 그 성질과 쓰임이 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수종이라 하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자랐는지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또한 한 그루의 나무도 어떻게 켜고, 자르며 어떤 부분을 선택해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쓰임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복잡하지요? 그래서 저도 나무를 대할 때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요소입니다.
한편으로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소, 돼지, 참치... 등 등급과 부위에 따라서 그 맛이 다르듯이요. (참 비유가 거시기 합니다.^^;)
헌데 왜 늘상 접하게 되고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나무의 적재적소가 언제부터 어렵게 느껴지게 되었을까요? 심지어는 목수들도 어느 순간 나무에 대한 공부가 게으릅니다. 주변을 한 번 살펴보죠.
방, 거실, 부엌, 카페, 식당, 공연장 등. 나무가 참 많습니다. 진짜 나무인가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필름, 무늬목, 합판, 집성목...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가끔 저도 속습니다.
MDF(Medium Density Fiber Board), PB(Particle Board)를 제외하고 합판, 집성목(조각을 이어붙인 나무판) 정도는 나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나무의 성질을 완전히 제거한 신소재(?)일 뿐입니다. 종이를 나무라고 하지는 않으니까요.
이렇듯 대량생산과 디자인적 요소에 집중하다보니 나무작업으로부터 비롯된 적재적소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쓰는 의미로만 남게되었습니다. 자칫 민감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무엇인가를 만들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나무를 사지 말고 산을 사라.>
혹시 이런 격언을 들어 보셨나요? 일본의 목수들에게 내려오는 격언입니다, 정확히는 일본의 궁목수들에게 전해옵니다. 일본의 궁목수란 우리나라의 도편수(우두머리 목수)와 비슷한 면도 있으나 사택을 지을 수 없고(규율 또는 계율) 오로지 사찰(궁)만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엄격하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하여튼 이들에게 이런 격언이 계속해서 전해진다는 것은 궁목수에게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산에서 자라는 나무는 그 수종도 다양하지만 같은 수종의 경우라도 위치에 따라 목질이 천차만별입니다. 수종은 아무리 다양하다 해도 위도와 경도, 고도와 지질에 따라서 보통은 특정산에 잘 자라는 종류는 한정적입니다. 반면 목질은 산봉우리, 산비탈, 산등성이, 계곡, 남향과, 북향 등에 따라서 같은 수종의 나무도 그 성격이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곧게 자라는 나무. 굽어 자라는 나무, 목질이 단단한 나무, 연한 나무, 옹이가 많거나 적은 나무, 나이테의 폭이 넓거나 좁은 나무 등.
목수는 같은 수종이더라도 목재의 성질에 따라 집(궁)의 기둥재로 쓸지 아니면 보 또는 처마로 쓸지, 서까래로 쓸지 적재적소를 정하는 작업을 집짓기에 앞서 우선해야 합니다.
나무를 사서는 목질만을 보고 이 나무가 산 어디쯤에서 어떻게 자랐는지를 모두 예측하여 적재적소를 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보통은 크기와 두께를 보고 적당한 자리를 배치할 뿐이지요.
산을 산다는 것은 그 시작이 다릅니다. 직접 나무의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고 맞춤한 자리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베어야 할 나무를 벌목하기 전에 쓰임을 먼저 표시할 수 있는 것이죠. 스케일이 다르기도 하지만 적재적소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을 보유(1300여년)하고 있는(우리의 더 오래된 목조건축물은 그들이 태워버렸습니다.) 일본은 그 건축물(法隆寺)을 개건하는 과정에 궁목수가 산을 사는 과정을 도왔습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대목입니다.
개인적 감상은 접어두고 적재적소를 하기 위한 공부의 양은 참으로 방대합니다. 또한 나무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놓치는 어리석음과 부분의 합으로써의 전체를 판단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 <나무를 사지 말고 산을 사라>는 격언의 교훈은 분야를 막론하고 새겨봐야 할 문제일 겁니다.
다음에는 적재적소의 큰 그림을 좀 더 세부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목공이야기 _ 집짓기 프로젝트 _ Intro
목공이야기 _ 집짓기 프로젝트 _ 001
목공이야기 _ 집짓기 프로젝트 _ 002
이곳에 오면 집을 지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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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제가 FM은 아닙니다. 다만 과정을 함께 나누고 공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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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이 아닌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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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도 맞습니다. 다만 부분없는 전체가 없음을 잊어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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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짱짱 레포트가 나왔어요^^
https://steemit.com/kr/@gudrn6677/3zzexa-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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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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