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ria의 정치이야기 1. 잘못 끼워진 첫 단추, 하지만 시민.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스팀잇을 처음 시작하게된 Yuria입니다. 인터넷 기사로 보고 들어온 사이트인데 가입기간에 굉장히 오래걸리더라구요. 그래도 블록체인 기반의 SNS라는 신선한 시도에 꽤 흥미가 생겨 기웃거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가입하게된 기념으로 평소 생각했던 글들을 풀어내려합니다. 주제는 정치, 좀 예민할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근 몇년간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격변의 흐름을 보면서 언제고 이를 정리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기에 조심스럽게 타자를 잡습니다. 앞으로 잘부탁드릴게요 (__)


주의: 이 글과 앞으로 포스트될 글들은 지극히 주관적 관점에서 작성되는 편파적인 글입니다. 개인의 정치사적 판단에 따라 작성되는 글이므로 제 정치세력들에 대한 기계적 중립 요구는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또한 합리적 토론을 넘어 인신공격성 발언들이나 판단에 대한 비난은 모두 사법절차를 밟을것을 명시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저에게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한가지 주제를 뽑으라면 저는 그것을 '잘못 끼워진 첫 단추'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게 뭐냐구요? 네, 이미 잘 알려진 '친일파 청산 실패'입니다.

세계를 불태웠던 2차대전이후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군국주의적 야심에 희생당한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독립합니다. 하지만 그것 아십니까? 동아시아에서 2차대전이후 외세에 부역해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나라는 대한민국만이 유일합니다.

네, 일본에게 침략당했던 그 수많은 나라들중에서, 그것도 무려 수십년간 침탈당하고 일본의 군국주의적 침략의 첫 제물이 되었던 대한민국이, 역설적이게도 외세에 부역해 수십년간 나라와 동포를 팔아먹은 쓰레기들을 정리하는데 실패한 겁니다. 수십년간 온나라를 온 동포를 팔아먹으며 호의호식하던 인간들은 해방이후에도 여전히 잘먹고 잘삽니다.

이게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첫번째로 잘못 끼워진 첫 단추'입니다.


냉전, 미국에 대한 지독한 애증의 시작.

2차대전 이전의 국제정세가 파시즘 vs 자본+민주주의 vs 공산주의간의 대결이었다면 이제 2차대전 이후의 세계는 자본주의 vs 공산주의간의 대결로 요약됩니다. 이른바 냉전, 즉 Cold War의 시작인데요, 여기에서 애꿎은 한반도가 피해자가 됩니다. 양 진영간의 대리전장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2차대전의 마지막, 소련은 만주의 관동군을 때려부수며 남쪽으로 맹진합니다. 만주를 넘어 한반도까지 밀려오지요. 그러자 한반도가 완전히 적화될까 우려한 미국은 다급히 소련에게 38도선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나눌것을 제안합니다. 이른바 38선의 시작인데 이게 비극의 단초가 될것이라는것을 당시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요.

문제는 일본이 항복하고 전후처리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이해가 정말 단 1%도 없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일본에게 먹힌지 수십년이 지났고 그저 일본의 한 지방정도로 인식되고 있었지요. 그래서 뒤늦게 한반도에 들어온 미군은 자신들이 점유한 남반부에서 독립조국을 건설하려 준비하고있던 여운형의 건준을 공산주의 단체로 인식하고 그대로 날려버립니다..

네, 우리가 미국에 가지는 지독한 애증이 시작되는 계기입니다.

당시 건준은 미군정의 생각처럼 좌익단체따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일제타도와 민주주의 국가건설을 강령으로 내세우는 온건 좌우파의 합작품에 가까웠지요. 실제 건준은 해방이후 혼란상에 빠졌을 한반도의 치안안정에 크게 기여합니다. 그대로 이를 살려나갔다면 어쩌면 분단은 없었을지도 모르지요.

(* 물론 박헌영을 주축으로 한 남로당계열의 건준을 통한 적화시도가 이후 있었습니다. 다만 이부분은 미군정이 제어했다면 충분히 견제할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고, 무엇보다 건준의 대체제가 친일파였다는 점이 최악이었습니다.)

문제는 미군정이 이를 완전한 좌익단체로 인지하고 불허하면서부터입니다. 덕택에 전후 해방조국을 재건하려 준비하던 모든 독립단체/정부는 불법단체가되고 이는 심지어 상해임정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방이후 상해임정의 지사분들께서 개인자격으로 입국하게된 이유가 괜히 있는게 아니었지요. 이로서 미국은 제대로 일본을 때려부숴줘놓고 두고두고 까이는 병크를 저지릅니다.

바로 친일파 재등용이었습니다.



냉전의 최대 수혜자, 친일파들과 이승만.

한반도에 무지한 미국이 새로운 독립조국을 건설하려 치안을 확보하고 있던 건준을 좌익단체로 이해하고 해체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이제 자신들이 진주한 한반도 남쪽의 지배권을 다지고 치안력을 확보해야했지요. 그러니 이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한정적이었을 것입니다.

[제2조 - 정부의 전 공공 및 명예직원과 사용인 및 공공복지와 공공위생을 포함한 전 공공사업 기관의 유급 혹은 무급 직원 및 사용인과 중요한 사업에 종사하는 기타의 모든 사람은 추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종래의 기능 및 의무 수행을 계속하고, 모든 기록과 재산을 보존 보호해야 한다.]

1945년 9월 7일,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의 '맥아더 포고령'에서 의미하는 명백했습니다. 미국은 이 포고령을 통해 한국민의 독립을 보장했으나 동시에 기존에 한국을 통치하던 제국주의 식민수탈기관, 즉 총독부 체제에서 근무하던 이들의 영속성까지 보장하고 말았습니다. 한국은 36년만에 국가적 숙원이었던 독립은 달성했으나 자치권은 부정당했고, 이전까지 외세에 부역해 시민들의 피를 빨아먹던 기생충들이 다시 미군정 산하의 실무자들로 복귀하게 된 것이지요.

그 댓가는 끔찍했습니다. 미군정의 이 잘못된 선택 하나로 당장 한반도 남쪽의 행정적 안정은 얻을 수 있었지만 3년여간의 미군정 기간동안 기득권을 재차 다지게된 친일파들의 청산에는 근본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군정은 총독부 체제를 통해 치안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였고, 미군정을 등에업은 이전의 매국노들은 자신들의 안정을 보장받았습니다.


친일경찰 노덕술


의열단 약산 김원봉

동포들을 고문하고 학살하던 친일매국노 노덕술이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약산 김원봉의 뺨다구를 갈기며 빨갱이새끼라고 모욕한 것은 유명한 일이지요. 수십년간 이역만리를 떠돌며 조국독립에 헌신했던 김원봉은 이 일로 식음을 전폐하고 집안에서 3일을 오열했다고 합니다. '내가 수십년간 일본놈들을 때려잡았지만 해방조국에서 이런 모독을 받을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라면서요..

'이제 우리는 무기휴회된 공위가 재개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케 되지 않으니 우리는 남방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

그리고 여기에 숟가락을 얹은 이가 나타났으니 바로 이승만입니다. 독립운동가라는 타이틀에 극렬한 반공주의자, 그리고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까지. 이승만은 미국에게 있어 아주 매력적인 말이었겠지요. 하지만 당시 이승만은 국내적으로 유명했던 백범 김구, 여운형등의 다른 독립지사들에 비해 가진 영향력이 미미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바로 친일파들과 손을 잡은 것입니다.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

자, 미군정 최악의 실수와 이에 야합한 이승만이 이제 정권수립을 위해 움직입니다. 백범 김구, 여운형 등 유력한 국내 유명 독립투사들은 모두 암살당하거나 백색테러에 휘말려 죽었고 이승만은 미국의 권위와 독립운동가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남쪽 단독 정부 수립에 성공합니다.

정읍발언에서 단독정부 수립을 구체화한 이승만이 분단에 반대하는 민족우익세력들의 제헌의회구성 보이콧을 틈타 1948년 8월 15일 단독정부수립을 공표한 겁니다. 대한민국의 시작이지요. 그리고 이후 분단의 원인을 우리쪽에 떠넘기려는 북한은 다음달인 9월경 정부수립을 공표합니다. 이로서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됩니다.

그리고 절대, 다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한반도를 모조리 처먹겠다는 북쪽의 김일성 돼지새끼가 기어코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 북한은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대한민국을 불법적으로 남침합니다. 이전까지 같은 민족, 같은 국가였던 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항복하라고 윽박지릅니다.

이제막 독립한 한국에게 이는 너무나 끔찍한 고난이고 재앙이었습니다. 3년여간의 전쟁와중 남북을 합쳐 적어도 300만이상의 민관군이 사망했고 이는 독립당시 2천만정도로 추산되던 한국민의 7분의 1이상이 죽어나간 전대미문의 비극이었습니다. 전통적인 향촌 공동체는 박살이났고 가족들은 생이별하였으며 전후 천만이상의 이상가족이 발생합니다.

전후 냉전이라는 신 대결구도하에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눈이 벌개졌던 미소양국의 욕심과, 이 와중에 지들만 잘처먹고 잘살겠다고 권력욕에 눈이 먼 남북의 권력집단이 빚어낸 비극은 이후 수십년간 한국을 관통하는 엄청난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영향력하를 살아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이들은 하루를 죽지못해 살아가던 지극히 평범한 이들 뿐, 가족을 잃고 친지를 잃고 생이별을 한 이들에게 대체 무슨 죄가 있어 그런 비극을 당해야 했던 걸까요? 하루아침에 삶이 무너지고 가족을 사별하고 생이별하고 죽지않기위해 피난하는 이들의 비극은 결코 이들이 원해서 빚어낸 것도 아니었고 바랬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책임이 있는 자들은 그저 권력을 위해 국가와 동포를 팔아먹은 이들 뿐.


전쟁은 무수한 비극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 집권을 위해 친일파들과도 붙어먹으며 독립운동이라는 과거의 이력마저 팔아먹은 이승만은 천인공노할 비극을 벌리니 바로 '보도연맹 집단 살해 사건'입니다. 정권수립이후 정부는 공산주의로부터 전향한 이들을 중심으로 '보도연맹'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관리했었는데 전쟁발발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한 것입니다.

토가나올정도로 끔찍한 일은 당시 보도연맹이라는 이 단체에 가입한 이들중 거의 절대다수가 이념이 뭔지도 모르던 선량한 민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정권은 각 지방단위로 보도연맹 가입 인원수를 채우라고 내려보냈고 뭔지도 모르던 이들은 가입했다가 전쟁발발이후 떼죽음을 당해야했습니다. 갑자기 평화로운 마을에 군경이 들이닥쳐 사람들을 소집하고, 뭔지도 모르고 따라갔던 이들은 산골짜기에서 떼죽음당하고 암매장당합니다.

피해인원수만 최소 20만에서 120만. 국군·헌병·반공 극우단체 등이 자신들이 지켜야할 국민들을 학살한 이 범죄는 대한민국 정부 최대의 흑역사입니다. 하다못해 히틀러도 자기 민족을 대량학살하지는 않았건만 이들은 '소요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모르던 자국민을 떼로 몰살시킵니다.

'골로간다'라는 말이 나온것도 이 때문이었지요. 말한마디 잘못하면 산골짜기로 끌려가서 총맞고 죽어서 암매장당해야했으니 얼마나 가혹하고 미친시대였는지 아직도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 모든 일이 불과 70여년전 이 땅위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는 것입니다.


분단의 고착화, 레드 콤플렉스의 시작.

자 어쨌든 전쟁은 끝납니다. 낙동강까지 밀린 우리는 UN군의 참전으로 압록강까지 밀고가지만 다시 중국군의 개입으로 밀려났다가 휴전선에서 경계를 형성합니다. (이 와중에 1.4후퇴와 흥남부두철수작전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3년간의 전쟁끝에 휴전이 성사되며 오늘날의 남북대치구도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잘못 끼워진 첫 단추와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상처는 너무나 컸습니다. 이데올로기가 뭔지도 모르던 이들은 이제 전쟁을 겪으며 레드콤플렉스를 내면화합니다. 빨갱이는 당연히 처죽여야할놈이고 좌익은 나라팔어먹는 쓰레기들이됩니다. 좌익 빨갱이 = 처죽일놈이 되면서 대한민국은 이 세상 어느곳보다 강경한 반공국가가 됩니다.

물론 이는 이해못할일이 절대 아닙니다. 눈앞에서 가족을 잃고 생이별하고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에게 어떻게 분노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내나라 내가족 내친지를 처죽인 좌익빨갱이들은 당연히 처죽일 놈들이고 이 글을 쓰는 저 또한 그것을 부정할 마음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전복을 노리는 북괴는 반드시 경계해야할 적이고 북돼지일가는 ISIL보다 더한 쓰레기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만인의 행복을 보장합니다.

문제는 이를 이용하는 독재권력입니다. 미군정을 등에업고 친일파와 결합하여 집권한 이승만은 이제 레드콤플렉스를 집권의 수단으로 삼습니다. 정치적 반대자, 경쟁자는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선거는 조작합니다. 얼마전 개봉한 영화 강철비에서 나왔던 말처럼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된 이승만은 자신의 안정적인 집권을 위해 헌법유린과 정치깡패 이용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사사오입, 3.15부정선거등은 이미 너무나 유명한 일입니다. 헌법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규정하면서, 정작 민주주의를 지키라는 이들은 몽둥이로 때려잡고 정치깡패로 두들겨 팹니다. 정치적 반대자는 암살하고 헌법을 지 ㅈ대로 바꾸면서 사사오입과 같은 희대의 아전인수격 해석을 동원합니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승만은 결코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땅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빛을 가져온 선지자도, 국가를 건설한 국부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저 권력욕에 물든 추악한제3세계의 독재자이자 자국민 수백만을 수십만을 때려죽인 학살자였을 뿐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란 '내 ㅈ대로 왜곡할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말할 뿐, 말 그대로의 민주주의가 아니었습니다. 하긴, 전쟁중 자국민 수십~수백만을 떄려잡은 쓰레기니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수백만 때려잡은 개XX에게 수십따위 때려잡는건 아무렇지도 않았겠지요.

결국 시민들이 일어납니다.


1960년 4월 19일, 이승만의 장기집권 에 학을 뗀 시민들이 마침내 들고일어납니다. 당시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개표조작을 자행하자(3.15 부정선거), 이에 반발하여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시위에서 마침내 대한민국을 뒤엎는 거대한 혁명으로 이어진 겁니다.

기폭제는 3·15 부정 선거의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다가 경찰에게 살해당한 고 김주열 학생. 그는 실종된지 27일만인 4월 11일 아침에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왼쪽 눈에 경찰이 쏜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오릅니다. 당시 이를 부산일보가 보도하면서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시민들의 항의는 급기야 독재 정권의 퇴진운동으로 발전합니다.




이 나라가 위대한 것은 결국 어려울때마다 항상 민초와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해결책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정도로 악랄한 일제의 식민통치와 전국민의 칠분지 일이상이 죽어나간 내전, 그리고 분단된 조국과 무려 10여년이 넘는 제3세계 독재자의 악랄한 독재정치라는 처참한 현실을 겪은 이 나라의 시민들은 결코 굴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굴하기는커녕 오히려 지금으로부터 58년전, 기어코 위대한 시민사적 진전을 이루어내고 맙니다.

헌법조문으로만 박아넣고 실제로는 경쟁자 암살/ 백색테러/ 정치깡패/ 사사오입 개헌/ 부정선거등으로 권력을 독점하고 지들 부만 빨아처먹기 바쁘던 독재자를 기어코 권좌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자유와 민주를 외치며 거리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억울하게 죽은 학생의 죽음에 분노하며 전국에서 불타오릅니다. 거대한 시민혁명의 열기가 전국을 휩쓸었고 부정선거사범은 맞아죽고 독재자는 쫒겨납니다.

누가 한국에서 이런 민주적 진전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요? 전후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는 것은 쓰레기장에서 장미가 꽃피는것을 바라는 것과 같다'라는 평을 들을정도로 모든게 망가졌던 이 비극적인 땅에서, 시민들의 위대한 힘이 불타오를 것이라고 세계의 그 누군들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의 정치가, 종교인, 언론인, 사회운동가인 고 장준하(張俊河) 선생의 사상계에서는 당시 기고를 통해 4.19 혁명의 의의 7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 민주주의는 가열한 투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이것만이 가치있다는 것을 경험한 점.
  • 혁명의 성공으로 외국으로 하여금 우리 민족을 높이 평가하게 하였다는 점.
  • 혁명은 부정선거가 원인이나 근본정신은 20년간 누적된 부패정치와 사회악에 대한 항거였다는 점.
  • 혁명으로 구체제가 무너지고 새 민주체제가 성립했다는 점.
  • 혁명으로 반공 이데올로기가 크게 약화되었다는 점.
  • 혁명으로 세계 민주운동사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점.
  • 혁명으로 시민의 전체적인 개혁이 시작되는 동시에 한국 학생들의 정치, 도덕적 갱신과 성숙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

사실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낯선 것이었습니다. 자력으로 이루어낸 것도 아니고 그저 전후 이승만 패거리가 집권을 위해 미국에 편승하며 박아넣은 이데올로기일 뿐이었지요. 하지만 시민들은 불과 십여년만에 가치를 깨닫는것을 넘어 이를 내면화시킵니다.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도, 자유롭고 민주적인 정부를 열망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을 유린한 독재권력에게 사형선고를 내리지요. 어느 나라에서 이런 드라마적인 진전이 가능할까요?

인류사에 유래가 없을정도로 악랄했던 식민통치
해방이후 냉전이라는 국제정세와 이에 부역한 독재자들이 불러온 내전과 그로인한 말도안되는 참변
두조각으로 갈라진 조국
세계최악의 경제상황
그리고 지독한 레드콤플렉스까지..

이당시 우리 한국은 제3세계에서도 가장 최악으로 못사는 나라였습니다. 정치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독재권력의 유지가 너무나도 쉬워보이는 국가였지요. 얼마나 시민들이 개X로 보였으면 하다못해 선거마저 조작했겠습니까? 아마 이승만과 자유당 패거리에게 있어 시민들의 이 거대한 흐름은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을 것입니다.

아마 이 X들은 자기들 세상이 천년만년 갈줄 알았을 겁니다. 아닌말로 경쟁자는 두들겨패고 파묻고 때려죽이고 빨갱이타령만하면 권력이 굴러들어오니 민주주의란걸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시민들은 그저 개돼지일뿐이고 자기들의 말을 잘 듣는 가축쯤으로 생각했겠지요.


영화 내부자는 그냥 영화만의 일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결국 시민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 /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 껍데기는 가라. // 그리하여, 다시 / 껍데기는 가라. /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 아사달 아사녀가 /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 맞절할지니 //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1967년 1월. 《52인 시집》에 수록된 신동엽의 대표적인 시 ‘껍데기는 가라’입니다. 4.19에 직접 참여해 피를 흘렸던 신동엽은 4.19당시 잠깐 맑은 하늘이 빛났다고 읊었습니다. '4.19 시인'으로 평가받으며 온몸으로 뛰어든 그의 말처럼 4.19는 동학 아우내 장터에서 시작된 시민의 항쟁이었고 쇠로 국민을 업박한 쓰레기들의 몰락을 이루어낸 일대 시민사적 쾌거였습니다.

악랄한 식민지배와 내전, 그리고 지독한 가난과 분단, 독재까지 겪은 한국민들은 결국 시민들의 위대한 힘으로 세계 시민사를 다시 쓰고야 맙니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곳에서 들불처럼 타오른 민주주의의 진전은 세계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민은 승리합니다. 4.19 혁명으로 시민들은 승리의 경험이라는 일대 쾌거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수십년전만해도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제3세계 최빈국 후진국의 시민들이, 민중들이, 국민들이 부정선거에 각성해 일어나 결국 독재권력을 타도하고야 맙니다.

드라마로 쓰면 아무도 못믿을 일. 쓰레기통에서 피는 장미처럼 대한민국의 위대한 시민들은 이렇게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한 국가의 주인으로서,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거듭납니다. 그 찬란한 시민사적 진보와 감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권력은 불의하고 썩었으되 시민들은 위대했습니다. 진정한 민주적 정권의 출범으로 드디어 한국은 해방이후 이십여년간 적체된 매국사범척결과 쓰레기들을 정리할 최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게 결국 시민들이 이루어낸 성과이자 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혁명은 결국 미완으로 끝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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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글을 써주셨는데 태그가 신경쓰이네요.
좋은 글이 뭍히게 될까봐 혹시나해서 말씀드립니다.
한국 분들과 소통하시려면 kr 태그 시리즈를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사람들이게 알릴려면 kr-join 으로 간단하게 가입인사하시는게 좋을 듯 싶어요.

태그 정리된 문서는
https://steemit.com/kr/@myfan/2-19
이것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헷갈리는게 많네요. 참고하겠습니다 :D

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저는 krwhale이라는 아기고래와 코인시세 챗봇을 운영하고 있어요 :)
- 아기고래에게 Voting 받는 법
- 코인시세 챗봇
1주일 뒤 부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스팀잇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좋은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

가입환영해요 ^^
팔로우하고 갈게요
좋은 포스팅 기대할게요~

안녕하세요 @yuria님 땅콩버터입니다.

많은 정성이 담긴 글 잘 봤습니다.
역시 역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추는 창이군요.

앞으로 yuria님의 역사 포스팅을 팔로우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정말 좋은 포스팅이여서 미약하게나마 풀보팅도 했습니다 ㅎㅎ

뉴비시라면 # 스팀잇이란 정글에서 뉴비가 살아남고 폭풍 성장하는 4가지 방법 을 읽어보세요 제 경험에서 나온 스팀잇 생존기입니다 ㅎㅎ

그리고 # [제 4회] 뉴비끼리 맞팔 하자!!! EVENT for Newbie 에서는 내 글을 읽어줄 팔로워와 SBD도 받아보실 수 있으니까 꼭 참여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