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뷰저들을 위한 틈새시장은 언제나 열려있다 (리워드풀에 대한 문제제기)

in kr •  7 years ago  (edited)

국가와 권력 그리고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를 보면 가장 처음에 이야기하는 것이 국가의 개념과 민주주의에 관한 것입니다.

국가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정치란 무엇일까?

그 중에서 언급되는 것이 '국가는 권력을 독점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회 집단과 구별되는 특징으로 언급되는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막강한 힘으로 한 인간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힘의 행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 작가가 모 토론에서 이야기 한 대로 '법치주의'란 국민에게 법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때는 반드시 법에 의거하여 행사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민주사회에서 '법치주의'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국가가 막강한 권력을 불법적으로 자행한 대표적 사례

더불어 이야기 되는 것이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입니다.

자력구제란 자기의 권리 행사를 위해 정해진 법률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실력을 행사하는 것(자구행위)입니다. 설령 어떤 사람이 나에게 큰 불이익을 끼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개인이 처벌을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개인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며, 개인의 정의 실현은 이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탈중앙화로 가는 험난한 여정 그리고 개인의 노력


블록체인 기술이 탈중앙화를 통한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탈중앙화가 절대선은 아니며, 중앙화 혹은 중개자가 절대악은 아닙니다. 국가의 형성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듯, 그 동안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일반적이었던 것은 그것이 각 시국에 맞는 최선 혹은 차선이었기 때문일겁니다. 누군가 신뢰를 보장해 주어야 했고, 질서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과도기를 겪으며 많은 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갈등이 있겠지만 저는 위에서 언급한 측면에서 그리고 이 스팀잇이라는 커뮤니티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탈중앙화라는 기치를 앞세워 생태계의 자정과 거버넌스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보면서 '저 분들은 무슨 이유로 저런 사명감같은 것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리고 그런 활동들로 인해 커뮤니티가 보다 활동하기 좋은 쾌적한 곳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이 정말 옳고 그른것인가? 저 판단이 모든 사람들에게 납득될만한 것인가?'라는 의문 역시 들었습니다. 과연 탈중앙화 내에서의 자구행위들이, 권위 혹은 공동 의견을 가진 집단의 '통치'가 설령 다수의 동의를 얻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적절한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18대 대선의 결과를 보며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그리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저와 비슷한 나이, 성향,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기에 내가 듣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다양한 뉴스 속에서도 제가 읽고 싶은 부분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그 좌절감은 내가 접하는 정보에 대한 편향성을 늘 의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 하던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그 말이 그제서야 살아있는 언어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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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편향에 대해 깨닫게 된 계기

백서를 통해 본 스팀잇의 자정 방식


저는 한번도 다운보팅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내 나름의 정의가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설령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을 가능성이 높고, 내가 속한 무리는 모든 다양성 내에서도 일부일 수 있음을 기억한다는 측면 때문이었습니다.

양비론적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저는 저의 기존의 방식이 더 옳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탈중앙화의 세계는 그렇게 운영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중에 변동이 있을지라도 나름의 거버넌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탈중앙화가 운영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서를 통해 이해한 스티잇의 자정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 유저가 보편적으로 납득될만한 어뷰징 행위를 지속하더라도 중앙적으로 그것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생태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 잘못된 행위를 제재 하는 방법으로 negative-voting(다운보팅)을 하는 것이다.
  • Crab mentality는 이러한 negative-voting에 대한 설명이다.
  • 다만 이 문제의 유일한 문제는 '제재를 가하는 대상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믿음으로부터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The use of negative-voting to keep people from abusing the system leverages the crab mentality that many people have when it is perceived that one individual is profiting at the expense of everyone else. While crab mentality normally refers to short-sighted people keeping good people down, it is also what allows good people to keep bad people down. The only “problem” with crab mentality is when people wrongly believe someone is profiting at everyone else's expense.

그런 측면에서 커뮤니티의 수호자들은 다운보팅을 통해 나름의 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혼란의 도가니였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재가 아닌 인센티브로 긍정적 문화를 만들어가는 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kr-guidedog은 강압적 행동 없이도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 갔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jjangjjangman을 통한 최소보상은 보팅을 통한 어뷰징 보다 글쓰기를 통한 의미있는 활동을 유도한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그걸로 어뷰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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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한 이들을 보라!!


최근 자정 활동의 사례 그리고 어뷰저를 위한 틈새시장


제가 위에서 자력구제니 뭐니 장황하게 이야기 한 이유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한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함입니다. 방관자로서가 아닌 나름 1년 가까이 겪어온 생태계의 일원으로서의 문제제기.. 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최근 S.., H.., W.. I.. 라는 계정들이 보여준 못난 행위들이 다양한 분들의 견제와 감시를 통해 사실을 찾아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 시리즈 글들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lekang님의 스팀잇의 거짓말 1편, 2편, 3편

이 역시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이었겠지요. 그 계정의 실상이 드러나자 스팀파워다운 후 댓글 셀봇 어뷰징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걸 발견한 분들이 다운보팅을 하면서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죠. 그러다 최근 그 분의 계정을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계정 지갑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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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익숙한 아이디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알고보니 저도 예전에 한번 아무생각 없이 참여한 적이 있었던, 기여도 대비 보상을 지급하는 리워드 풀 같은 것이었습니다. shinternational이라는 계정의 대부분의 글은 저자 보상 스팀달러를 나눠준다는 글이며, 3시간씩 글이 올라오니 하루에 8번 정도 글이 올라옵니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맞춰서 올라오는 걸 보면 아마 봇으로 운영되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보상 결과글을 통해 보니 문제의 s계정은 풀 중 약 5프로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매 페이아웃에서 그 비율만큼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어떤 계정을 보니 하루에 보팅만으로 80스달씩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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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것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무분별한 셀봇과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이러한 활동이 스팀잇의 생태계, 철학과 부합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스파가 높은 사람은 하루에 클릭 8번으로 80스달씩 가지고 가는 것은 저 풀의 의도가 어떠했든 간에 적어도 지금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일부 계정의 경우 포스팅이 계속 다운보팅으로 블라인드 당하니 이걸로 보상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봇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검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죠.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로 위 계정을 언급했지만 이와 유사한 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서에서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The challenge faced by Steem is deriving an algorithm for scoring individual contributions that most community members consider to be a fair assessment of the subjective value of each contribution. (중략) Any widespread abuse of the scoring system could cause community members to lose faith in the perceived fairness of the economic system.

문제 제기와 컨센서스 도출


이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일회성 이벤트를 제외하고서 리워드 풀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오남용의 여지가 많고 장기적으로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만, 이러한 활동이 시작된 나름의 의미와 철학을 모르기에 약간은 조심스러워 의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적어도 Kr 커뮤니티 내에서 더 나은 커뮤니티를 위한 애매한 행위들에 대한 나름의 컨센서스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hinternational을 운영하시는 분과 그와 유사한 포스팅을 지속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만약 어느정도 의견이 모아진다면, 그리고 공론화 된 문제에 대해 변화가 없다면 저도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방향의 활동을 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뉴비에 스파도 높지 않기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요. 마지막으로 백서에서 다운보팅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Through the addition of negative-voting it is possible for many smaller stakeholders to nullify the voting power of collusive groups or defecting large stakeholders. (중략) In fact, honest large stakeholders are likely to be more effective by policing abuse and using negative voting than they would be by voting for smaller contributions.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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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ative voting 다운보팅에 대한 재밌는 글이네요. 행복은 내가 찾는 것이란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또 하나 찾아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건 좀 어려운 주제같네요 ㅎㅎ저는 쉽게 정답은 못찾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_^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정답은 모르겠지만 좋은 문제제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정답이라는게 있을까요? ㅎㅎ 그냥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 아닐까 해요 :)
감사합니다 ^^

네. '최대한 바람직한 기준' 정도의 개념을 편하게 표현했다 보심 되겠네요.

근데 지금은 안좋은 용도로 잘못쓰이고 있는게 맞는 것 같으니 문제제기를 한 것인데 제가 아무래도 피래미라 이야기가 안되네요 ㅋㅋ

힘 있는 분들이 이슈제기를 해 주셔야 할 듯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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