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만주국 장교가 사랑한 만주환상곡이기도 하지

안익태와 애국가는 구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 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애국가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안익태(1906~1965)

안익태의 친일행적은 많이 밝혀졌으며 특히 2000년에 송병욱씨가 발표한 사실은 베를린 필음악회가 만주국축전 음악회의 실상이라는 폭로떄문에 한국 음악계는 패닉에 빠졌죠.
저는 더 나쁘게 보는게 그의 활동 영역이 그당시 2차대전 전범국가인 이탈리아와 독일이라는데 있습니다. 그 스스로 이미 해외 활동중인데 굳이 일본이름인 에키타이 안이라는 이름을 썼던건 2차대전 당시 독일-일본-이탈리아 3국의 동맹과 무관하다 보지 않습니다. 게다가 독-일 관변단체들에게서 자금을 받아 연주회활동을 한것도 알려졌구요.

그런데 자칭보수계 인사들은 애국가작곡 이전인 1936년 이전에 안익태의 뚜렷한 친일행적도 없었는데, 친일시비로 한국의 위대한 천재 음악가를 묻어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전 일단 안익태가 천재 음악가가 아니라는 것부터 지적해야 겠습니다.

일단 안익태는 한국에서 태어나긴 했으나 15세인 1921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이후, 1955년과 63~65년의 연주회 활동한 것 외에는 국내 활동은 전무합니다. 마치 굉장한 애국심을 가진 음악학도가 모진 고생끝에 작곡해낸 것처럼 인식이 심어져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 해외로 떠난이후 해외에서 사망했는데 사망 직전에 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964년 미국의 불가리아계 지휘자인 페터르 니콜로프가 서울 국제음악제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 했다가, 이 노래는 불가리아 민요인 "도브루자의 땅이여(О, Добруджански край!)"라는 노래를 표절한 노래라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영상 출처유튜브 : О, Добруджански край!

부분부분 비슷한 부분이 있긴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 페테르 니콜로프의 발언때문에 애국가를 국가로 해서는 안된다는 소동도 있긴 했습니다. 그래서 애국가의 원곡인 Symphonic Fantasia Koreana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애국가인 원곡인 Symphonic Fantasia Koreana

그런데 "백도라지"도 한참 나오고 위의 "도브루자의땅이여"도 좀 나오고 그러네요. 민요 "자질방아를 돌려라"도 등장합니다.
저는 심포닉판타지아코리아나를 처음 들어봅니다만, 낯설지 않아요. 위에 3노래 외에도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들이 조금씩 나와요. 여기저기서 많이 짜집어서 만든 노래라는 생각이 드는걸 막을수가 없네요.
실제로 애국가의 저작권료를 받던 후손들도 친일문제와 표절문제가 거론되자 결국 저작권을 포기합니다.

에키타이 안의 만주환상곡 지휘 실황

에키타이 안의 에텐라쿠 강성천악(1941,헝가리)

결론적으로 안익.. 아니 '에키타이 안 '은 애당초 무슨 애국심이 있어서 한국환상곡을 만든것도 아니고 그냥 이민요 저민요 세계각지의 음악을 끼워마춘 짜깁기 천재지 작곡천재도 아닙니다. 흔히들 40년대부터 독립의지를 잃은 인사들이 변절할때 안익태도 그중에 하나였다고들 하는데...제가보기에는 이사람은 변절한적도 없고 그냥 쭈욱 황국신민이 맞습니다. 또 광복군이 애국가를 지금의 애국가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그당시 광복군이 이런걸 생각하지도 않았을거고 외국의 민요보다야 동포가 작곡한 유명한 곡이 더 좋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사용했으리라 생각해요.

애국가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사명감이 생기던분들에겐 참 죄송하지만, 아주 오래 사람이 속다보면 거짓과 진실이 분간이 안되죠. 게다가 이 애국가 완창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강요하던 사람들이 바로 친일부역집단들이 반공이라는 허울로 국민을 속이고 독재의 정당성을 주장하던 집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섬뜻합니다.
게다가 만주국 군관출신인 대통령이 만주환상곡을 좋아하는거야 당연하잖아요?

한참 시끌시끌했던 이슈였는데 잊혀졌던 것이 평창동계올림픽때 왜 애국가를 안부르냐고 궁시렁 대던 자칭극우 정치인 때문에 떠올라서 포스팅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