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2권 읽다가 쓰는 깨알수다타임.

in kr •  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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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고 싶었던 소설이라 되려 스포를 당하고(괜히 2권 대여가 늦어져서 너튜브로 줄거리 요약보고 팍 식어버림) 망설이다가 결국 돌아돌아 여러책을 읽어도 삼체 발끝도 못하다는(죄송합니다 작가님들) 생각이 들어 2권을 빌린지 며칠째 정말 도파민 대분출이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내가 이렇게 공상과학소설 매니아였나? 전혀 아니올시다. 그런데 왠지는 모르지만 나이들면서 신파+억지감성+새드엔딩을 자연적으로 피하게 되어 뜻밖의 공상소설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게 된 케이스.

정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 모든게 시계태엽처럼 정교하게 이야기가 맞아떨어지고 극히 감정적 묘사를 절제한 사실적인 기술로써 빠른전개와 극악의 엄청난 상상불허 스케일로 온종일 땀을 쥐게 하는 책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이 책은.

사야 한다.(진심)

삼체를 읽는 동안은 나의 워킹맘 생활이 아주 우주의 한톨 먼지보다도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듦. 현실을 도피하다 못해 우주로 나가버린ㅋㅋㅋ미친 소설 ㅋㅋㅋㅋㅋ평소에는 마치자마자 집안일+아이들 라이딩+간식챙기고+저녁만들기+아이들책읽어주기 같은거 하다보면 금새 체력이 방전되어 뻗어버림. 7시 출근이라 5시 기상이 원칙인데 이 소설을 멀끔한 정신으로(절대 자기전에 읽으면 안됨. 밤샐각) 읽어야 함으로 곧장 빠른 취침으로 접어들고서 새벽3시에 깨서 2시간동안 책 읽고 황홀해 가지곸ㅋㅋㅋㅋ 출근길 아주 피곤할 지경

내가 요즘은 게임을 접었음. 그래도 간간히 출첵과 한두판을 깨어줌. 몇 개월에 한번씩 출현하는 비싼 템을 얻을때의 총격전을 위해 계속 돈과 아이템을 비축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 더더욱 소설에 몰입됨. 나는 일단은 삼체 다 읽고 나면 이 작가 책 다 파볼예정이라 벌써부터 가슴이 요동침.

그동안의 나의 작가이력으로써 생각해보면 이 분도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음. 그렇지만 지금껏 이런 너낌은 없었다. 우주가 내 손안에 ㅋㅋㅋ앜ㅋㅋㅋ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너튜브 요약으로 영화나 책 줄거리를 보고 다 봤다고 느낀다면 당신은 2%밖에 맛보지 못한 것이오. 내가 본 너튜브의 게시자는 2권의 뤄지를 아주 한심한 현실도피자처럼 묘사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나는 2권을 파면 팔수록 뤄지가 퍽 마음에 든다.

지고지순 순애보+은근한 과학도+인류애뿜뿜까지 무엇하나 영웅의 그 자질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너 뤄지는 인류 최고의 면벽자임을 나 자신이 인정한다. 그 누구도 뤄지의 파벽자가 될 수 없어. ㅋㅋㅋ이건 삼체인도 인정.ㅋㅋㅋ 갑자기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이 생각나네. 에스파랑 삼체랑 뭔가 궁합 너무 잘 맞아. 이 쇠맛노래와 공상과학소설이라니 말이지. 삼체인과 지구인이 ㄴ춤 단체군무 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웃겨 ㅋㅋ 윈터의 고운 음성에 따라 칼군무 추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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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이미 여기저기서 난리북새통이라 저의 이런 하잘것 없는 개인 블로그의 일기글을 통해 이 소식 전한다는 점 유감으로써 심심한 재미를(ㅋㅋㅋㅋㅋㅋ) 드립니다. 엣헴. 진짜 말그래도 심심.

소싯적 이미 저는 채식주의자를 진즉에 빌려 (물론 부커상 여파도 있음) 보았으나 극악의 감정묘사와 여성몸을 학대하는 듯한(내살 찢겨 ㅠㅠㅠ끄악) 심각한 감성형 F타입의 저는 이 소설을 딱 채식주의자 까지만 읽고 그 뒤로(그 뒤 같은 책의 다른 단편도 재낌) 한강님의 책을 차마... 읽지 못하였습니다.

감정적 묘사가 너무 적나라하고 내가 부인이 되어 채식선언한 그런 기분. 읽는 내내 불쾌하고 역겨웠다고 말한다면 오히려 작가님은 더 만족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불온도서로써 경기도쪽에서 지정한것은 온 국민이 지탄하지만 읽어본 저로써는 자라나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정서를 생각했을때 30초중반의 저도 감당하기 힘든 감정묘사가 더러 있는 와중에 저또한 심히 염려되는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라. ;;; 아무튼 이 말은 더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또 역사적인 아시아 여성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이 상황에 용기를 내어 다른 도서도 읽어보려 합니다. 부디 저에게 용기를 주떼용!

주님. 제게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고통을 감내하는 힘을 주세요.

떼잇.

오늘의 새벽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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