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 무선 키보드가 도착하기전에 30분마다 꺼지는 지금의 안습 키보드로 써보는 글.
새벽이고 일끝나고 와서 피곤하고 노곤한데다 콧물 감기까지 걸려서 훌쩍이며 써본다. 오타, 맞춤법, 글 구성이 엉망이더라도 양해바람.
할 말이 많다고 그 전 일기에 적었지만 다들 부담스러워 하는것 같아서 짧게라도 나눠서 적어보려고 함.
내 글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고 또 댓글도 주시는데 안구테러는 불허한다. 에헴.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자잘하게 많았다.
뭐부터 적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우선은 갤러리부터 뒤적거려 보면 뭔가가 나온다. 항상 내 글은 갤러리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사연있는 사진을 꺼내고 주절거리는 식이다.
김영하 책을 본격적으로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사건의 발단은 할로윈 데이가 오기전인 지난주로. 아파트 커뮤니티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 오후 4시 아이들 하원도중 도서관에 불이 켜진걸 보고 호기심에 들어가본 것이 시작이다.
첫째는 디즈니 동화책을 워낙에 좋아하기에 들어가자 마자 니모를 찾아서와 신데렐라 책을 읽어달라고 가져왔다. 신나게 목이 쉬어라 읽어주었다. 둘째는 아직 아기아기 한지라 뛰뛰빵빵, 야옹멍멍 소리나는 사운드북을 연신 소란스럽게 눌러대고 있었다.
아이들이 시끄러울거라고 진즉에 예감해서 방으로 된 곳으로 가서 문을 닫고 책을 읽어주었다. 누가 들으면 방에 네다섯명이 있는줄 알았을 것이다. 온돌방이지만 역시 절약(?)차원에서 온도는 냉골. 퍼뜩읽고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없는 감기도 걸릴 것 같아서.
그러다가 둘째녀석 화장실 볼일을 도와주고 나오다 어른책 코너가 눈에 띄었다. 대충 휙휙 봐도 이미 몇년전 있던 책들이 항상 같은 자리. 뭐 새로울게 있겠어 하며 왼쪽으로 휘릭 고개를 돌려 피곤한 눈으로 재빠르게 스캔한다. 좀 마음을 끌만한 책이 있는지.
음? 김영하 책이 다있네? 내 일기에 1년에 최소 3번은 등장하는 바로 그분이다. 스팀잇 초창기에는 이병률 작가의 바람이 분다라는 책과 신문에 개제한 에세이들을 보고 광팬이 되었드랬지. 그러나 일기짬 3년차.
나도 에세이는 (아주 쬐금?) 쓴다 이거양! 에헴!
기고만장 콧대가 높아져버림.
절대 그 분보다 잘 쓴다는것이 아니라. 에세이 같은 류는 절대로 절대로 내가 쓸 수 없다고 생각했었기에 일기쓰기로 그것에 대한 울렁증이 어느정도 극복되었어서 이런 농담을 던지는 것
그러던 찰나에 철옹성 같은 그분을 맞닥드리고 말았으니. 첫 대면은 오디오북이 아니옵고,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책이었다. 이미 설경구 주연의 영화로 유명할테지. 영화 예고편에서 설경구가 눈꺼풀을 연신 깜빡 거리던 몇 초간의 영상이 강렬하게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연기의 신 인가. 설경구. 나 한국영화 잘 안보는대도 그 장면은 또렷이 기억나네. 대단.
그 책도 결국 설경구의 그 눈떨림 연기 하나로 인해 제목까지 각인되어 도서관에서 책 제목만 보고 작가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자리에 앉아서 읽은 책이었다. 영화 메멘토라고 아는가? 보다보면 마지막에 결론은 하나가 되어 맞춰지지만 그 전개과정 중에 읽으면서 좀 섬뜩하고 싸~한 그 느낌이란. 둘 다 기억상실이지만 이건 한국식 메멘토냐.
아무튼 간에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책을 100%라고 쳤을때 60%정도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퍼뜩 읽고 집에 가서 가사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거니와 가장 얇으면서도 내 흥미를 끄는 책은 이 책뿐이었기에 이해가 되든 안되든 글자를 훑고만 지나갔어서 이해도는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주인공에 관한 글은 참으로 망치로 가슴을 치는 것. (스포가 있어서 줄거리는 생략) 이 책은 최소 2번은 정주행해야 모든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지는 책인것 같다. 아쉽게도 그러긴 쉽지 않을 듯. 내가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정도라면 그 책은 엄청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지금까지 내가 다시 읽은 책은 <성자가 된 청소부>와 <향수> 그 두권 뿐이다. 두 권 모두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소설인데도 상당히 문체가 세련되었다고 느꼈다. 김영하라. 흠... 그리고는 잊었다. 그러다 둘째를 낳고 조리원에서 심심해서(저는 원래 영상보다는 글을 좋아함, 글보다는 그림 좋아함) 팟캐스트에서 김영하가 수년전에 연재한 오디오를 듣게 되었음.
이미 여러차례 포스팅했지만 실로 이 작가의 덤덤한 톤이 여자역활도, 남자역활도, 성우까지 휘뚜루 마뚜루 무리없이 잘 소화한다. 그 오디오 채널은 작가가 읽은 소설책중에 인상깊은 부분을 직접 낭독하는 것이었다. 나 이런거 좋아했네? 내가 좋아하는 걸 또하나 찾아버렸다. 하하하.
할 것도 없는데 잘됐다며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큰 보폭으로 4발자국 남짓한 작은 그 방을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며 이어폰으로 들었다. 연재 중반즈음부터 작가가 게으름(?)을 피우는 것인지 게스트를 초대해서 그에게 읽게 해버리는 바람에 나는 그것으로 비로소 그 채널과 멀리 할 수 있었다.
가장 소름돋았던 낭독은 금각사와 본인의 단편 중에 악어라는 소설 그리고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남편과 절친인 주인공 남자가 그 집 와이프를 몹시 흠모해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해서 발만 동동 그리는 심리묘사 글이 베스트였다.
포스팅 하다 보니 생각나네. 악어 그 소설은 필히 필사해야 한다. 전개하며 스토리가 내 취향이야. 심지어 동물에 사람을 빗댄것이 나는 참... 나 또 이런거 좋아했네?(ㅋㅋㅋ) 나 비유법 참으로 좋아하는 여자군. 훗.
하..... 내가 아파트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내용에 관한 글을 써보기도 전에 또 김영하와 나의 만남(?)을 설명하느라 포스팅 끝났음. 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
벌써 새벽 1시 20분임. 그래도 칼을 꺼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하여지간 이러고 저러고 아무튼간에 내가 어린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제목이 <오직 두 사람>이었음. 그 중에 가장 기억 남는 단편도 <오직 두 사람>임. 본인이 여자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너무나 섬세한 여성의 심리묘사. 나 또 이런거 좋아하네?ㅋㅋㅋ 섬세한 여성 심리묘사의 달인 김영하씨. 싸인 한번만 좀 해주십쇼. 굽신굽신.
이름 김영하 맞나? (일전에 오타난거 생각나서 다시 갤러리 가서 작가 이름 확인함) 박영하라고 대문짝만하게 써서 제목에 걸었던 과오를 내 다시는 범하지 않으리라.
시간이 더더더 된다면 단편 하나씩 느낀 점들을 짧게 라도 쓰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진짜 5천자가 될 것 같기에. 책 내용은 1도 없이 지 혼잣말만 잔뜩 쓴 일기를 마쳐야 겠다. 고작 갤러리에서 책 사진 하나 꺼냈을 뿐인데 이것 보소.
다행히 네이버 글자수 세기에 글자 붙여넣어보니 글자만 2500자 정도라 여기서 끊는게 맞을듯.
갤러리 뒤져서 이야기 꺼내기.
다음 시간에 봐용~ 바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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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중간에 끊는게 어디있어!!!!!!!!! 5천자를 내놓으시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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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ㅋㄱㄲㅋㅋㅋ형들 경기함 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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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님은 양파같은 분.
글을 보면 볼수록 눈물이.... 아니고, 매력이 넘침.
나도 찡님 팬 라인에 줄 섬.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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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요 저는 도잠님 글을 정주행 하다보니 참깨같은 분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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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야채 가게 하나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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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찡형 좋아하는 거 잔뜩이었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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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빠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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