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일기다냥

in kr •  2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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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2주간 복용한 항생제에다 장염 그리고 구내염까지 동시에 걸려서 좀 고생했더니 미각을 잃은 것인지;; 맵고 짠거 이런걸 잘 구분하질 못하겠다. 평소 그렇게 짭쪼름하던 감자깡 과자가 이렇게 닝닝했다니? 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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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급날이었는데 생각보다 나의 노동의 가치가 꽤나 후하게 산정되어 나온거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곧 없어질 자리라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렇지만 내가 어떤 곳에 소속되어 매달 이렇게 금융치료 받아가며 산다는것도 하나의 행복일지도 모르겠다고 스스로 세뇌시키며 일했당. ㅡㅡ돈이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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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가급적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말수를 더욱 박차를 가해 줄였다. 그냥 느낀것인데 회사에서는 그냥 일하는 로봇이 되고 집에서는 말많은 아줌마가 되는 것이 낫다고 느꼈다. 이 말이라는 것은 당연히 좋고 옳게 쓰인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하는 나같은 여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인 것이다. '괜히 말했어'를 '잘 말했어' 보다 더 많이 생각한다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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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부터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이야기에 말을 부드럽게 하는 것과 긍정적인 사고로 생각을 전환하는 것을 터득하고 싶다고 했다. 자기효능감을 갖고 싶다던 작년과는 또 다른 목표인데, 상담자님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셨다. 그것보다는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인지를 초반에 잘 판별해서 후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먼저 해보자고 하였다. 좋은 것. 하오츠(이상한 인터넷 용어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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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에 1번 상담이 적당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사람들 속에 있으면 불안,초조,눈치 3종세트를 달고 사는 데 요즘은 또 혼자 떨어져서 조용히 일하다 보니 세상 고요하고 정적이 흐르며 기분이 날아갈 거 같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꽤나 떨어져 있어야 마음에 안정이 오는 타입인 것 같다. 그러다가 한번씩 다가가고 그런것. 아주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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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책을 좀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해서 장강명 작가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밀리의 서재에서 읽고 있다. 현재는 80%정도 읽은 참이다. 현재는 작가님의 자기책 소개타임인듯 하다. 기자출신이라서 그런건지 애매모호한 말이 잘 없다. 아마도 다른 작가분이었다면 두루뭉실하게 적어놨을 법한 시사문제들과 각종이슈들도 과감하게 이니셜도 없이 땋! 하고 적어놨다. 내가 방금 뭘 읽은 건가 눈을 한번 의심하는 그런 문장들이 꽤나 대거로 등장한다. 이름도 자양강장제(죄송)같은데 글도 그러하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한번쯤은 궁금했던 작가님들의 수입에 관한 것도 세세하게 알게 되었다. (읭?왠 횡재?)

나 그냥 내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1만부를 팔아도 1500만원조차 못 받는 다는 것은... (그렇게 말하면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이 100만부 팔렸다는것이 산술적으로 작가님이 15억 이상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라 깜짝 놀람) 그래! 소설은 본업으로 하기엔 대가들이 너무 많은걸? 이렇게 일기쓰는게 이게 에세이고 이게 소설이지 뭐 ㅋㅋㅋ엌ㅋ헣헣헣헣

이렇게 대한민국은 또 한명의 세계수준의 베스트셀러작가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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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야되는데 감자깡을 다 먹고 자야겠다는 이상한 똥꼬집이 발동했음으로 더이상 쓸 말이 없지만 계속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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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인스타 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배알이 꼴려서 아예 깔지는 않고 한번씩 로그인해서 눈팅과 좋아요 정도만 했는데 그것조차도 주인장이 누가 다녀갔는지 그런걸 다 볼수 있다고 해서 이 싸이코앱을 내 당장에 지워버렸다. 그러다가도 한번씩 좋아하는 연예인 인스타는 더 보고 싶은데 앱을 깔라고 메시지가 떠서 항상 입맛만 다시며 다시 뒤돌아 나오길 수 년째.

이렇듯 사람이 과시욕과 눈팅욕이 사그라들자 부처같은 마음씨가 어디선가 샘솟아 버렸는데 그게 뭐냐하면, "다 지 팔자다" 이거다.

분명히 같이 입사했는데 걔는 더 잘나가고 시집도 잘가 떵떵거리고 산다? 다. 지 팔자다.

분명히 똑같이 일했고 똑같이 열심히 했는데 유독 더 이쁨받고 나보다 진급도 빠르다? 다. 지 팔자다.

유독 인복없고 사람들과 항상 트러블이 끊이질 않는데 또 혼자 있으면 세상 행복해지는 거? 다 내팔자다. 내팔자. 인복없는 내팔자다 그렇게 생각하고 너는 너 나는 나 우리는 우리고 나발이고 다 각자도생이지 뭐. 정말 글에서 사투리와 억쎈 경상도 말투가 팍팍 묻어나네.

여러분. 친구때문에 배아파요? 다 지팔자예요. 그건 이미 운명이야. 그냥. 끝. 바꿀수가 없어. 인정해 그냥. 정말 내 눈엔 이쁘지도 않은데 잘 나가는거 같다고? 지 팔자야. 그냥. 한시도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는 팔자지. 어쩌겠어. 우리같은 팔자들은? 잘 알아서 놀아야 한다. 혼자서도 잘 노는 법을 많이 만들어두면 좋다. 취미부자를 목표로 살아가는 겁니당?

무인성 식상과다 간여지동 현침살3개이상 귀문관살 여인들아. 이 5개가 다 해당된다고? 축하해.

나랑 같은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ㅋㅋㅋ진짜 잘 살아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쩌겠어!!!!!!!!!!! 내가 아무리 사주를 찾아봐도 이건 답이 없어 그냥 인간을 포기해 ㅋㅋ 아니 인간이길 포기하란게 아니라 인간들에게 뭘 바라지 말고 그냥 혼자 살아 ㅋㅋㅋ 그냥 그게 맘이 편하고 뭐 40대 이후로 좋아진다 해서 버틴다고 뭐 그런 소리하지마라고해 그냥 하루하루 버티는거야 뭘 40대까지 참아 참긴. 그냥 할 말있으면 하고 또 후회도 하겠지만 그냥 버티는거야;;; 정말 인생은 버티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밖엔 인생을 논할거리가 없어.

버티는게 사는거다~~~~~~~~~
즐기는건 극히 소수의 사람들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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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보면 술취한 줄 알겠구만. 아무튼 장강명씨의 책은 꽤나 흥미로웠으나 본인 피셜, 본인 소설은 너무 어둡고 딥해서 읽기가 꺼려진다고 했으니 나도 또한 그의 에세이류만 읽으려 한다. 에세이류 재밌는 사람 1. 무라카미 하루키 2. 김영하 3. 장강명 여자쪽으로는 단연코 마스다 미리.

나 독서편식 정말 심하네;;
가급적 한국작가들 글을 먼저 읽으려는 내 마음도 있기에 이렇게 된 거 같기도. 일본, 한국이 그나마 내 정서에 잘 부합하는 것 같아서 더 그런듯. 웃긴건 123위 모두 그들의 소설은 별로 안 좋아한다는 ㅋㅋㅋ 평생 에세이만 써주십시오 센세.

에세이가 일기아냐? 나 에세이장인!
ㅋㅋㅋㅋ

스팀잇의 에세이 장인은 도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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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여사님 힘든 나날 속에도 즐겁고 웃음나는 일은 있으니까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하려고 노력해요.

그럼 힘들었던 하루에도 감사한 일들이 있더라구요^^

심리치료 잘 받으시고 웃는 하루 되세요 😊

상담을 통해 마음을 잘 비우시길 바라요 찡여사님~!!

장강명 아저씨의 표백 추천

  ·  last month (edited)

나 요새 장작가책만 읽는중ㅋㅋㅋ
또 추천해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