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자요리 재료는 아주 예쁘고 싱싱한 놈으로 준비했습니다.
端
이게 무슨 자일까요?
단…끝 단(端)이라고 아실 겁니다. 그런데 한자를 지식을 넘어 지혜에 이르는 길로 삼으려면 그 밖의 뜻을 좀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끝 단이지만 실마리 단(端)이기도 합니다. 단정할 단(端)이기도 하죠. 바로 잡을 단(端)이기도 하고요.
이런 뜻 속에서 이 한자 출생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실마리는 실의 첫머리입니다. 그런데 이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 실이 꼬이기 쉽고 풀기 어려워 지곤 합니다. 그냥 당기다보면 점점 더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지며 실은 엉키고 맙니다. 이런 상태를 보고 꼬였다…라고 하죠? 그래서 실의 첫머리인 실마리는 단정하게 잘 정리해둬야 합니다. 그게 사람에게도 적용되니 그렇게 시작과 끝이 선명한 사람을 보고 단정(端整)하다고 합니다. 사람이 바르게 정리가 되어 있다면 얼마나 참해보이겠어요?
단아(端雅)하다는 표현도 참 아름답습니다. 바르고 우아하다는 뜻이니까요. 알고 쓰면 참 아름다운 향기가 나죠?
그런데 살다보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일의 실마리를 도무지 찾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아! 실마리를 한자단어로는? 단초(端初)라고 합니다. 단서(端緖)라고도 하고요. 많이 들어보셨죠? 사건의 단초…사건의 단서…이걸 알아야 어떤 꼬인 일이라도 제대로 풀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한자를 하나하나 풀어가보는 것도 실은 한자의 실마리, 한자의 단초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게 기가 막히죠. 그 실마리를 알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지식이 지혜로 꿰어져 나옵니다.
자, 여기서 사유를 도약시켜 볼까요? 여기는 문자인문학을 하는 타타오서재이니까요.
자,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접니다.
나라는 존재의 실마리는 무엇입니까? 내 생명의 단초는 어디인가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기도 어려우며 더구나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는 더욱 막연할 겁니다. 숨을 깊이 쉬어 봅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뛰어다녀서는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 겁니다. 내가 뛰면 온 우주가 흔들립니다.
차라리 멈출까요? 단정하게 단아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아보는건 어때요?
내 밖의 무엇도 나를 흔들 수 없도록 가만히…
인사 나누시죠. 이것이 실마리입니다. 바로 내 우주가 시작된 단초입니다.
https://www.ganjingworld.com/video/1gaoilbjr3v5AdNe3hiDoPTyR1go1c
오늘 한자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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