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암녀와 공덕천을 기억하며

in krcalligraphy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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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흑암녀와 공덕천 이야기는 했던가….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쥐뿔도 없는 노총각 덕수에게 어느 날 어여쁜 아가씨가 머물게 해달라며 찾아오는데 그 이름이 공덕천이었습니다. 참 좋았겠죠?

둘은 어울렁더울렁 잘 살았습니다. 공덕천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심성도 훌륭하고 재주도 좋아 마을에 가서 바느질감도 많이 받아와서 점점 집안도 살만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공덕천이 마을에 간 사이에 아주 추하고 냄새나는 여자가 그 집에 기웃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덕수는 그를 쫓아내며 소리쳤습니다.

“어디 더럽고 추한 것이 얼쩡대? 여기가 누가 사는 집인지 알아?”

저녁 무렵에 돌아온 공덕천은 집에 상서로운 기운이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하고 덕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아, 말도 마. 그 여자 얼마나 냄새가 나고 추한지…더러워서 얼른 쫓아버렸지!”

그 다음날 아침-아침 소반을 차려놓고 공덕천은 떠나버렸답니다. 이렇게 쓴 편지와 함께요.

“그 애는 제 여동생 흑암녀라 합니다. 제가 오는 곳은 언젠가 그 애도 오는데 그 애를 받아주지 않으면 저도 떠날 수 밖에 없답니다.”

그래서 그 두 여인을 주제로 써보았습니다. 서체는 고대문자이며 약간의 채색도 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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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가 중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