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한 걸음 양자강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바라보니 갈대숲 사이로 강줄기가 도도하게 흘러가는 게 보였다. 물가 두둑은 아득히 멀고 물소리가 크고 힘차 다른 소리를 덮었다. 하늘 끝이 아니라면, 땅의 끄트머리였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살폈으나 사방에 배 한 척도 없었다. 낙심해 손발을 어떻게 쓸 줄 모를 정도였다. 상서부인과 영숙소저는 서로 껴안고 강가에서 소리를 죽여 흐느꼈다. 등 뒤로 말을 탄 도적 십수 명이 왔다. 윽박지르며 달려왔는데, 손에 횃불을 가지런히 들었고 창과 칼은 서슬퍼런 것이 마치 눈과 같았다. 도적 떼가 말했다.
“너희가 운다고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우리 두령님이 너희 두 명을 납치해 밑천으로 삼아서 아주 비싼 값을 받고 서천자사에게 팔아넘길 테다.”
이 이야기는 일단 한쪽에 치워두겠다.
차설. 황극이 남화도장에 있을 때였다. 하루는 태허진인과 황극 그리고 여러 제자가 하늘을 살피며 말했다.
“지금 나라의 운명이 자못 불행하다. 남쪽 오랑캐가 교화를 마다하는구나. 너는 당장 산을 내려가, 오랑캐를 물리치거라. 이로써 온 세상에 드리울 큰 공을 세워 역사책에 꽃다운 이름을 올려라.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지금 빨리 해결해야 할 일이 또한 있으니, 7월 망일에 배를 한 척 준비해 두었다가 양자강으로 가 사람을 구하거라.”
황극은 예전에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일러줬던 일과 지금 태허진인의 가르침이 부절을 맞춘 듯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극은 예예 대답하며 태허진인의 말을 따랐다. 태허진인이 말했다.
“최근 네게 비법을 전수했다. 빠짐없이 새겨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날 이후로 네가 가르칠 것은 없다. 다만 뒷날 공을 세운 뒤 이 스승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황극이 눈물을 흘리며 하산할 일을 말했다. 황극은 소년 두 명과 함께 망해포까지 갔다. 포구에 닿아서 아쉬운 이별을 한 다음 홀로 봇짐을 매고 배를 탔다. 한 줄기 바람을 타고 건너편 언덕에 닿았다. 황극은 반나절 만에 태양산 아래까지 갔다.
이때 백성태는 황극과 주봉진을 보낸 뒤, 늘 두 사람을 그리워 했다. 또 백성태는 매일 두 사람을 일찍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탄식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황극이 왔다. 백성태는 몹시 기뻐하며 몸소 나가 마중하고 함께 손을 잡고 산채로 들어왔다. 군대는 엄숙하면서도 정돈되어 있었다. 창과 칼을 빽빽하게 세워져 있었다. 산채의 분위기가 노천귀 때와 자못 달랐다. 황극이 웃으며 말했다.
“형이 병법에 따라 병졸을 제어하니, 군대가 규모가 크면서도 부산하지 않습니다. 형은 진실로 영웅이요, 호한입니다.”
백성태가 웃으며 말했다.
“형은 비웃지 마십시오.”
두 사람은 술잔을 나누며 만남을 즐겼다. 그러던 중 황극은 산채를 떠난 뒤 길에서 겪었던 여러 고난을 이야기했다. 또 황극은 백성태에게 빠른 배 한 척을 부탁했다. 황극은 양자강에 가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백성태는 태허진인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알고는 즉시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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