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팔난기 제6회
화악산에서 장사가 신령한 말을 얻고,
금죽성에 고립되었던 군대는 적을 막아내다.
차설. 황극과 비구니는 두 여인을 구해, 배로 끌어 올렸다. 팔다리를 주무르고 황극이 봇짐에서 반혼단을 꺼내 물과 함께 먹였다. 반 시간이 되지 않아 몸을 뒤척이며 돌아눕더니 조금씩 생기가 돌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평소처럼 일어나 앉았다. 부인이 황극과 비구니를 돌아보고 말했다.
“스님은 어느 산에 계시는 비구니신데,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구해 살리셨나요? 또 살아있는 부처님 같은 저 남자분은 뉘시며 어떤 관계인가요? 큰 덕을 베푸시어 물고기 배속에 장사지낼 뻔한 사람을 구해주셨습니다. 바라건대, 연유를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황극이 말했다.
“저는 신주 귀계촌 황시랑 아들 황극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꿈에 나타나 미리 이곳에 와 기다리다가 부인을 구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또 남화산 태허진인의 가르침도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일은 정녕코 전생에 정해졌던 일입니다. 운명에 따라 공교하게 모였던 것이니 제가 무슨 공덕이 있겠습니까? 저 스님은 제 어머니와 조카분이십니다. 삶이 기구하여 일찍 남편을 여의시고 불가에 의탁하셔서 평생을 보내셨습니다. 지금 여기에 함께 온 것 역시 인연이 있어서입니다. 바라건대, 부인께서는 함께 암자에 가셔서 며칠간 몸조리를 하신 다음 앞으로 어떻게 하실지 계획을 세우시는 게 어떨까요? 이렇게 하시는 게 합당할 듯합니다.”
황극의 말을 듣자, 부인은 놀라서 감탄하며 말했다.
“사위 황극이구나. 일찍이 어린 나이에 우리 집에 와서 혼약을 맺었었지. 자네는 기억나는가?”
비구니가 소저를 데려왔다. 팔뚝을 살펴보니 ‘신주 황극 아내’라는 붉은 글자가 선명했다.
부인이 비구니에게 말했다.
“이것은 상서께서 살아생전에 혼인을 약조하시고 쓰신 것이지.”
황극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 운명이 기구하여 여기저기 떠돌다 이 곳에 이르렀습니다. 어찌 오늘 이처럼 다 모일 줄 알았겠습니다. 신기할 따름입니다.”
비구니가 말했다.
“동쪽이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이곳은 부인께서 머무르기에 마땅하지 않습니다. 함께 암자로 가서 잠시 쉬시지요. 그런 다음 황공자를 서천에 보내 연락한 뒤, 돌아오면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습니다. 부인 생각은 어떠신지요? 다른 좋은 의견이 있으신지요?”
부인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영숙소저를 부축해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황극과 비구니는 험한 길을 닦으며 앞으로 나갔다. 등나무를 잡고 칡 줄기를 끌어당기며 산 위로 올라가 암자에 닿았다. 달은 비꼈고 산은 재갈을 문 듯 적막했다. 하늘은 희미했다. 비구니는 부인과 영숙소저를 맞이해, 별당을 청소해 두 사람의 거처를 먼저 정리했다. 젖은 옷을 벗어 횃불 옆에 말렸다. 비구니는 새 옷이 든 상자를 건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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