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극이 함께 그 집에 가서 병증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여자는 황극을 뛰어난 의사인 줄로만 알고 승낙했다. 함께 그 집에 가서 보니, 한 노파가 침대에 누었는데 기운이 자못 미약했고 목과 어깨 사이에 큰 종기가 났다.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이지 못했다. 입속에 한 가닥 숨은 끊어질 듯 이어져 곧 죽을 듯했다. 황극이 먼저 진맥을 한 뒤 말했다.
“소저는 당황하지 마세요. 맥박을 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금 몸이 비록 무겁게 잠긴 듯하시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제가 좋은 말로 속이려는 게 아니라, 다만 이틀 정도 조리하면 예전처럼 회복하실 것입니다.”
그 여인은 황극의 말을 듣고는 벌떡 일어나서 절을 거듭했다. 황극은 먼저 은침을 꺼내 이곳저곳을 찔러 나쁜 피를 뽑았다. 또 쑥을 태워 그 연기로 독한 기운을 씻었다. 몸에는 고약을 붙였고 효험있는 약을 먹였다. 하룻밤을 지내자 점점 피부가 진정되었고 몸에 생기가 도는 게 보였다. 이틀이 지나 완치되어 평소처럼 일어났다. 애초에 병을 앓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노파가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가 앓던 이 병은 남화산 신선이 아니라면 치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신선께서 그러한 의술을 전수받으시고 또 침도 받으셨으니 이러한 하찮은 질병을 어찌 어렵게 다스리시겠습니까? 또 저승 문턱까지 갔던 생명을 되살리셨으니 그 크신 은혜를 비할 데가 없습니다. 당연히 만분의 일이라고 보답해야겠지요.”
노파는 딸을 시켜 석함에서 황급보신갑 한 벌, 혼은투구 하나를 꺼내왔다.
“제가 이 두 물건을 보관하며 그대를 기다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황극은 겸손하게 사양하며 받지 않다가, 마지 못해 절하고 받아 한 번 걸쳤다. 황금빛이 찬란했다. 또 가볍고 편안했다. 진실로 세상에 보기 드문 귀한 보배였다. 황극은 무수히 기리며 감탄했다. 문을 나서 몇 걸음 걷자, 그 집과 모녀 두 사람은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본래 노파와 딸은 만총산 옥녀동 선녀다.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아 보물의 주인을 기다렸다가 준 것이다.
황극은 하늘을 향해 예를 올리고 네 번 절했다. 길을 떠난 지 나흘이 흘러 사주 강변에 닿았다. 서쪽으로 기운 해가 잠길 듯했다. 객점에 들어가 쉬기로 하고 부대도 머물러 야영했다. 언뜻 보니 남녀 수백 명이 잇달아 무리를 지어 계곡에서부터 생황과 퉁소를 불며 나왔다. 행렬 앞쪽에서 광대가 기예를 뽐냈다. 마을 전체를 흔들 만큼 요란스럽게 지나갔다. 황극이 장수 한 명을 보내 물었다.
“지금 이처럼 시끌벅적한 게 무엇 때문이오?”
마을 노인 세 명이 나와 대답했다.
“설명하려 해도 연유가 복잡해 몇 마디 말로 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손가락으로 서북쪽에 자리한 높은 산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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