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이 한 뼘 정도 되는 큰 깡통 쓰레기가 생겼다. 그 안에 콜라나 맥주캔 같은 작은 알루미늄 캔과 스팸 캔을 모아 넣고 작은 비닐봉지에 담은 다음 흐트러지지 않도록 굵은 투명 테이프로 단단히 봉해 문옆 분리수거 두는 곳에 내놓았다.
캔으로 된 먹거리를 많이 먹는 편이 아니어서 작은 비닐봉지라도 분리수거해서 밖에 내놓으려면 석 달 정도 걸린다. 집안에 오래 두면 냄새가 나서 깡통과 캔은 깨끗하게 씻고 말려서 보관한다.
나가는 길에 내놓고 몇 시간 후에 돌아왔더니 누가 비닐봉지를 파헤치고 알루미늄 캔만 가져갔다. 큰 깡통 주변에 작은 깡통들과 뜯겨 나간 비닐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흩어진 쓰레기를 맨손으로 주워 담다가 문득, 파헤쳐진 그 모습이 뭔가 익숙(친근)하게 느껴졌다.
꼭 에이리언 알 오보모프(Ovomorph)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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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오랜만에 영화 에이리언을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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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추가.
동네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에이리언들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마주칠 수 있다면 정말 반가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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