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고 있었다. 앞쪽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30대 정도로 보이는 평범한 외모의 여성이 지나가는 나를 향해 입술을 떼었다. 뭔가 곤혹스러운 듯한 어두운 낯빛이 아마도 길을 물어보려는 것 같았다.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영혼이 맑아 보이시는...”
이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가 치솟아 그 여성에게 소리 지르고 말았다.
“아니,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대체 멀쩡히 길 가는 사람들에게 이게 뭔 짓입니까!”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잘 생긴 얼굴로 그렇게 화를 내시면...”
순간 나도 모르게 (정말이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사적으로) 내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감지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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