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택배로 왔다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
보낸사람 이름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다
서들러 슬픔의 박스와 포장지를 벗긴다
벗겨도 벗겨도 슬픔은나오지 않는다
누가 보낸 슬픔의 제품이길래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이길래
사랑을 잃고 두 눈이 멀어
겨우 밥이나 먹고 사는 나에게 배송돼왔나
포장된 슬픔은 나를 슬프게 한다
살아갈 날보다 죽어갈 날이 더 많은 나에게
택배로 온 슬픔이여
슬픔의 포장지를 스스로 벗고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나에게만은
슬픔의 진실된 얼굴을 보여다오
마지막 한방울 눈물이 남을 때까지
얼어붙은 슬품을 택배로 보내고
누가 저 눈길 위에서 울고 있는지
그를 찾아 눈길을 걸어가야 한다
시인 정호승시집에서 퍼왔어요
표현이 참 멋지네요 벗겨도 벗겨도 보여주지 않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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