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자식 보다 더 자식 같은 사람들 2.

in krwrite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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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보다 더 자식 같은 사람들 2.

사업에 실패를 하고 술로 세월을 살다간 남편을 대신해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면서 값이 나갈만한 물건은 다 팔면서
제일먼저 내다 판 것은 자존심이었다.

화장실 청소, 세차, 주방보조 같은 험한 일을 하면서도
공부 잘하는 아들만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솟아 고생도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았다.

이다음에 커서 돈 많이 벌어 엄마 호강시켜 주기로
손가락을 걸고 잠이 들던 아들은 그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류대학을 들어갔고
신분상승의 엘리베이터 라는 사시 1차 2차를 내리 합격을 하고
검사로 임용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안 좋고 인물도 좋은 아가씨를
중매로 만나 교제를 시작하자마자 다 큰 성인들이고
결혼을 전제로 만났으니 길게 끌게 뭐 있느냐는 권유대로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다.

처가에서 장만한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엄마는 여전히 언덕배기 비탈길을 오르내리면서
시장통에 있는 국밥집으로 일을 다녔다.

곧 할머니가 될 거라는 소식에 먹고 싶은 거라도
해주마고 물으니 아들은 처갓집 식구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고 하며 한 번 들르겠다는 말을 남기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아기를 낳았다는 전화에 한달음에 달려간 병원에선
사돈들이 퇴원준비를 서두르는 틈에서
아기도 한 번 품에 안아보지 못하고 이방인처럼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생각도 없이 그대로 쓰러져
며칠을 꼼짝 못하고 누워 헛소리까지 하며 앓았다.
얼마 만에 비척비척 일어나 정신을 차리려고
동네 목욕탕엘 가니 안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저런 넋두리를 하고 있었다. 얘기의 내용은 하나같이
자식 키워 봤자 소용없다는 얘기로 모두들 쓴맛을 보고 난
부모들끼리의 허물없는 수다였다.
음료수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어
같이 찜질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목회에 가입을 하고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예전의 삶은 사는 것도 아니었다.
맛있는 음식도 좋은 옷도 먼 나라의 얘기였고
나하고 아무 상관없는 남의 얘기였다.
오직 아들이 좋아하면, 아들이 잘 되면
아들이 행복하면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더 이상 아들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 동안 고생하며 아들 결혼자금으로 모은 돈과
가게를 처분한 돈으로 조그만 집을 장만해 이사를 하고
친구들을 따라 시간도 잘 가고 재미있는 곳엘 갔다.

하루 종일 모여 앉아 손뼉 치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웃기는 소리도 어찌나 재미있게 하는지
눈물이 찔끔거릴 정도였다.
입이 닳도록 어머니, 어머니하며 따르는 사람들이
선물까지 안겨주며 깍듯이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매일 같이 여러 가지 물건들을 사 날랐다.

이사를 했다는 말을 들었는지 아들이 찾아왔다.
집안에 쌓인 물건들을 바라보던 아들의 입에서
저런 허접한 물건들은 왜 사들여 집안을 어지르는 바람에
며느리나 아기를 데리고 올 수가 없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대답도 없이
일어서는 아들에게 두 시간만 있다 밥 먹고 가라고
사정을 했지만 아들은 그대로 뿌리치고 집을 나갔다.

몇 개월 후 한 여인의 고독사가 보도 되었다.
그 여인의 곁에는 그 동안 사들인 허접한 물건들이
둘러앉아 고독한 최후를 지키고 있었다.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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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회가 기대됩니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더불어 행복하시기를

to be continued..

너무 길어지면 재미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슬퍼요.
그 두 시간도
엄마를 위해 쓸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하게변해버린 아들이

자식의 앞만 터준것이니
함께 갈 길이 없네요.
예나지금이나 물질이 제일 우선입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요
어긋나기 시작한 관계가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무엇이 자식을 행복하게 살아갈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인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출세를 시켜준다고 잘하는 것은 아닌거 같거든요.
부모가 속세의 욕망을 품지 않으면
자식도 그 마음을 이어받아 평안한 사람이 될겁니다.
그렇게 자라서 인생이 힘들어질수도 있겠지만
자라는 과정에 따스한 마음이 함께 자랄테니
그 자녀를 위한 진실된 부모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내주변에도 이런 배은망덕한 녀석의 이야기가 흔하니 슬퍼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지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얘기
어쩌면 남의 얘기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