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경쟁자는 닌텐도다."
작고하신 정재윤씨가 그의 저서의 제목으로 발표한 ‘나이키의 경쟁자는 닌텐도다’라는 말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시야로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고객들이 운동을 해야 하는 시간을 당시 유행하던 닌텐도 등의 게임기에 빼앗기게 되어, 나이키의 스포츠화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가설은 매우 설득력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유한한 여가 시간을 나눠서 상이한 여러 서비스나 제품들이 경쟁을 벌인다는 개념으로 시장을 바라보자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가 됩니다.
예전에는 마켓웨어(market share)가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 지표가 되었다면, 이제는 시간점유율(time share)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이 과연 고객의 어떤 다른 활동으로 인해 시간의 점유를 빼앗기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정교한 관찰이 없이는 파악조차 힘들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고객의 실체는 더 이상 파악 가능한 객체가 될 수 없습니다.
특히 모바일의 생태계처럼 전세계에 걸쳐 불특정 다수에게 단일 플랫폼이 제공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은 매우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어 더욱 더 파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정하거나, 인구통계학적인 분석으로 타겟 집단을 특정하는 절차가 서비스의 성공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갖기는 그 정확도가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에 근거해서 세웠던 가설은 현실 앞에서 무력화되곤 합니다.
이제는 기존 사고 방식으로는 경쟁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실체 조차 파악하기가 어려워 질 뿐더러, 시장 상황의 변화도 단계가 없이 그저 물 흐르듯 빠른 속도로 요동치는 액화상태(liquid status)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뚜렷하고 명쾌한 전략을 세우는 것 보다는 시장을 읽는 능력과 그를 통해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기민함이 오히려 더 중요한 역량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도쿄의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2~3층의 낮은 건물 여러 동이 모인 형태의 이 서점에는 각 층마다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음료나 칵테일, 위스키 등의 주류까지도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확연하게 기존 서점과의 차별화가 두드러져 보이는 이 서점은 고령화 세대로 접어드는 일본에서 시니어들의 휴식을 컨셉으로 매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호텔 라운지를 방불케하는 고급스러운 휴식 공간과 CD, DVD등의 전통 미디어들의 판매 공간 그리고 적절한 조명과 휴식 공간을 조합하고 생활에 필요한 카메라, 자전거 등의 일상 용품 상점을 함께 배치하는 등을 차별화 요소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는 그 동안 문화적으로 다소 소외되었던 중장년층이 그들의 여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수 많은 장치들이 모여있는 공간으로 보였습니다.
여기에 무엇을 통해 상업적인 성과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계속 추가되거나 변형될 여지를 남겨 둔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은, 시간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핵심 역량으로 기울여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디지털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의 제 고민도 결국은 다양한 개개인들이 그들의 생활 속에서 컴퓨팅 기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가 본질이라고 생각됩니다.
페이스북이 그들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시켜 배포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유저들의 일평균 페이스북 접속 시간입니다.
수면시간과 업무시간, 출퇴근 등 길에서 보내는 시간 등을 뺴고나면 하루 중 온전한 여가 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많아야 6시간 정도입니다.
그 시간 중 페이스북은 평균적으로 약 1/6의 점유율을 보이며 놀라운 상업적인 성공의 길을 걷고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고객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 상업적인 성공의 척도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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