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전 세계적으로 100여 종 이상이 있다. 그 중에서 세계 최고의 품종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참굴(학명 Crassostrea gigas, 영명 Pacific oyster)이며, 크기는 30센티미터 내외까지 자란다.
굴의 양쪽 껍데기는 서로 생김새가 다르다. 볼록하게 생긴 껍데기가 우각, 다소 납작하면서 바닥이나 딱딱한 표면에 부착하고 있는 편평한 부분이 좌각이다.
굴은 물속 식물 플랑크톤과 작은 유기물 입자를 물과 함께 1시간당 8리터 정도씩 빨아 들인다. 이 때문에 사료를 주는 어류 양식과는 전혀 다른 환경친화적인 양식을 한다.
여러 자료나 역사적 흔적을 통해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가 굴을 양식했음을 알 수 있다. 굴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 95년경 로마인인 세르기우스 오라타가 처음 양식하면서 부터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비스케이 만(灣)에서 굴 양식이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동양에서는 송나라 시대인 420년께 대나무를 이용해 굴을 키웠다. 일본에서는 1670년께 히로시마에서 굴을 양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1454년 단종 2년 황제에 바치는 공물에 굴이 포함돼 있으며, 함북(황어포), 함남(영흥만), 경남(낙동강 하구), 전남(광양만, 영산강) 등이 주산지라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 여러 패총에서 굴 껍데기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그 기원은 더욱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선사시대 여러 패총에서 발견된 굴 껍데기에서 보듯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굴을 먹는 식습관이 있었고, 양식은 1920년 초에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가덕도 주변 연안 간사지에서 굴을 뿌려 양식한 흔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초창기 굴 양식 방법은 투석식, 지주식, 뗏목수하식 등이 있었으나 양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대부분 '연승수하식'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나무뗏목식 굴 수하식 양식(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정상복 1961년)© 뉴스1
굴 양식은 '채묘(6월~8월)→단련(9월~다음해 4월)→수하(5월)→양성(6월~다음해 4월)→수확(9월~다음해 5월)' 순으로 통상 2년 정도가 걸린다. 채묘는 전통적으로 굴 껍데기를 깐 후 남은 껍데기에 구멍을 뚫어 구슬 꿰듯이 만든 채묘 줄을 바다 밑으로 투입하면 자연적으로 굴 유생이 부착하는, 수중 채묘 방식을 써 왔다.
단련은 채묘기에 부착된 굴유생을 연안 가까운 얕은 바다의 수면 밑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햇빛에 노출시키기를 반복하면서 성장과 억제를 도모해 건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다(굴 유생이 바다 수면 밑에 있다가 바닷물이 빠지면서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햇빛을 받는 과정을 반복). 대략 9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6~7개월 동안 이어지며, 이 때 유생 중 살아 남는 것은 50~60퍼센트 정도다.
단련이 끝난 굴을 좀 더 깊은 바다로 이동시켜 연승이라는 줄에 달아 시설한다. 통영 바닷가에 가면 하얀 부표가 바다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얀 부표가 길게 연결돼 있는 줄을 연승 1대라고 한다. 이 줄의 길이는 약 100미터. 여기에 최대 150개까지 수하식 줄을 다는데 각 줄은 수심 6미터까지 시설할 수 있다.
양성은 시설한 수하식 굴을 6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자연해수에서 성육시키는 것을 말한다. 9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 수확한다. 수확된 굴은 껍데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작업을 박신 작업이라 하며 소비자에게 공급되기 직전 과정이다.
우리나라 굴 양식 생산지는 지역이 한정돼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굴 산지는 낙동강 하구, 전남 광양만, 영산강 하구 등이다. 북으로는 함경남북도 영흥만, 함경북도 황어포, 황해도 용호도, 평안북도 압록강 하구 등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굴 생산량(알굴 기준)은 대략 3만 2000톤에서 3만 5000톤 사이인데 경남이 85퍼센트 정도를 생산하고, 전남이 13퍼센트, 기타지역이 2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경남은 통영이 주산지이며, 전남은 여수에서 그 외에 충남, 인천, 강원 일부 지역에서 굴을 양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