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오월

in life •  7 years ago 


"내 마음의 오월" 


분홍 리본이 달린 

초록빛 우산 하나 펼쳐 주고 싶었다 

불어오는 봄바람 속에 서서 

강둑 위의 꽃들과 

내 마음의 꽃들을 함께 모아 

불빛이 타는 남녘 하늘에 뿌려 주고 싶었다 

돌산 응어리에 거칠게 솟아난 풀들을 향하여 

미치게 눈물 나는 시 한 구절 외쳐 주고 싶었다 

불타서 뼈로 남은 것들과 

쓰러져서 더욱 아름다운 것들을 위하여 

헐벗은 땅 눈 녹은 가슴에 

키 작은 풀꽃 몇 송이 꽂아 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별이 되고 싶었다 

이슬 적신 새벽 풀밭에 내려와 

알 수 없는 하늘의 향기로 이 땅의 슬픔들을 잠재우는 

가슴 뜨거운 동녘 하늘의 별빛이 되고 싶었다 

아아 그러나 어찌하랴 사랑이여 

내 마음의 오월 그 하룻날은 

꽃대궁에 검정 리본을 매단 진달래만

 미친 듯 봄 산천을 불태우고 있음을  






Poem By:  Kwak Je-gu  

Drawing by: @aevi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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