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신 이야기 – 네가 없는 곳으로

in life •  8 years ago 

안녕. 내 사랑. 너는 그 곳으로 다시 잘 돌아갔을까? 수없이 뒤돌아보며 나를 보던 그 모습이 오늘은 어찌나 아쉽기만 하던지, 오늘은 더더욱 발걸음이 무거웠던 것 같아. 내 한숨이 매달린 걸까. 내 눈물이 매달린 걸까. 어쩌면 나의 것만이 아닌 네 것도 함께 남아있는 걸까. 네 마음이 남아 있다면 나에게 보였으면 좋겠어. 네가 내 곁에 없으니까 네 마음만이라도 내게 있었으면 좋겠어.

구운몽의 그런 말 알아? 슬픈 꿈을 꾸었는데 그게 너무나 행복한 꿈이어서, 그게 이룰 수 없는 꿈이어서 슬픈 꿈이었다는 그런 말 있잖아. 나는 그 꿈이 너인가봐. 너는 내게 늘 있을 수 없는 사람인데. 평소에는 그걸 알고 어떻게든 생각하지 않으면서 잘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는데 네가 이렇게 가끔 나를 만나러 오고, 내 곁에서 웃고, 나를 품 안에 끌어안으면 여태 적응해왔던 모든 것들이 뒤바뀌어버려. 모두 네가 되어버려. 그 안에서 나는 마치 마타하리를 사랑한 두 남자처럼 네 숨결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되어 버려.

걱정 끼치고 싶지 않지만, 우는 모습 보이고 싶지 않지만 나는 감정을 숨기는 데 서투른 사람이라서 그게 어려운가봐. 네가 이해해줘. 네가 없이 살 수 없는 내가 네가 없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해서, 그거 때문에 내뱉는 비명 같은 거니까. 부디 이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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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아름다운 울림이 있는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에고 곰신이시군요ㅠㅠ 저도 2년간 곰신이었던 적이 있어서 글 읽는데 그때가 막 떠오르네요...
훈련소 보내고 나서 혼자 집 오면서 처량맞게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곰신! 극한직업이라고 들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저도 제 여자친구가 곰신이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제대할 무렵에는 종종 연락하는거 귀찮다고 하더라구요 어허허허허

위기는 곧 기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시간이 될수도 있겠군요ㅠㅠ 좋은 하루 되세요 팔로우 남기고갑니다!

힘내세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