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자살시도 끝에 얻은 것들

in life •  last year 

나는 인생을 살면서 총 2번의 자살시도를 했다.

(홧김에 자살을 흉내내는 행위는 제외 하기로 하고 카운팅 했다, 다들 한번씩 겪잖아요?)

첫번째 자살시도는 약물복용이었다.
살아남았다 ! 위세척을 한번 했다. 잠을 푹 자고 꺠어보니 이틀이 지나있었다

두번째 자살시도는 약물복용이었다.
살아남았다! 위세척을 두번 넘게 했단다. 잠을 푹 자고 꺠어보니 사흘이 흘렀고, 난 내과 중환자실에 있었다.
손, 발이 묶여있었고 눈을 뜨자 마자 펑펑 울었다. 펑펑 울고있으니, 간호사 언니가 와서 " 왜 울어요... 머리 묶어줄까요?" 그랬다.

난 그게 아직도 기억에 강렬히 남았다.
왜 기억에 남았을까?
솔직히, 나같으면 미련하게도 자살시도 후 실패하고 살아 남아 우는 사람을 보고선 " 아이고 참 멍청하네" 라고 생각할 것도 같은데, 그언니는 그렇지 않아서다. 사실은 정말 따듯하게 그 한마디 건네주고 내 머리를 묶어줄 수 있는 온정이란게 사회에 남아 있을 수도 있는건데 난 그것 조차 잊어버렸나보다

그리고 나서 그 후 삶을 유지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없다면 바보겠지?

한 일이년간은 신이 내게 이러는 이유는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살려둔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불운한 생활을 하면서 부터는 그때 죽을걸 하고 생각했다. 그땐 신이 나보고 엿먹어봐라 하고 살려둔 것 같았다.
왜 엿먹어봐라 라고 생각했냐면, 아이러니하게도 내 삶이 지옥같아도 죽고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개같고 거지같고 엿같아도 살아야겠다 생각한다.
아니, 하고 있다.
왜냐고? 저새끼(서류상 배우자) 때문에 죽기에는 아빠와 엄마가 애지중지 기른 내 삶과 그 모든 물질적인 것들이 아까웠다.

한마디로 <오기> 인 것
정말 오기 그 자체.

서론이 너무 길었나?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1. 삶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는 것
    : 나는 원래 사람의 삶은 정해진 길이가 있다는 것을 때에 따라 믿기도하고 믿지 않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마냥 그 생각을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하다. 사람의 명은 정해져 있다. 근데, 그 정하는 것에는 자율성이 있다. 내가 그 삶을 일찍 떠나버릴 수도(왜냐하면 "나"는 떠나도, "내 삶"이라는 것은 물건이든, 주변사람의 기억에든 주위에 남기 때문이다) 혹은 그 삶을 버티어 건강이 다 할 때까지 버틸수도 있다는 것

  2. 아프면 나만 손해
    : 진짜 문자 그대로 아프면 나만 손해다. 성인이 되면 부모가 어린아이가 아픈 것처럼 나를 돌봐주지도, 가슴아파하지도 않는다.
    당연한거다. 당연한건데 때때로는 서운할 때가 있다. 그래서 여기서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가 파생된다.

  3. 욕구충족은 그때 그때 즉시
    : 어떤 욕구든 참으면 병된다. 어떤 말이든 참으면 가시돋친다. 근데, 개중엔 참을 만 한게 있고 참을 수 없이 무거운게 있다.
    그 무거운걸 참고 눌러선 안된다. 그게 나중에 불쑥 불쑥 튀어나와 정신병을 만들고 사람을 히스테릭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너무 원초적으로 행동해선 안된다. 우린 인간이니까.

  4. 상처는 손톱같은거다
    : 내가 받은 상처는 자라고 또 자라서 나를 할퀸다. 그때, 나는 이건 손톱같은거야 하고 생각한다.
    이제 막 깎은 손톱이 거칠고 자칫 잘못하면 몸의 어딘가를 긁게 되듯 갑자기가 아닌 나도 모를 새 자라고 있던 상처가
    PTSD가 되어 특정 상황(예를들면 티비를 보다가 티비의 한 장면에서 갑자기 라던지)에서 팍 하고 떠올라 지금의 나를 할퀸다.
    그럴 땐 그냥 깎자. 심호흡을 하는거다. 깊게-얕게 5세트.

  5. 주변에 좋은 사람들은 켜켜이 쌓인다
    : 웃는다. 웃다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생긴다.
    움직인다. 움직이다 보면 주변에 말을 거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렇게 좋은사람들이 생기고,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달그닥 거리는 잡음은 나지만
    그래도 어쩐지 버틸 만 해진다(?).

이 외에도 깨달은게 정말 많지만,, 쓰다보면 끝도 없을 것 같다
그냥 내 개똥철학을 적어논거 같지만 죽고 살아나 보고서야 알게 된 진실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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