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었을 적에 현업 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윗사람의 성격에 따라 의사결정의 행태가
사뭇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한 분은 대출신청서를 올리면
꼼꼼하게 주산을 직접 놓으며
숫자를 일일이 대조를 하고
빠진 서류가 없는지 체크를 하고서는
마지막에 도장을 찍고서 최종 결재자에게 들고 간다.
또 다른 분은 신청서등 두툼한 서류를 올리면
‘이것은 누가 했지?’
내가 직접했다고 말씀드리면
‘자네가 했으면 틀림없이 했겠군’하며
결재란에 도장부터 찍고는 2~3분 일별한 다음에
최종 결재자에게 가지고 간다.
그리고는 최종 결재자에게 갔다 온 연후에
‘내용 중에 숫자가 틀린 것이 있어’라고
지나가는 말로 하면서 ‘고생했다’라고
꼭 사후의 멘트를 하신다.
그 후부터는 나는 대충 챙기던 일을
나를 믿고서 하는 그 분한테 누가 안 되게 하기 위해
한번 볼 것을 두 세 번 정밀하게 보아서
결재를 올리게 된다.
나는 사람을 믿고서 하는 것이 중요함을
그때서야 비로서 알았다.
‘믿고서 한다’는 말은
‘보지 않고서 한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라는 것도
그 때 깨달았다.
나는 상대방을 믿으면 믿을 수록,
그 때 일은 훨씬 더 정치(精緻)하고 시간에 맞게
잘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았으며
가능하면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하려고 애썼다.
누군가가 나를 믿어주면 책임감이 저절로 생기더라구요ㅎㅎ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