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보지않고 믿는 것

in life •  7 years ago 

나는 젊었을 적에 현업 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윗사람의 성격에 따라 의사결정의 행태가

사뭇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한 분은 대출신청서를 올리면

꼼꼼하게 주산을 직접 놓으며

숫자를 일일이 대조를 하고

빠진 서류가 없는지 체크를 하고서는

마지막에 도장을 찍고서 최종 결재자에게 들고 간다.

또 다른 분은 신청서등 두툼한 서류를 올리면

‘이것은 누가 했지?’

내가 직접했다고 말씀드리면

‘자네가 했으면 틀림없이 했겠군’하며

결재란에 도장부터 찍고는 2~3분 일별한 다음에

최종 결재자에게 가지고 간다.

그리고는 최종 결재자에게 갔다 온 연후에

‘내용 중에 숫자가 틀린 것이 있어’라고

지나가는 말로 하면서 ‘고생했다’라고

꼭 사후의 멘트를 하신다.

그 후부터는 나는 대충 챙기던 일을

나를 믿고서 하는 그 분한테 누가 안 되게 하기 위해

한번 볼 것을 두 세 번 정밀하게 보아서

결재를 올리게 된다.

나는 사람을 믿고서 하는 것이 중요함을

그때서야 비로서 알았다.

‘믿고서 한다’는 말은

‘보지 않고서 한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라는 것도

그 때 깨달았다.

나는 상대방을 믿으면 믿을 수록,

그 때 일은 훨씬 더 정치(精緻)하고 시간에 맞게

잘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았으며

가능하면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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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를 믿어주면 책임감이 저절로 생기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