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한 봉지와 풀빵

in love •  7 years ago  (edited)

어쩌다보니 제가 사는 동네엔 겨울하면 떠올리는 간식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좋아하는 붕어빵,호떡,풀빵 같은 것들 말이죠..어렵사리 아파트 장터에서 발견한 풀빵을 2천원 어치 샀습니다. 퇴근 후 좋아할 남편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는 혼자 다 먹겠다고 했지만 의리(!)가 있으니 아빠도 함께 먹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걸음을 옮겼죠.

들어오는 길에 귤도 한봉지 샀습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며 건너편 경비실에 계신 분과 인사를 나누는데 며칠 전 투박한 반찬통 두어개를 꺼내어 대충 식사하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길을 건너가 봉지에 담긴 귤을 주섬주섬 꺼내 드렸습니다.

돌아오는 길 봉지는 반으로 줄었는데 마음은 더 묵직하더군요.

 함께 걷던 네 살 아이가 묻습니다. 왜 귤을 드렸냐는 말이지요. 그냥..귤이 달고 맛있으니 함께 나누어 먹는거지, 라고 대답했더니 “아 그럼 경비 아저씨 풀빵도 드리고 올껄..”하고 아쉬워하더군요.

아이의 마음과 생각이 너무 고마워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매순간이 감동이지만 그 날의 여운은 특히나 오래가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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