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나를 더 디테일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
20대 후반을 거쳐
30대 중반을 앞둔 지금에 이르기까지
선을 잘 지키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한 그사람.
못본 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맛난 음식도 먹고
보고싶던 영화들을 함께 보며
만남 자체를 충실히 기뻐하던 시간들.
나는 그런 우리 서로의 순수함이 닮아
참 좋았던 것 같다
각자 다른이와의 연애 중일 때에도
그 연애를 응원하되, 선을 넘지 않고도
따뜻함을 유지해준 난로같은 사람
[쓰고보니 이상하네-]
그런데 최근 그의 오랜 연애 종결로
내마음이 무언가 꿈틀거렸다
요상한 감정이 한발 앞으로
불쑥 튀어나가려 한다
척실히 잘 지켜온 짙은 선 위에 서서
자꾸 전에 없던 말과 행동, 생각들을 하게된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그도
이런 나의 손짓에 따라온다
이곳저곳 함께하며 전보다 더 따뜻하게
여러 뭉클함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무엇이라
아직 명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확실한건 뭔가 무르익고 있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