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군 대강면에 가면 노무현 대통령이 반한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소백산막걸리’를 생산하는 오랜 역사의 대강양조장이 그곳이다.
대강양조장의 대표 막걸리인 소백산막걸리는 청와대 만찬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단양군 가곡면을 방문했을 때 앉은 자리에서 대강양조장에서 만든 ‘오곡막걸리’ 여섯 잔을 연거푸 마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덕분에 이곳의 막걸리는 2005년부터 4년간 청와대 만찬주였고, 지금도 대통령이 사랑한 막걸리로 명성이 자자하다. 소백산막걸리 외에도 대강양조장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된다. 검은콩막걸리와 복분자막걸리 등 건강과 맛을 동시에 생각한 ‘프리미엄’ 막걸리도 인기가 높다.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검은콩막걸리의 제조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대강양조장식 막걸리 제조 방식은 이렇다. 먼저 밥과 누룩, 솔잎을 10:1:1 비율로 섞은 술밥을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붓는다. 이 때 술밥과 물의 비율은 1.2:1 정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항아리에서 열흘 정도 숙성시키면 막걸리 원주가 만들어진다. 이 원주를 체에 걸러내면 깊은 바닐라 향이 혀끝에 맴도는 생막걸리가 된다. 여기에 변질을 방지하고 향을 더하기 위해 아스파탐 등의 식품 감미료를 첨가하면 비로소 소백산막걸리가 완성된다. 비율 등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막걸리 제조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신기하게 맛이 다르다. 그 비결은 물에 있다. 대강양조장의 막걸리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소백산 천연 탄산수로 만든다. 누룩과 쌀은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발효 과정에도 맛의 비결이 숨어있다. 스테인리스 용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의 항아리를 이용해 술이 ‘숨 쉴 수 있도록’ 한 것. 막걸리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잘못하면 술이 되지 않고 그대로 썩어버리는 수가 있는데, 이를 막아주는 것이 바로 30여 개의 항아리들이다. 항아리는 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면서 술이 가장 맛있게 익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하나의 온도 조절 비법은 나무 막대기인 ‘절대’다. 몇 시간에 한 번 이 절대를 이용해 막걸리를 저으면 항아리 속 막걸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항아리 속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알싸한 막걸리 앞에 서면 그 향에 벌써 취기가 오른다.
90년 전통의 유서 깊은 술도가, 대강양조장
충북 단양은 오랜 옛날부터 주막골로 이름이 높았다. 충청도와 경상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거쳐 서울로 향했다. 당시에는 여행자를 노린 도적들도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 큰 산신제를 지내기도 했는데 이렇게 큰 지역 행사를 통해서도 술 문화가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렸다. 지금도 매년 봄이면 단양과 풍기, 영천의 세 군수가 모여 산신제를 지낸다.
대강양조장은 1918년부터 충주에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대강양조장 발효실의 항아리에 ‘소화 원년(1926.12.25)’이라는 글귀가 양조장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조재구 씨의 부친 조국환씨가 1979년 대강양조장을 인수하며 지금의 자리에 정착했다.
조재구 대표는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에 그간의 일을 모두 정리하고 몇 년 전 고향으로 내려왔다. 오랜 양조 경력의 부친 곁에서 양조장 일을 거들며 검은콩막걸리 개발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부친으로부터 경영권과 함께 선대부터 내려온 양조 기술을 전수받은 그는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막걸리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 참여, 단양을 찾는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솔잎을 넣은 소백산막걸리 외에도 직접 농사지은 복분자로 만든 복분자 막걸리도 있다.
대강양조장
주소 충북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 113-7
전화번호 080-630-8000
글 박차나｜ 사진 조혜원｜ 취재협조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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