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는 바닷길을 연다 / 김숙희]

in magnetar0 •  8 days ago 

[진도는 바닷길을 연다 / 김숙희]

진도의 그리움을 본 적 있나
짜디짠 속내 해파람에 갈무리하다
달이 기울때쯤 시린 등을 낯추어 길을 연다

수평선 멀리 아롱이던 그리움 방울 방울
하늘 하늘 벗꽃구름을 띄우고
한낮의 포구에 산수유 꽃물도 들인다

아득히 먼 달의 정거장에서 기적이 울릴때면
바다는 물의 차표를 타전한다

오랜 기다림의 응어리
팔딱팔딱 망둥어 뾰족뾰족 검은 별 성게 치렁치렁 미역
바다내음 물씬한 행성으로
달은 궤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쉼 없이 달려온 궤도에
부표없던 여정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연인들의 마주한 눈빛속에
사랑은 궤도를 타고
또 다시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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